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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것들 -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2021 세종도서 교양부문 ㅣ 잘난 척 인문학
김대웅 지음 / 노마드 / 2020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접하는 당연한 모든 것에는 '최초'로 생각해낸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 처음의 생각이 없었다면 편리한 생활을 영위하게 해주는 문명이라는 것은 현재와는 다른 모습으로 존재하지 않을까. 이 책은 서양 의식주를 중심으로 세상의 '최초' 시작을 거슬러 찾아간다.
우리가 몸에 걸치는 것들의 유래와 에피소드
선악과를 먹고 수치심을 느낀 아담과 하와가 무화과 잎으로 몸을 가린 것이 최초의 의복이었고, 그리스 신화의 운명을 관장하는 여신 중 클로토(Clotho) 가 천과 옷이란 단어의 유래다. 천으로 옷을 만들어 입게 되면서 신분제도가 있는 시대에는 각 계층의 신분을 의상으로 나타냈고, 때와 장소에 따라 다른 의상을 입음으로 예절과 격식을 차리는 수단이 되었다. 웨딩드레스의 시작은 노란 드레스였으며, 베일은 남성에 의해 만들어진 여성이 입은 유일한 의상이라고 한다. 16세기에 하얀 웨딩드레스가 처음 등장하며 신부의 순결을 상징하는 것이라 알려졌다. 마리 앙투아네트의 의상을 만든 로즈 베르탱이 최초로 이름을 알린 패션 디자이너였고, 그 이후부터 디자이너들은 자신이 만든 의상에 디자이너의 이름을 붙이기 시작했다. 이렇게 디자이너 브랜드의 탄생은 기성복의 보급으로 이어졌고 첫 기성복은 남성용 양복이었다. 그리고 향료는 최고의 미인으로 알려진 클레오파트라가 사용한 것으로 종교의식이나 의료의 목적으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 후엔 프랑스의 궁전 주변에 버린 분뇨의 악취를 가리기 위한 도구로 향수가 발달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의복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내가 살아온 시대에 큰 변화를 경험했던 가전제품이 세탁기이다. 영국에서 손으로 돌리는 제품이 처음 특허를 받았고 1873년까지 미국에서 세탁기에 관한 특허등록이 많이 이루어졌다. 현재와 유사한 세탁기는 미국에서 처음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고, 우리나라 최초의 세탁기는 금성사의 백조세탁기라고 한다. 엄마의 집안일을 크게 덜어줬던 바로 그 세탁기였던 것 같은데 수동식으로 탈수를 하기 위해서는 세탁조에서 빨래를 옮겨 담았던 기억이 있다.
주식과 먹거리, 그에 얽힌 이야기들
먹는 것으론 과일과 주식으로 나누었다. 사과는 신화 속 황금 사과와 빌헬름 텔의 사과, 뉴턴의 사과 그리고 현대의 애플사 로고인 사과까지 서양사를 꿰뚫는 대표적인 과일로 보인다. 배와 복숭아는 중국이 원산지이며, 자두는 바빌론의 불가사의로 남아 있는 '공중정원'에 있었던게 최초라고 한다. 파인애플은 원산지가 브라질이며 1600개 이상의 종이 있다고 한다. 그외에 쌀, 밀과 보리, 소고기, 콩 등 과 함께 다양한 재료들의 원산지와 전파된 이야기들이 소개된다. 그 중 크루아상은 오스트리아가 터키의 침략을 물리친 기념으로 오스만제국 국기에 있는 초승달을 본떠서 만든 빵이 프랑스로 전해져서 프랑스를 대표하는 빵이 된 것이다. 그리고 현대인에게 사랑받는 기호품인 커피는 9세기 아랍의 한 목동이 어느날 염소가 먹은 잎사귀로 인해 발견하게 된다.그 잎사귀를 먹은 염소가 갑자기 생기가 돌는 모습을 보였고, 이상히 여긴 목동이 그 열매를 먹어보니 정신이 맑아졌다. 이렇게 발견된 커피는 정신을 맑게 하기 위해 열매를 먹었다고 한다.
생활하고 일하는 곳 그리고 문화공간의 변천사
신전, 교회, 성당 등 서양의 종교와 문화의 중심이 되는 건축물에서 통치자의 처소인 궁전, 서민들의 생활의 중심인 시장, 건물, 아파트 등 사람이 생활하는 다양한 공간에 대한 유래를 알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1303년 프랑스 왕 필리프 4세가 왕권강화 차원에서 시작했던 창문세라는 것이 여러나라로 넘어갔고, 영국에서는 오랜 시간 동안 시행되었다고 한다. 유리가 비싸서 창문 수에 따라 세금을 부과했다는 것이다. 비싼 유리를 구입하는 것을 나라에서 지원해주는 것도 아니면서 어렵게 설치한 창문의 수대로 세금을 내게 했다는건 억지스러운 법으로만 보인다. 그 외에 카페, 백화점 등 현존하는 건축물들의 최초의 역사를 알 수 있다.
책의 분량은 많은 것 같지만 단락마다 나뉘어진 소재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재미있고 부담스럽지 않게 읽을 수 있다. 모든 내용을 기억하지 않더라도 재미있고 인상적이었던 몇가지만이라도 대화의 소재로 삼는다면 흥미로운 대화를 이어갈 수 있을 것 같다.
<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개인적인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