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만나는 글쓰기 - 치유하는 자기 이야기 쓰기
이남희 지음 / 연암서가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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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난 후 무언가를 정리하고 싶은 욕구가 생겨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돌아서면 잊어버리게 되는 것이 아쉬워 중요한 내용을 정리해서 보고 또 보고 그래서 실천하고 싶은 생각에서 시작하게 되었는데, 과연 제대로 하고 있나 뒤돌아보게 되는 시점이 된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다른 한 측면으로는 글쓰는 패턴이 매번 똑같아 매너리즘에 빠졌다고나 할까. 신선한 변화를 원하던 차에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저자는 철학을 전공하고, 교사생활을 했고, 문단에 등단한 소설가이며 다시 예술대학을 졸업하고 강의를 하게 되는 등 다양한 이력을 가진 분이다. '한겨레문화센터' 의 '치유하는 자기 이야기 쓰기' 라는 강좌를 통해 진행한 내용을 엮어 이 책을 만들었는데, 자신의 아픔을 알아가기 위해 심리학을 공부하고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내면을 풀어내는 작업을 한 내용을 실례로 소개하고 있다.

 

책의 초입에 작고하신 박완서선생님의 이야기가 나온다. 전쟁이라는 역사적 아픔이 개인에겐 얼마나 큰 상처가 되었는지 심지어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도 억눌렸던 고통의 세월이 결국은 작품을 통해 뿜어나오게 된 것이다. 40세에 문단에 등단한 박완서선생님처럼 인생에는 변화기가 분명히 있다. 10대에는 학교라는 틀에 갖혀서 살기 바쁘고, 20대에는 부모로 부터 독립해서 사회를 알아가고 적응해 나가는 것에 집중하고 30대에는 가정을 꾸리고 자신의 일에 빠져 살게 되는 시기인 것 같다. 그 이후 40대에는 가정도 직장도 안정적인 위치에 있게 되니, 다른 측면의 것을 갈구하게 된다. 온전한 한 인간으로서 가치있는 삶을 추구하게 된다고 할까

 

 

중년이 되면 마음의 에너지의 방향을 외부에서 내부로 돌려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인생의 의미를 찾고 재정립해야만 한다. -p26

자기 이야기를 쓰게 되면 자신을 객관화하며 되짚어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고민이나 고통을 솔직하게 쓰면서 문제의 핵심이 보이고 그 과정에서 치유가 되기도 한다. 카타르시스적 글쓰기, 자기 분석 글쓰기, 일기쓰기, 묘사문 쓰기라는 글쓰기의 다양한 형식을 빌어 자신을 표현하고 얻게 되는 장점이 다양하다.

 

우리가 관계 맺고 있는 사람들을 세가지 분류로 나누고 있는데 자신을 바라보는 그들의 시각으로 '나는 어떤 사람이냐'고 물었을때 나올만한 대답을 상상하면서 써보기를 권하고 있다. 자신을 좀 더 객관화된 눈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의식과 무의식이 어떻게 관계를 맺으며 발현되는 모습과 실례 등 이 후의 부분은 많은 내용이 심리학적 지식을 근거로 스스로을 파악하느냐에 집중되어 있다. 나를 만나는 글쓰기는 나 자신을 제대로 알아가기 위한 구체적인 글쓰기를 통해 자신을 분석하고 분류해나가는 과정인 것이다.

 

내 감정의 근원을 만나서 그 감정의 원인을 알게 되면 감정의 주도권을 내가 가지게 되어 제어할 수 있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그 감정이 앞으로 발생하지 않게 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감정이 다시 생겼을때 내가 의식하는 순간 그 감정에 휘둘리지 않게 되어 그 상황을 빠져 나오거나 감지해서 조절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무의식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지 무의식에서 의식으로의 작업이 왜 필요한지를 말해주고 있다.

 

읽어가는 동안 공감도 되고 빠져들어 읽게 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책을 덮는 순간 어디서 시작해볼까라는 막막함이 생긴다. 다시 앞으로 가서 읽으면서 따라하지 않고서야 머릿속에 실타래가 엉킨 것 처럼 뒤죽박죽이 되어 글쓰기가 어려울 것 같다. 아마 공감하는 부분에서 나도 내 감정에 빠져 책의 내용에 휩쓸려 시간을 보내 버린 탓인 듯 하다.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백승(百戰百勝)이란 말이 있듯 사람이 살아가는데는 사람관계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데 세상 살아가는 즐거움과 기쁨을 누리며 사람사이의 주고 받음을 건강히 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제대로 알고 남을 이해해야만 그 길이 순탄할 것이다.

 

사람은 제각기 다르게 타고난다. 외모가 다른 것처럼 성격도 마찬가지이다. 자기를 안다는 것, 자기를 찾는다는 건 있는 그대로의 자기를 제대로 인정한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사람마다 다양한 성격을 타고난다는 사실을 알고 그 장점과 단점을 살펴보고 보완할 수 있는 것은 보완하더라도 강제로 자기를 어떤 틀에 끼워 맞추려고 하지 않는 것이 바로 자기실현의 방법이다. 지금 여기에 있는 나에 대해 명확한 그림을 그릴 수만 있다면 기억을 파고들어 가는 여행에서 의지할 수 있는 든든한 닻을 마련한 셈이니, 앞으로 어린 시절의 기억을 더듬는 과정에서 으레 만나게 될 어두운 터널을 어렵지 않게 지나갈 수 있을 것이다.  

 - p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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