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즐거움
크리스티앙 보뱅 지음, 이선민 옮김 / 문학테라피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언제인지 명확하진 않으나 지금은 제목도 기억에 없는 프랑스 영화를 본 적이 있다. 일상적인 내용을 담고 있었지만 영화는 전반적으로 어둡고 주인공들은 잔잔한 생활 속에서 고뇌로 가득차 보였다. 웃어도 밝아 보이지 않았다고나 할까. 우울함, 슬픔이란 단어는 웬지 푸른색과 닮은 듯한 느낌. 이 책을 이루고 있는 강렬한 푸른색은 그런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프랑스 사람들은 학교 교육에서 이미 꼬마 철학자로 자란다. 등수로 평가하지 않고 사람마다 잘하는 과목과 관심사가 서로 다르고 각기 다른 재능을 가지는데 어떻게 평가를 할 수 있냐는 시각으로 접근한다. 그리고 교육에서 무엇을 알고 있느냐 보다는 어떻게 생각하느냐를 중요시 한다. 프랑스의 대입시험인 바칼로레아는 사지선다형이 아닌 주관식으로 치루어지며 어떤 사고와 철학을 갖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카페마다 삼삼오오 모여 토론하는 문화가 발달했고 일반인들의 사고 깊이가 상당한 수준으로 보여진다.

 

 프랑스 국민이 가장 사랑한 시인이라 불리우는 크리스티앙 보뱅의 에세이 17편이 담겨 있는 책으로 에세이지만 시에 가까운 아름다운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시인의 눈으로 바라보고 느낀 것들을 언어라는 도구로 마법을 부리는 듯하다. 

 

 

 "글을 쓴다는 것은 넘을 수 없는 벽에 문을 그려 넣고, 그 문을 열고 들어가는 것이다."

 

“순수함이란 태양보다 더 혹독한 태양이다. 난 매일같이 지독히 고통스러운 깨달음을 얻는다. 성스러운 눈이 내 눈꺼풀 아래에서 자라나고 있다. 나는 성스러운 눈을 통해 바라본다. 그 순간은 그리 길지 않다.

 

 어느새 말은 그저 말이 되어 있고 꽃은 그저 꽃이 되어 있다. 성스러운 눈은 이내 광채를 잃어버리고 수영하는 사람의 얼굴에서 물안경이 벗겨지듯이 떨어져 나간다. 그렇게 우리는 원래의 눈을 가지고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우리의 영혼은 그 성스러운 눈으로 보았던 순간을 차곡차곡 담아 우리의 일상을 버티게 한다.”
 

 

아름다운 표현 속에서 일상적일 수 있는 내용을 생각하며 시간에 쫓기지 않고 머무르고 싶어지는 글들이다. 나에게도 그러한가 내 마음도 그런가 내 삶 속에서도 한 조각의 모습을 찾아 글이라는 프리즘에 굴절시켜 어떤 색깔로 표현되는지 궁금해지게 하는 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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