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여자 여행 백서 - 일상이 즐거워지는 여자들의 주말 여행
김정원 지음 / 시공사 / 2013년 4월
평점 :
품절
지금은 조금 오래된 과거가 되어버린 나의 20대에 혼자만의 여행을 꿈꾸기도 했었지만 주변의 만류는 핑계이고 겁이 많았던 탓에 한번도 실행에 옮긴 적도, 옮길려고 시도도 해보지 않았었다. 세상이 무섭다며 내가 남자로 태어났었다면 혼자 여행했을텐데.. 이런 이루지 못하는 상상만 했었던 적이 있었다. 세월이 흘러 두 아이의 엄마가 되고, 중년이라는 이름표를 달았는데도 아직 선뜻 내키지 않는게 혼자만의 여행... 하지만 나의 그런 겁많음이 가끔은 비겁하게 느껴져서 언젠가는 한번쯤 꼭 혼자만의 여행을 해봐야 내 자존심이 지켜질 듯 하다. 이 책을 통해 한번 용기내어 결행할 수 있을지 두고볼 일이다.
책에 대한 첫 인상은 '천상 여자들을 위한 책이구나 '였다. 책 표지부터 여자의 대표색이 분홍빛에 작고 아기자기한 일러스트들에 사이즈마저 아담해서 여행을 다니면서 참고할 수 있게 부피도 최소화한 듯 하다.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곳들을 직접 다녀보고 여자 여행자들을 위해 1박 2일 여행을 추천하고 있다. 10개의 도시(부산, 경주, 통영, 전주, 제주, 여수, 강릉, 안동, 강화도, 서울)를 중심으로 그 도시에 어떻게 가는지 교통편을 안내해주고, 각각의 도시에서의 코스를 친절히 설명해주며(그림 또는 사진으로), 반드시 꼭 해봐야 하는 것에 대해 알려주고 있다. 그런 후 각 추천 여행지에 대한 소개를 간단하게나마 사진과 설명을 통해 안내한다. 추천 여행지는 여자분들이 혼자 여행하기에 찾기 쉽고 다니기 좋은 장소들로 추천했다고 하니 이 책의 추천한 장소가 그 지역의 최고의 명소가 아닐 수 있다는 것만은 염두에 두어야할 듯 하다.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한 가지가 먹거리인데 여기서는 먹거리를 세부적으로 정리해주고 있다. 특히 혼자가서 밥을 먹어도 박대하지 않는 맛있는 식당과 그 식당의 메뉴와 가격, 심지어 재료까지 설명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가 밥만 먹고 살 수 없듯이 특히 여자들은 더욱이 그렇다. 커피나 차도 마시고, 군것질도 해야하니까. 심지어 밥은 안먹어도 커피와 군것질은 꼭 하는 사람도 꽤 많은 편이다. 그런 여자들의 특징을 너무나 잘 아는 작가는 독특하거나 이쁘거나 근사한 인테리어에 맛까지 손에 꼽히는 카페나 후식집들을 주식만큼 많은 공간을 할애해서 소개해주고 있다. 이 책은 밥보다 더 먹어 보고 싶은 후식들로 가득하다.
그리고 여자들이 까다롭고 조심하는 것 중 하나인 숙소! 깨끗한 시트에 잠자리가 편해야 하고, 화장실이 불편하지 않고 샤워를 할 수 있고 그러면서 가격이 저렴하고 그리고 아주 중요한 안전한 숙소여야 한다는 것. 이 책은 이런 조건들을 다 설명한다. 어떤 곳은 여자들만을 위한 게스트하우스여서 머무르기 편하고, 어떤 곳은 밤 11시에는 반드시 소등하는 게스트하우스며, 편의시설을 대여해준다던가 화장실만은 불편하다던가 거의 많은 물건들이 비치되어 있어서 간단히 짐싸서 와도 되는 곳이 있냐하면 가격이 저렴하면서 좀 불편하지만 전망이 좋다던가 뭐 이런 상세한 사항까지 1박 머무르는 비용과 함께 꼼꼼하게 짚어가면서 알려주고 있다.
이 책 한 권으로 1박 2일 여행을 너무 바쁘지 않게 그리고 많이 고생하지 않고 작가가 알려주는 코스대로 다니면서 알려준 식당에서 밥먹고 내가 맘에 드는 게스트하우스에서 머무르면서 덜 준비하는 여행을 해보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