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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말순 채소법 : 집밥 ㅣ 조말순 채소법
김지나 지음 / 길벗 / 2022년 11월
평점 :

나는 어릴때는 아니지만 성인이 되어서 아토피가 발현된 경우이다. 어느 병원을 찾아가도 아토피의 원인을 꼬집어 말해주지 못했고, 심지어 치료해주지도 못했다. 체질개선만이 고칠 수 있다고 하는데 나의 경우 일상은 살아낼 수 있는 정도의 불편함이라 그럭저럭 동행하며 살아가고 있다. 육식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막 조심하는 것도 아니라 이 책을 보면서 이런 방법도 있구나 생각이 들었다.
아주 어릴 때부터 아토피가 있었던 저자는 눈, 코, 피부로 번져가는 증상 때문에 성인이 되어 병원 치료를 시작했지만 최악의 상태로 나빠지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이 때문에 2년간 일상을 멈추었고, 결국은 엄마 곁에서 엄마의 음식으로 회복되는 것을 경험한다. 체질과 식습관에 대해 관심을 가지면서 자연스럽게 먹는 음식의 변화로 이어졌다. 채소의 영양에 대한 이해가 채식으로의 변화로 이어졌지만 완전한 비건보다는 채소의 비중이 높도록 했으며, 몸의 컨디션이 안좋을때는 충분한 잠과 함께 일주일 정도의 완전한 채식을 했다고 한다.
건강때문에 음식에 관심을 가졌던 것에서, 엄마가 잘 만드시는 몇가지 품목을 플리마켓에 판매한 것이 계기가 되어 주문이 들어오고, 결국은 엄마의 이름으로 카페를 열게 되는데 그것이 '카페 조말순'의 시작이다.

목차를 보면 식재료의 조합이 생경하다. 고구마 쑥국, 토마토 배추찌개, 고춧잎 오믈렛, 곤드레 된장 파스타 등 여지껏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 메뉴가 많다. 조합은 창의적이지만 그래도 낯설지 않은 식재료들이다.
'자주 사용하는 재료와 양념' 부분에는 재료의 쓰임과 어떤 것을 사용하는지 제품까지 알려줘서 구입도 용이하다. '집밥이 즐거워지는 방법'에선 요리를 하는 저자의 마음가짐과 음식에 대한 자신의 원칙이 드러난다. 매일 직접 요리해서 챙기기 위해 간단한 조리법을 이용하고, 제철 채소를 챙겨 먹는다. 그리고 건강 상태를 확인하며 자신에게 필요한 음식을 먹고, 맞는 식사를 하려고 노력한다. 무엇보다도 이 모든 것이 가능하기 위해 요리를 거추장스럽게 느끼기 않고, 호기심과 즐거움을 가미하여 창의적인 시도를 한다는게 인상적이었다.

면요리는 지나치게 탄수화물 위주의 음식이다. 그런 음식에 채소를 적절히 가미함으로 부족한 영양을 섭취할 수 있도록 만든 요리가 '구운 채소를 올린 메밀국수'였다. 손질한 채소를 약간의 기름을 두르고 구운 것으로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요리였다. 저자의 말대로 복잡하지 않은 조리과정을 거친다는게 이 책에서 소개하는 레시피의 장점이다.
튀기거나 만드는 과정이 복잡한 메뉴는 설거지도 많고 뒤처리가 귀찮다. 이런 메뉴들은 가끔의 이벤트로 끼워두고 매일의 식사는 간편한 것으로 두면 어떨까. 우리 삶에 있어 끊임없이 반복되는 '식(食)' 이라는 요소가 단순히 먹는 것이 아닌 '만들어 먹는다'는 조금 더 능동적이고 구체적인 평생의 취미로 발전할지도 모른다. 평생을 준비해야 하는 식사라면 귀찮은 노동이 아니라 즐거운 일이 되었으면 좋겠다.
식재료의 생소한 조합이 신선했고, 먹어 보고 싶다는 호기심도 생긴다. 그리고 간단한 조리방법을 제시하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지만, 무엇보다 건강에 좋은 식재료로 만든다는게 가장 큰 장점으로 보인다. 책의 구석구석 저자의 음식과 식재료에 대한 애정이 숨어 있는, 수필같은 특별한 요리책이었다.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