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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 투자 노트 - 투자의 신에게 배우는 삶의 지혜와 투자의 기술!
서희경 옮김, 하마모토 아키라 감수 / 소보랩 / 2025년 5월
평점 :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는 매년 5월 초에 열린다. 워런 버핏의 현재 나이는 94세로, 이 나이에도 현직에서 투자자로 활동하고 있다는 것이 대단히 놀랍다. 그의 생활습관 중 독특한 부분이 있는데, 아이 같은 식단을 고수하고 대부호임에도 검소하게 생활한다는 점이다. 그의 투자 철학은 어찌 보면 고리타분할 수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혁신기업에 투자하기보다는 소비재 위주의 기업 중 꾸준히 성장하고 현재 돈을 벌어오는 회사를 선호한다. 그만큼 안정적인 투자를 중요시한다는 것이다. IT버블 때에도 몇 배씩 오르는 주식을 보면서도 그는 투자하지 않았다. 새로운 산업의 기업을 오랫동안 지켜보다가 자신의 투자철학에 부합한다고 생각하면 높은 비중으로 투자를 시작한다. 바로 애플이 그러했다. 투자 시 이런 철저함은 그의 투자철학에 반영되어 있다. 잃지 않는 투자를 해야 함을 거듭 강조하면서, 그의 투자 포트폴리오는 위기에 강력한 빛을 발한다. 심지어 시장이 환호하면서 장밋빛 미래에 대한 전망이 나오기 시작하면 버크셔 해서웨이의 현금 보유율을 높이곤 했다. 시장이 비싸져서 투자금을 줄였다고 그는 말한다. 그러고 나서 수개월 뒤에는 대부분 큰 하락을 맞이했던 것 같다. 큰 하락을 맞으면 그의 현금은 늘 빛을 발휘한다. 시장에서 투자할 곳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워런 버핏이 주식을 현금화했을 때는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하는 것이다.
이 책은 투자의 대가인 워런 버핏이 어떤 사람인가부터 그의 투자철학을 핵심만 뽑아서 정리한 책이다. 이 책의 구성이 워런 버핏의 투자철학과 굉장히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그의 투자철학도 무척이나 단순하게 접근하기 때문이다. 그는 복잡하고 어려워서 이해되지 않는 기업에는 투자를 하지 않는다. 일상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것을 경험하면서 관심을 가지고, 투자 전에 충분히 기업을 알아보고 선별하는 과정을 거친다. 품질이 우수한 제품인지, 수익성 있는 사업 모델인지, 경영진을 신뢰할 수 있는지 검토한 후 투자를 결정한다. 이런 식으로 투자한 곳이 코카콜라, 데어리퀸 같은 기업이었다.
그리고 그는 세계 금융 중심지 월스트리트를 떠나서 고향 오마하에서 투자를 했다. 정보가 많은 중심지를 멀리한 이유는 남들과 다른 자신만의 투자방식을 스스로 판단해서 고수해야만 남들과 다른 투자 성과를 올릴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의 투자에 큰 도움이 된 또 하나는 그의 깊이 생각하는 능력이다. 19세 때 벤저민 그레이엄의 《현명한 투자자》라는 책을 읽고, 그레이엄의 제자가 되었고, 현재까지도 스승의 투자원칙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고 한다. 벤저민 그레이엄의 투자 가르침은 단순하다. 기업의 내재가치를 먼저 분석하고, 가치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되었을 때 매수해서 장기 보유한다는 것이다.
워런 버핏이 세계적인 대부호가 되고 성공한 투자자가 되었지만, 실패의 경험이 없는 것은 아니다. 1966년 뛰어난 경영자라고 해서 혹스차일드 콘(백화점)을 인수했지만 경쟁이 치열한 백화점 업계에서 수익을 높이기 어려웠다. 영업 실적이 좋아지지 않는 사업 모델이었기에 결국 인수 후 3년 뒤 인수 금액과 거의 동일한 금액으로 매각하게 된다. 이 투자를 통해 뛰어난 경영자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음을 경험하게 된다.
책 표지에 이 책을 '빠르게 독파하고 확실히 각인하는 비주얼 노트!'라고 소개한다. 이 설명 그대로 짧은 시간 안에 이 책 한 권을 다 읽을 수 있다. 책을 나누어 읽게 되면 처음부터 끝까지 흐름을 이어갈 수 없어서 내용을 쉽게 잊어버리곤 한다. 하지만 단숨에 읽을 수 있는 책은 흐름을 이어가서 책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쉽게 정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책이 바로 그런 책이었고, 나이와 상관없이 읽기에도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워런 버핏의 자서전은 아직 없지만, 제3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워런 버핏의 투자자로서의 삶이 잘 정리되어 있는 책이었다. 투자에 관심이 많아지고 있는 아들에게도 꼭 소개해주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