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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보다 강한 실 - 실은 어떻게 역사를 움직였나
카시아 세인트 클레어 지음, 안진이 옮김 / 윌북 / 2020년 2월
평점 :
절판
깔끔하면서도 아기자기한 표지가 눈에 띄지만,
제목이 주는 임팩트는 더욱 상당한 것 같다.
지금껏 우리는 천에 둘러싸여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실(직물)의 역할 혹은 그것을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크게 주목하지 않았던 것 같다. 무시했다는 게 더 솔직한 표현일지도 모르겠다.
그렇기에 저자는 머리말에서 이렇게 말한다.
대학에서 18세기 복식사를 공부하는 시절, 나는 '옷은 허영을 위한건데 무엇 때문에 옷에 대해 진지하게 공부하느냐'는 뿌리 깊은 편견을 수시로 접했다. 이 말은 18세기 서구 사회에서 옷이 얼마나 중요했는지를 모르고 하는 말이다. 현대 디자인과 패션에 관한 글을 쓰면서도 위와 같은 우월 의식을 가지 사람들을 만나곤한다. 직물에대한 연구는 종종 주변부로 밀려난다. 간혹 직물이 사회의 주된 관심사로 떠오를 때 조차도 초점이 맞춰지는 것은
그 직물의 원재료라든가, 그 작물을 생각한 사람들이 아니라 , 최종적으로 만들어진 상품의 외관과 매력이다.
이 책에서는 실(직물)의 구구절절한 역사를 서술하기보다 직물이 어떻게 세계와 역사를 바꾸었는지 알려주는 13가지의이야기로 구성되어있다.
제일 먼저 읽었지만 머릿속에 가장 오래
남아있는 이야기는 10.공장의 노동자들이다.
강제 노동을 하는 수감자였던 아녜스의 기록으로 살펴보는 세계 2차대전 그 당시의 공장 모습들.
그들은 각종 화학물질로 인해 작업복은 닳아 해지고 손은 붕대로 감은 채로, 날마다 길게는 12시간씩 노동을 했다. 그로부터 우리는 70년이란 시간을 건너왔음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문제는 여전하다. (5년 전 방글라데시 라나 플라자 참사_)
그리고 작가는 패스트패션에 대해 이야기를 꺼낸다. 매 철마다 브랜드별로 셀 수도 없을 만큼의 옷이 쏟아져 나온다. 특히 spa 브랜드는 저렴한 가격 덕분에 쉽게 사고 한두철 입다 버리면 되지라는 생각이 짙어지는 것 같다.하지만 이 가격표뒤로는 가려진 누군가의 인권이 있다는 걸 생각해보게 되는 파트다.
이제 플라스틱이 환경오염에 나쁘다는건 누구나 알지만, 우리가 입고 있는 함성섬유에 대해서는 놓치는 점이 많은 것 같다.필요하진 않지만 기분낼겸 하던 쇼핑들,세일한다는 이유로 사두고 안입은 옷들을 생각하며, 지속가능한 옷에대해서도고민해보게 되는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