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미안의 네 딸들 컬러링북 우리가 사랑했던 순정만화 시리즈
신일숙 지음 / 용감한까치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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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르미안의 네딸들] 이란 작품은 개인적인 의견으로 순정만화계의 고전이라 생각한다. 그림도 훌륭하지만 여러 신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야기의 구성이 흥미진진하고 다채롭기까지 하다. 픽션의 세계에서 의미있는 구절을 찾으며 사춘기 소녀의 감성을 키웠던 시절이 나에게 있었기에 더 특별한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요즈음은 웹툰이 대세다 보니 종이 만화책에 대해 생소할지 모르지만 나의 십대에만 해도 만화책은 특별한 일탈이었고, 자유의 상징과 비슷하기도 했다. 중학교 시험을 끝내고 여행가는 버스에서 만화책을 빌려와 친구들과 돌아가면서 보며 수다떨었던 순간이 떠오른다. 만화책을 좋아라 하는 친구들끼리 꿍짝이 맞아 그림에 대한 평가와 함께 만화 속 주인공을 흠모하며 설레어 했던 그때는 순수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우리가 사랑했던 순정만화 시리즈]는 독자의 사랑을 많이 받은 작품을 선택해서 만화 속 주요 장면을 색칠해볼 수 있는 컬러링북이다. 어린이용 색칠놀이 책은 아니고, 재밌게 만화책을 읽었던 독자들이 그 추억을 회상하면서 색칠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책이다.

 

 

 

 

아르미안의 네딸들이란 작품이 내 인생 작품이었다는 것은 나의 별명을 보면 알 수 있다. 이 별명은 작품 속 네번째 딸인 샤르휘나의 애칭과 같다. 아르미안이란 나라에는 여성만이 왕이 될 수 있는데, 전설 속 초대 여왕 마하시바야는 황금빛 머리카락이었으며 불새의 모습으로 날아와 부족을 통합한 후 왕국을 지배하다가 불새가 되어 날아갔다고 한다. 그래서 황금빛 머리카락으로 태어난 샤르휘나는 왕위 계송자인 큰 언니 마누아에 의해 아르미안에서 추방당하지만 자신의 운명에 맞서기 위해 불새의 깃털을 찾아 떠난다. 불가능에 가까운 것에 도전하는 여전사 샤리의 모습이 너무나 멋있었고, 내가 살았던 그 시대 여성의 위치가 무언가를 하기에 벽에 부딪히는게 많았다는 생각이 샤리라는 캐릭터를 더욱 흠모하게 했던 것 같다.

아이들이 사용했던 색년필을 찾아 열심히 집중해서 색칠해봤다. 작품 속 일러스트의 색감만큼은 아니지만 나름의 즐거움을 만끽하며 만화의 줄거리를 떠올려보는 시간이었다. 어른이 무슨 이런 선입견은 다 버리고 그때 그 시절 우리의 추억을 소환해보자. 겨우 만화보는 것이 일탈이었던 그 시절 순수했던 우리의 모습도 떠올려보면서 말이다. 더불어 순정만화계의 거장이었던 다른 분들의 작품들도 컬러링북으로 만들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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