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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국화
매리 린 브락트 지음, 이다희 옮김 / 문학세계사 / 2018년 8월
평점 :
절판
1910년 일본으로부터 국권침탈을 당한 후 1945년 8월 15일. 일본으로부터 국권을 되찾아 광복을 맞이 한다. 우리는 올해로 광복 73주년을 맞이 했다. 광복 73년이란 세월이 지났음에도 우리는 일본에 대해 한맺힌 원한이 많다. 그들의 침략 만행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는 커녕 우리나라의 근대화를 도와줬다고 뻔뻔스럽게 주장하고, 심지어 우리 국민들 중에 그 당시 일본의 앞잡이 노릇을 한 친일파들이 대대로 이어져오고 있다. 일제가 우리 민족에 대해 침탈한 것은 국토만이 아니라 우리의 문화, 정신, 교육 등 민족성을 말살하기 위해 교묘하게 침투했다. 그 중 일본군의 성욕을 채우기 위한 도구로 우리나라의 여성들 심지어 성인이 되지 않은 소녀들까지 위안부로 데리고 갔으니 그렇게 희생된 분들의 수를 파악하기조차 어렵다고 한다. 1990년대초 위안부에 대한 문제 제기가 되었고, 위안부 생존자 분들의 이야기가 전해지기 시작했다. 여성들에게 성폭행은 수치스러운 일이고, 피해자가 여성임에도 가해자보다 더 많은 지탄과 따가운 시선을 받아야 하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진실은 숨겨지고 은폐되었었지만 용기내어주신 위안부 할머니들 덕택에 일본의 끔찍한 만행은 세상에 알려질 수 있었다. 이 책은 그 모진 세월을 겪은 위안부를 모티브로 하여 만든 소설이다. 작가는 한국계 미국인이고, 이 책은 그녀의 첫 소설이다.
일제강점기였던 1943년 제주의 남쪽 마을. 해녀인 엄마와 해녀인 큰 딸 하나, 아직은 어려서 물질을 할 수 없는 동생이 해변가에 있다. 어디선가 갑자기 나타난 일본 군인때문에 하나는 급히 동생에게로 왔고, 동생을 일본 군인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하나는 일본군에게 잡히게 된다. 그 당시 마을 사람들은 일본 군인을 만나면 잡혀 간다고 두려움에 떨며 피해 다녔다. 하나는 군인에게 잡혀서 영영 돌아올 수 없는 먼 곳으로 이송된다. 순진무구한 소녀였던 하나는 자신을 발견한 모리모토에 의해 겁탈 당한다. 그 이후 하루에도 수많은 일본 군인에게 겁탈 당하는 위안부라는 일을 강요 당한다. 한편 언니를 어느날 갑자기 잃고, 예전의 행복했던 모습을 잃은 아미와 엄마, 아빠는 제주 4.3사건을 맞게 되고, 아빠는 죽임을 당하고, 엄마는 정신이 온전치 않게 된다. 그런 와중에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든 경찰과 아미는 강제로 혼인을 해야만 한다. 그 남편은 엄마를 납치하고 결국은 빨갱이로 몰아 처형한다.
일제강점기와 제주 4.3 사건 당시 얼마나 참혹하게 민간인 학살이 이루어졌는지, 두 자매가 겪은 여자로서는 가장 끔찍하고 비참한 실상을 소설을 통해 고발하고 있다. 이야기 속의 하나와 아미라는 인물은 허구일지 모르나, 그 시대의 여인들의 삶은 책의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으며 그 실상을 전달하였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위안부 생존자분들께서 한분씩 떠나가시고 있다. 그 분들이 눈감으시기 전에 일본으로부터 진심어린 사과를 받고 싶어하시는 것이 그렇게 큰 욕심일까. 책을 쓴 작가의 말처럼 위안부 생존자들께서 이 땅을 떠나가신 뒤에도 이 일을 널리 제대로 알리는 역할을 <하얀 국화>가 해주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