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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드리드 산책 - 예술의 정원
강명재 지음 / 일파소 / 2022년 7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훌쩍 과거로 돌아가서 지금만큼 많은 사람들이 유럽여행을 가지 않던 시절, 남편의 출장으로 따라나선 유럽여행은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출장 길이라 유럽의 곳곳을 볼 순 없었지만 파리와 로마에서 지내면서 도시 전체가 문화유산과 함께 숨쉬고 있음을 느끼며 감동이었다. 특히 루브르박물관은 엄청난 규모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어 걸어서 작품들을 감상하기에 벅찼다. 배경지식없이 그냥 스쳐가는 작품들은 내가 아는 것과 모르는 것 사이를 나누는 정도였으니까. 심지어 그 당시엔 한국어 설명조차 지원이 안되어 그냥 무작정 긴 시간을 산책하듯이 둘러보기만 했다. 그 첫 방문 이후 다른 나라의 예술작품을 감상하기 위해선 배경지식이 필요함을 느꼈고, 여행을 준비하면서는 그 나라에 대한 공부도 함께 해야함을 알게 되었다.
인간의 식견은 경험하고 아는 범위 안에서 생성될뿐이다. 나는 내 경험 범위 안에서 루브르박물관이 유럽의 최고인 예술작품만 소장하는 줄 알았는데, 이 책에서는 처음 알게된 장소가 많다. <예술의 정원 마드리드 산책>의 저자는 KOTRA에서 일하면서 여러나라를 다녔다. 특히 마드리드에서 3년 6개월간 근무하는 동안 미술관을 매주 방문하며 스페인의 수도로서의 마드리드가 아닌 예술의 중심지로서의 마드리드를 경험하고 그것을 소개하기 위해 책을 출간하게 되었다.
가장 처음 소개하는 곳은 프라도 미술관이다. 저자가 꼽는 최고의 미술관이라고 하는 프라도는 소장 작품 수는 35,000점이고, 전시하고 있는 작품은 1,700여 점이라고 한다. 프라도 미술관은 고전회화가 주를 이루고, 이후의 다양한 화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프라도 미술관이 다른 미술관과 차별화되는 점이 있는데, 사진 촬영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사진 촬영 금지에 대한 프라도 미술관의 철학은 방문자들이 미술 작품을 눈으로 감상하기를 바라는 것과 사진 촬영하는 사람들로 인해 다른 관람객들의 감상을 방해하지 않기 위함이라고 한다. 프라도 미술관은 피나코테크 즉 회화가 메인인 미술관이고, 15세기와 19세기 사이의 작품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스페인 왕실 소장품이 많다보니 왕실의 취향이 반영되어 종교화, 신화화, 역사화, 초상화 들이 많다. 0층부터 2층까지 미술관의 도면에 나라별 회화를 상세히 소개한다. 더불어 고전회화를 즐기는 방법으로 먼저 머리로 이해하기 위해 배경지식을 가져라는 것이다. 둘째는 편견을 버려야 하는데, 명성에 대한 편견, 미술은 예뻐야한다는 편견, 인상파가 최고라는 편견등이다. 마지막으로 변주를 즐기자. 같은 주제의 그림일지라도 구도, 색채, 배경, 기법 등을 달리해서 다른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벨라스케스의 시녀들은 많이 알려진 작품이다. 프라도 미술관의 1층 정중앙 8각형의 12번 홀에서 감상할 수 있다. 이 작품만 보더라도 먼 곳의 액자같은 창으로 희미하게 왕과 왕비가 보이고, 왕녀가 중심에 있음에도 작품의 이름은 <시녀들>이다. 작품과 관련된 이야기를 알고 보는 것은 작품의 구석구석까지 더 자세히 볼 수 있게 하고, 이해하는데 중요하다.
프라도 미술관 외에도 티센 보르네미사 미술관, 왕립예술원, 라사로 갈디아노 미술관, 소로야 미술관 등을 소개했고, 국립 콘서트 홀과 같이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장소도 소개한다. 마드리드 도시에서 건축물로도 예술 작품을 경험할 수 있는데 레알궁전, 그랑하 궁전, 산 아토니오 데 로스 알레마네스 성당 등 조각과 회화가 건축물에 그대로 남아 있어 특별한 시간여행을 경험할 수 있다.
고메 in 마드리드 코너에선 저자가 경험한 맛집을 소개한다. 이국 땅에서 이름부터 낯선 음식을 접하는건 큰 모험일텐데 미리 음식에 대해 알고 방문하는 것도 즐거운 여행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일 것이다. 스페인이란 나라는 다양한 색채를 띄는 것 같다. 가우디의 파격적인 작품이 숨쉬는 나라인가 하면, 마드리드라는 도시에는 고전회화가 크게 자리잡고 있으니 말이다. 언젠가 스페인을 여행하게 된다면 책을 가이드 삼아 마드리드의 고전예술을 경험해야겠다. 이 책 덕분에 그 어떤 여행보다 스페인을 잘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되어줄 것이다.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