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치 인형 - 제11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작 샘터어린이문고 70
소연 지음, 강나율 그림 / 샘터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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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작 루이치 인형은 표지에서부터 전형적인 동화의 느낌을 벗어나 신비로움을 전달하는 동화였다.

무엇보다 동화의 배경이 한국이 아닌 미국 그리고 그중에서도 서부를 택했고 나바호족이라는 생소하다면 생소한 부족의 캐릭터를 가져와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까지 읽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이야기였다.

내가 어른 아이였던 시절과는 또 다른 차원에서 살고 있는 아이들의 환경을 새삼 루이치 인형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주인공 중 한 명인 소리는 아빠의 회사로 인해 한국이 아닌 미국에서 살게 되었지만 영어라는 의사소통의 장벽 때문에 학교라는 작은 사회에서 소외되고 있는 중이었다.

그러던 중 엄마와 함께 떠난 여행길에서 차의 기름이 다 떨어지는 어려움에 직면한 그때 나바호족인 루이치와 루이치의 엄마의 도움으로 하룻밤을 함께 보내게 된다.

처음 만난 낯선 사람과의 소통 과정에서 자신이 소외받던 이유였던 영어가 의사소통의 매개체가 되어 루이치와 대화를 시작하게 되고 딱 하룻밤만의 짧은 시간 동안에도 루이치와 소리는 감정을 공유하고 서로에 대해서 깊은 이해를 하게 된다.


어두운 밤 끝없이 쏟아지는 별을 나란히 누워 바라보는 이 그림 하나만으로도 우리는 일상의 고단함에서 잠시 벗어나 평화롭고 신비로운 세계로 여행을 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소리가 단 하룻밤만의 교감과 신비로운 밤의 풍경을 바라보며 행복감을 가진 것처럼 우리도 일상에서 받는 스트레스와 근심, 걱정을 잠시나마 덜어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것 같다.

문득 나도 어릴 적에 한동안 느낄 수 없었던 행복감을 단지 단 하루나 몇 시간 만에 행복한 상황으로 전환된 적이 있었는지 잠시 기억을 더듬어보았다.

명확히 어떤 사건이나 일에 의해서 그러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분명 내 기억에도 꽤 오랜 시간 어두운 터널에서 기다림의 시간을 거쳐 어느 순간 마치 유레카를 외치는 심정처럼 상쾌하고 즐겁고 명확해지는 순간들이 있었던 것 같다.

"시끼스. 나바호 언어로 '친구'라는 뜻이야. 친구는 내 슬픔을 대신 지고 가는 사람이라는 말이 있어. 신발 두 짝 가운데 한 짝 같은 사람이지."

P41 중에서

각자 신발 한 짝 같았던 친구들과 헤어진 소리와 루이치가 서로에게 또 다른 신발 한 짝이 되었길 바라면서 나 역시 이 아름답고 신비로운 동화를 통해 위로받고 평안함을 얻어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 2022년 하반기 물방울서평단으로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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