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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굴위신 - 고전 ㅣ 인문학 수프 시리즈 3
양선규 지음 / 작가와비평 / 2013년 7월
평점 :
인문학에 대한 뜨거운 관심으로 고전을 재조명하고 있는 책들을 근자에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굴위신(以屈爲伸)이란 책 제목부터 고전서의 색깔이 농후하다. 이굴위신의 뜻은 굽힘이 없으면 폄이 없고, 폄이 없으면 굽힘이 없다는 뜻이다. 굽힘과 폄은 동전의 양면과 같아 서로 반대인 것 같으나 한 가지만은 존재하지 않는 서로 불가분의 관계인 것이다. 이 책은 내편과 외편으로 나뉘어져 있고 내편에서는 공자와 맹자의 사상 이야기를 외편에서는 노장과 저자가 선택한 여러 문장에 대해서 다루어지고 있다.
내편에 등장하는 공자의 제자 안회와 자로는 서로 상반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안회를 주워온 자식, 자로는 데려온 자식으로 비유하고 있는데 공자는 안회가 하는 일마다 칭찬을 하고 편애를 하는 듯 보인다. 반대로 자로에게는 꾸지람이 일색이다. 이리 대했던 까닭은 각자에게 필요한 방법으로 제자에 대한 사랑을 표현한 것이라 보고 있다. 내성적이고 소극적인 고요한 인품인 안회에겐 칭찬이 필요했기에 그리 대했고, 공자의 젊은 시절을 닮은 자로에게는 자신의 실패를 따를까 염려하여 꾸짖어 가르쳤던 것이다. 부모가 자식을 키울때도 자식의 성품을 봐서 자식에게 도움이 되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 처럼 공자도 안회와 자로에게 그리 대했던 것이다.
외편의 '나의 운세' 부분에선 주역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풀어 두었다. 다산의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속에서 사사로이 일신의 길흉화복을 겁도 없이 남발하는 세태를 꾸짖는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무릇 하늘을 섬기지 않는 사람은 감히 점을 치지 않는데 저는 지금 하늘을 섬긴다 하더라도 점을 치지는 않겠습니다. 제가 이런 뜻에 매우 엄격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만, 「주역」이란 주나라 사람들의 예법이 들어 있는 것이어서 유자(儒者)라면 그 깊이 있는 말과 오묘한 뜻을 발휘하여 밝히지 않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P209
고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가는 이유가 무엇인가 생각해보면 세상 사는 지혜는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지지 않아서 일 것이다. 현대는 과거와 달리 빠르게 변화를 추구하고 여러면에서의 사회구조는 다르지만 인간이 추구하고자 하는 도에 대한 이상적인 푯대는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해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