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그 섬에 내가 있었네
김영갑 지음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10년 3월
평점 :
판매중지


지난해 12, 대학졸업여행 이 후 거의 20년만에 제주를 가게 되었다. 그 여행에서 김영갑갤러리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고, 다시 제주를 갈 때에는 그 분의 책을 본 후에 가리라 결심을 했었다. 이번 제주여행을 계획하면서 내 스스로에게 약속한 것을 지키고 싶어서 책을 보게 되었다.

 

유홍준교수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7에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지독히도 제주도를 사랑했고, 끔찍이도 자신의 작업에 충실했던 한 사진작가의 처절한 인생이 낳은 우리들의 갤러리다.”

책을 읽고 나니 이 문구만큼 잘 표현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하는 가족과 사랑했던 연인을 두고 돈을 벌기 위함도 명예를 얻기 위함도 아닌 오로지 제주의 아름다움을 사랑해서 20년간을 제주에서 사진만을 찍으면서 죽는 순간까지 제주와 사진을 사랑했던 분이었다.

 

모두에게 인정받기보다는 스스로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사진을 찍을 때 까지는 사진으로 밥벌이를 하기 위해 이것저것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자신과의 약속을 철저히 지키며 20년간 필름과 인하지를 사기 위해 먹는 것은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사진에 대한 열정으로 제주의 여기저기를 다녔다. 그렇게 자신이 만족할만한 한 순간의 한 컷을 위해서 같은 장소에 여러 날 기다리기도 하고 찾아가기도 하며 오랜 인내와 기다림을 반복하며 작품들을 만들지만 가난함이 그 귀한 필름과 작품들을 유지하기에도 힘들었다는 것이 마음 아프게 했다. 결국은 사진만 바라보고 건강을 돌보지 않음이 루게릭이란 병까지 얻게 된 것이 아닌게 생각이 들 정도이다.

 

결혼하지 않은 총각으로, 제주에선 육지에서 온 이방인으로 20년 동안 살아온 이야기를 하고 있다. 때로는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얘기하기도 하고, 아버지에 대한 사랑을 얘기하기도 한다. 그리고 제주에서 살면서 알게 된 인연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한편 사진작가이기에 자신만이 알고 있는 아름다운 모습을 살짝 알려주기도 한다. 사진을 찍기 위해 한 순간의 아름다움을 남기기 위해서 오랜 기다림이 필요하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그리고 팔순이 된 해녀가 바닷가에서 일하는 모습을 보고 스스로의 게으름을 반성하고 작은 시련에도 움츠러들었던 지난날을 되돌아보았다는 글을 보고 내 모습이 한참이나 부끄러웠다.

 

책에 삽입되어 있는 사진들을 보면 그림 같다는 생각이 든다. 왜 그런가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 장면들이 일상적이거나 사실적인 현실의 모습 같지 않아서다. 평범함이나 일상을 사진으로 담는 것이 아니라 가장 아름답고 천상의 모습과 같은 한 순간을 오랜 기다림 속에서 찾아서 남기다 보니 사진 같지 않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같은 곳에서도 계절마다 시간마다 다른 모습과 느낌을 주는 장면이 연출된다. 그리고 많은 작품에서 쓸쓸함과 외로움이 많이 느껴지는 것이 작가의 마음상태를 작품은 그대로 반영해주고 있.


 

이어도를 훔쳐본 대가로 병에 걸려 죽었다고 책의 말미에 표현하고 있지만 좀 더 건강을 돌보았으면 그리 빨리 생을 마감하지 않았어도 될텐데란 아쉬움이 남는다. 사진을 왕성히 찍을 수 있을때는 필름과 인하지 구입하느라 제대로 먹지 않고, 나중에 음식이 풍족할 땐 루게릭병 때문에 먹지 못했다는게 아닌가. 나랑 아무런 연고도 없고, 예전엔 전혀 알지 못했던 사람이고 그저 내가 사진에 관심이 조금 있는 것 뿐인데 책을 보는 내내 마음이 무겁고 슬퍼진다.

 

지금 바램은 그렇게 귀하게 만들어낸 작품들이 오래오래 잘 보존되어서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으면 좋겠고 그리고 더 많은 사진들이 사진집으로 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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