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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의 꿈
앨런 라이트맨 지음, 권루시안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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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의 꿈』은 서사구조보다 개념과 이미지에 기반을 둔 산문집처럼 읽힌다. 시간에 대한 다양한 가설을 시적으로 풀어낸 단편이 연작으로 전개되며 전통적인 소설의 형식을 해체하는 면이 있다. 어떤 세계에서는 시간이 고정되어 있고, 또 어떤 세계에서는 시간이 원형으로 순환한다. 또는 시간이 느리거나, 빨라지거나, 멈추거나, 혹은 기억과 시간이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앨런 라이트맨은 과학자이면서 작가이기에, 과학적 상상과 문학적 감수성을 절묘하게 결합해 시간의 본질을 사유하게 만든다. 특히 시간의 다양한 형태를 제시할 때마다 인간 감정, 사랑, 상실, 두려움과 연결시키는 방식이 탁월하다.

이 책을 읽으면 "시간이 다르게 흐른다면 인간의 삶과 감정은 어떻게 달라질까?"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게 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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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퍼트리샤 록우드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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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를 든 쓴웃음에 쿡쿡 찔려대며 1부를 읽고 며칠을 두었더니, 익은건가. 애잔함이 물결물결한 2부. 엄청난 아기와 리틀터치의 세계. 살아 있음이라는 진실을 '만짐'으로 각성해야하는 '가장 중요한 매일의 세계'. 아기를 기쁘게 해줄 때 사용하던 목소리로 포털을 연다면, 불타는 캘리포니아를 식힐 바람을 들이고, 갈비뼈를 흔들고, 로버를 충전시키고, 나치가 될 뻔한 아이들에게 춤을 가르칠 수 있지 않을까. 나를 아는 개를 만나야겠다. 형식미에 한 번 반하고 내용에 두 번 반하게 된 책. 오호~ 재밌다. 12 그녀가 포털을 열자 정신이 한참 달려 나와 그녀를 맞이했다. 그 안은 눈이 내리는 열대였다. 만물의 눈보라 속 첫 번째 눈송이가 그녀의 혀에 떨어져 녹았다. ~포털이 왜 그토록 개인적인 공간처럼 느껴졌을까? 우리는 모든 곳에 있고 싶어서 포털에 들어갔을 뿐인데. por·tal 1.(건물의 웅장한) 정문 2.포털(사이트) 커피 세 모금. 그리고 창이 열렸다. 19 사람들이 엿듣는 양이 어마어마한데, 그것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의 일기가 그녀의 주위에서 개울처럼 흘렀다. 그녀가 귀를 기울여야 할까? ~ 하나같이 무릎에 똑같은 상처가 있음을 깨달은 여자들의 이야기는 어떤가? "나도 그 흉터가 있어!" 백인 여자가 떠들어대지만,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차단되었다. 똑같지 않았으므로, 그 여자는 그들의 세상을 방해했다. 그녀가 그 흉터를 얻은 세상은 그들의 세상과 똑같이 않았다. ​ 43 전에는 공동체가 우리에게 강요되었다. 그곳의 정신적인 분위기도 함께. 이제는 우리가 공동체를 골랐다. 아니, 그런다고 믿었다. ​ en·light·en·ment 1. 깨우침, 이해 2. (18세기의) 계몽주의 시대 84 다음 세대는 믿을 수 없을 만큼 편협한 농담을 만들어내며 온라인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그 농담이 진심인 줄 아는 멍청이들을 비웃으려고. 하지만 얼마쯤 시간이 흐른 뒤에는 그 농담이 진심이 되었고, 마지막에는 어찌 된 영문인지 그들이 나치가 되었다. 농담弄談 1. 실없이 놀리거나 장난으로 하는 말 93 매일 글 한 편을 훑어보는 하나의 눈이 되었다. ~그래서 구체적인 그녀의 태도가 거의 방해가 되었다. 마치 그녀가 공동의 시야 속에 있는 티끌 한 조각인 것처럼. com·mu·nal 1. 공동의 2. 집단들이 관련된 95 그녀의 어떤 것이 포털에서 불꽃을 일으키며 퍼져나가 아침과 오후를 이글이글 불태워버렸다. 새로운 캘리포니아처럼 타올랐다. 우리가 이제는 항상 불이 붙어 있는 곳으로 받아들이게 된 그곳 말이다. 내 인생이 전부 저 안에 있어! ​ 108 살아야 할 현실은 여전히 존재하고, 실제로 해야 할 일들도 여전히 존재해. ​ 112 우리가 우리 자신처럼 구는 곳이기도 했다. 그러다 점차 우리가 상대의 말을 따라 하는 곳이 되었다. 117 쉿 소리가 나는 검은 허공, 그것이 포털과 비슷할까? 그럴 가능성이 있었다. 둘 다 한 가지 일만 일어나는 차원이었다. 사람들이 자신의 눈물과 소변의 바다에 둥둥 떠서 현실에 대한 자신의 이해를 개정하는 곳. 138 포털에 사는 사람들은 먹이를 얻으려고 어떤 단추를 자꾸만 눌러댄 전설적인 실험 쥐들에 자주 비유된다. 하지만 적어도 그 쥐들은 먹이를 얻기라도 했다. 142 우리는 포털에서 발견한 것들을 마치 그곳에서 자란 하느님의 꽃처럼 당연하게 생각하고 모아들인다. 그것의 유독성을 아는 누군가가, 그리고 우리에게 그 독을 겨냥한 누군가가 고의로 그것을 거기에 심었음을 알게 되면, 이런. 174 포털에서 최고의 것들은 꼭 다른 사람의 소유인 것 같아서. 남의 문장에서 얼굴, 이름, 지문을 공들여 따가는 십 대에게 그건 내 거야라고 말한들 소용이 없었다. 그녀는 그 문장이 마음에 들었다. ​ 182 포털의 순수하고 유동적인 요소인 질문(내가 보호해야 하는데 실패하고 있는 대상이 누구인가?)이 그래도 하루에 두 번은 맞는 고장 난 시계 같은 답을 찾아냈다. 그녀는 마음 넓고 따뜻한 우리에게서, 아주 마지막 순간까지 그녀가 영원히 공동 집필해야 할 것처럼 보이던 이야기에서 무겁게 떨어져 나왔다. ​ 220 아기는 아주 잘하고 있었다. 아기는 엄청났다. 아기의 모든 세포가 천재였다. news 1. 소식 2. 뉴스 3. 뉴스감 ​ 이 일로 인해 그녀가 얼마나 깔끔하고 완벽하게 평범한 삶의 흐름에서 벗어나게 되었는지 놀라울 정도였다. 그녀는 이제 소독을 거친 반짝이는 도구였다. ~그녀는 길 가는 사람들을 붙잡고 이렇게 말하고 싶었다. "이거 알아요? 꼭 알아야 돼요. 아무도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는단 말이에요!" 이게 뭐야, 젠장! 더 이상 흡수는 이제 불가능했다! 하루 종일 그녀는 정보를 빨아들였지만, 가장 중요한 것에 대해서는 아무도 그들에게 말해주지 않았다. 그들이 그 아이와 얼마나 함께할 수 있는지, 넓게 퍼진 구름 같은 아기가 얼만 살 수 있는지 아무도 그들에게 말해주지 않았다. 정보 情報 1. 관찰이나 측정을 통하여 수집한 자료를 실제 문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정리한 지식. 또는 그 자료. 관광 정보. 2. 군사 일차적으로 수집한 첩보를 분석ㆍ평가하여 얻은, 적의 실정에 관한 구체적인 소식이나 자료. 3. 정보·통신 어떤 자료나 소식을 통하여 얻는 지식이나 상태의 총량. 정보 원천에서 발생하며 구체적 양, 즉 정보량으로 측정할 수 있다. 자동화 부문이나 응용 언어학 분야에서도 쓰인다. ​ 우리 작은 개가 나를 아니까 나는 나야. 293 299 배터리가 조금밖에 없는데 날이 어두워지고 있어. 포털에서 화성 탐사로봇 로버가 이렇게 말했다. 310 그녀가 애당초 포털에 들어간 이유가 무엇인가? 순수한 상호 호응의 세계에 살고 싶어서였다. 남을 기쁘게 하고, 남에게서 기쁨을 받고 싶었다. 그녀가 아기를 기쁘게 해줄 때 사용하던 목소리로 글을 읽자, 갈비뼈가 흔들렸다. 313 오, 난 몰랐어. 그녀는 혼잣말을 했다. 이 노래들이 내내 사랑받았다는걸. 클럽 전체가 사방에서 그녀를 밀어 대서 그녀는 리틀터치를 생각했다. 그녀의 시선은 입맞춤을 받았던 모든 부위, 온 세상의 장소들로 향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 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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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알 환상하는 여자들 1
테스 건티 지음, 김지원 옮김 / 은행나무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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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뭐라고 소개 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원제 <토끼장>을 살리는 편이 좋지 않았을까 싶은, 토끼 아파트는 어땠을까. 토끼장에 살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가 교차 전개 된다. 존 자동차 회사와 얽힌 사연들이 교차 된다. 누구는 돈을 벌고 누구는 집을 잃고. 인물간 교차 뿐 아니라 시간까지 역추적하는 형식이라 앞 부분만 보면 엄청 산만하다고 느껴진다. 이걸 이렇게까지, 싶은. 그래도 간만에 4시간을 꼬박 붙들고 달려 끝을 보게 한 거 보면 전미도서상의 타이틀을 무시 할 수 없는 서사의 힘이 있다. 버나딘 에버라스트의 <소녀, 여자, 다른 사람들>, 그 분량을 한자리에서 끝까지 읽게 만들었던 것과 비슷한 힘. 일단 하얀머리 소녀, 티파니이자 블랜딘인 여주가 풍기는 히피적인 매력, 위력에 휘둘리고 굴복하는 자신의 선택을 반페미니스트적이라 인식하면서도 공산주의 선언을 들먹이며 따박따박 할 말 다하는. 포스터 키즈라고 지칭되는 위탁가정 출신 소년 셋은 또 어떤가. 이들이 벌이는 무모한 동물학대와 자기증명의 역락들. 웃통을 벗어 째기고 스테이크를 굽고 티비 광고에 멍을 때리는 골때리는 아이들. 형광펜을 온몸에 바르고 사람들을 놀래키는 기행을 일삼는 덜 자란, 덜 사랑 받은 모지스와 끝까지 엄마가 되기를 거부한, 자기가 되기를 선택한 엘시. 나에게 이들을 비난 할, 동정할 자격이 있을까. 소음에 후달리는 조앤이 상사의 힐난에 살아남기를, 계속 살아가기를 어떻게 응원하지 않을 수 있나. 산후우울증 치료를 선택한 젊은 부부의 소름 돋도록 사실적인 사랑은 어쩌나. 나와 같은 아이의 눈을 보며 공포를 느끼는게 특이한 일인가. 당신은 정말 그런적이 없단 말인가. 블랜딘이 <여성신비주의자들 : 선집>을 들고 세탁실을 찾는 날, 그 날을 맞춰 세 잔의 커피가 든 보온병을 챙기리라. 책을 읽어 줄 조앤의 몫까지. 커피가 다 식기 전에 이 챕터를 읽어 줄 그녀와 그녀가 있어, 우리는 오늘도 깨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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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산이 필요할 것 같아 걷는사람 시인선 52
장시우 지음 / 걷는사람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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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왜 슬픈 것들에게 더 절실할까

작고 외로운 것들을 감싸안는 감상이 참 좋은 시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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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하지 않는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 장편소설
한강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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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소설을 읽는 것은 언제나 처럼 힘들다.

붙들어 매려고 애쓰는 - 사랑을, 삶을, 사람을


한강의 소설은 시작부터 나를 불안하게 하고

성대를 울리지 않고 말하는 인선의 입모양을

경하와 함께 읽어가야하는 나는

더할 수 없이 예민해진다.


이토록 긴 꿈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고개를 수그리는 아마를 쓰다듬고 쓰다듬고

언제까지? 고개를 수그리지 않을때까지


여자들은 결코 앞으로 내달리지 않는다.

돌아본다. 몰라서? 아니, 알지만 돌아본다.

아니, 알기 때문에 돌아본다.

잠수를 하려면 돌아보아야 한다.


아니, 아니

절단된 신체를 다시 연결 하는 일은

3분 마다 바늘에 찔려야 하는 고통을 견디는 일이다.

살아있음을 실감하는 일은 그렇게

아프고, 아프다


촛불에 어른거리는 새의 그림자를

울렁거리는 너와 나의 그림자를 그리자.

우리의 그림자는 그 무엇이 아닐지도 모르는 하나가 된다.

그것이 무엇인지 말할 필요가 있을까.


꿈에서 깨면 편지를 남겨야한다.

건지지 못한 이들 앞으로

소복하게 쌓이는 눈을 맞으며 껴안아 줄 우리가 기다린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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