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스 - 세상에 마음을 닫았던 한 아이가 자아를 찾아 떠나는 여행
버지니아 M. 액슬린 지음, 주정일.이원영 옮김 / 샘터사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신간인 줄로만 알았던 딥스라는 책을 조금 더 검색해 보니 이미 오래전에 발간된 도서였다.

그리고 이번 10월에 새로운 표지를 입은 책으로 다시 독자들에게 선을 보이게 되었다.

머리말에서 이제 많은 사람들이 딥스라는 단어를 알고 있다고 했지만 사실 나는 처음 딥스라는 단어를 이번 독서를 통해 알게 된 경우다.

딥스는 이 책에 나오는 주인공 5살짜리 어린아이다.

딥스가 자신의 자아와 정체성을 발견하고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은 이야기가 바로 이 책 딥스의 이야기다.

확실히 딥스는 일반적인 모습이 아니고 한편으로는 지능이 뛰어난 아이로도 보였는데 유치원 교사부터 심리과 의사까지 번번이 아이를 관찰하고 접근해 봤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그래서 소아과 의사는 한 마디로 딥스를 이상한 아이라고 결론짓기도 했는데 나 역시 책의 중반부까지 읽으면서 특이하다 혹은 이상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결론적으로 어른들에 비해 언어가 서툰 아이들에게는 놀이 치료를 통해 심리 치료 내지 자아 발견의 과정을 진행해야 하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어릴 때 경험이 나중에 커서 얼마나 많은 영역에서 영향을 미치는지 새삼 이 책을 통해 다시금 느끼기도 했다.

그리고 부모의 큰 기대나 섣부른 판단 등이 아이의 성장과 발전에 큰 걸림돌이 되기에 이 부분을 얼마나 잘 부모가 현명하게 대처하고 교육해나가는 것이 중요한가를 생각하게 된다. 실제로 딥스는 그런 부모의 반응에 역반응으로 세상과 담을 쌓고 동굴로 들어가려는 모습을 보였으니 말이다.

지금은 과거보다 기본적인 의식주가 해결되고 있고 교육도 많이 받고 있어 자녀의 교육이나 건강에 대해서도 더욱 세밀하고 훌륭한 접근이 가능한 시대가 되었다. 또 한편으로는 너무 많은 정보의 홍수에서 내 자녀에게 맞는 훈육법을 가려내기가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부지런한 공부와 꾸준한 정보 흡수만이 답일 텐데 참 지루하면서도 어쩔 수 없는 진리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5살 어린아이의 이야기를 보면서 나 역시 느끼는 바가 많았다.

우리는 흔히 요즘 어른이라는 말을 많이 듣지 않는가.

내 안에는 아주 어린 한 아이가 함께 살고 있고 어떠한 이유에서든 유년 시절 상처받았던 흔적이 남아있다.

그걸 단순히 물리적인 나이를 먹었다고 해서 없어지는 것이 아니기에 우리도 우리 스스로 내면에 가지고 있는 어린 자아를 스스로 보듬고 위로해 줄 수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다시 한번 들었다.

움츠렸던 딥스가 다시 세상으로 활짝 나왔듯이 우리도 시간이 걸리겠지만 천천히 웅크리고 있는 내 안의 어린아이를 잘 돌보도록 해야 하지 않겠나 싶다.


* 물방울서평단으로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망그러진 만화 - 망그러진 곰과 햄터의 귀염뽀짝 일상다반사! 망그러진 만화 1
유랑 지음 / 좋은생각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망그러진 만화의 망그러진 곰과 햄터는 카카오 이모티콘 다운로드 1위에 빛나는 인기 캐릭터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처음 망그러진 만화책을 들고 표지를 바라보니 어디선가 많이 본 것 같은 익숙한 귀여움이 느껴졌다.

달라진 소통 방식만큼이나 달라진 취향과 달라진 컨텐츠 소비 속에 카카오 이모티콘은 오고 가는 대화 속에서 감정과 표현을 구구절절한 문장보다 이모티콘 하나만으로 명확하게 상대방에게 전달할 수 있는 소중한 매개체가 되었다.

망그러진 곰을 이모티콘으로 쓰는 사람들에게는 이 책은 선물과 같은 느낌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싶다.


이미 망그러진 곰과 햄터의 귀여움과 사랑스러움은 많은 대중분들이 알 것 같으니 이 글에서 꼭 밝히지 않더라도 크게 상관없을 것 같다.

하지만 내가 이 책을 읽는 동안 가장 인상적이고 좋았던 점은 소소한 한 가지 한 가지 이야기들과 더불어 유랑 작가님의 프롤로그의 진심이 담긴 문장들이었다.

시시때때로 찾아오는 슬럼프를 유랑 작가님께서도 겪은 것 같은데 그때 작가님께서 자신에게 주문을 걸듯 말하는 한 마디가 바로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라는 말이었다.

그리고 강박에서 벗어나 손에 힘을 빼고 삐뚤삐뚤하게 선을 그려 만든 그 캐릭터가 지금 소개하고 있는 책 망그러진 만화의 귀여운 캐릭터들이라고 한다.

잘하고 싶은 욕심과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늘 안고 사는 우리에게 조그마한 위로가 되는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나 역시 늘 잘하고 싶은 욕심이 앞서다 보니 지치기도 하고 슬럼프에 빠지기도 하고 자책하는 시간들을 보냈던 것 같다.

오히려 잘하고자 하는 욕심을 내려놓고 그저 그 일을 한다 혹은 조금 못해도 괜찮다는 마음을 가질 때 정신적으로도 건강하고 의외로 긍정적인 결과도 얻을 수 있는 점을 꼭 기억해야겠다.

망그러진 만화를 만든 유랑 작가님도 그중 한 분이니 말이다.

마음속으로 책 뒤 편에 있는 글 귀도 꼭 마음에 새겨보자.

좀 못생기고 망그러지면 어때?

좋은 친구와 맛있는 음식만 있으면 망그러져도 괜찮아!


* 포지 2기로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루이치 인형 - 제11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작 샘터어린이문고 70
소연 지음, 강나율 그림 / 샘터사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11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작 루이치 인형은 표지에서부터 전형적인 동화의 느낌을 벗어나 신비로움을 전달하는 동화였다.

무엇보다 동화의 배경이 한국이 아닌 미국 그리고 그중에서도 서부를 택했고 나바호족이라는 생소하다면 생소한 부족의 캐릭터를 가져와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까지 읽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이야기였다.

내가 어른 아이였던 시절과는 또 다른 차원에서 살고 있는 아이들의 환경을 새삼 루이치 인형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주인공 중 한 명인 소리는 아빠의 회사로 인해 한국이 아닌 미국에서 살게 되었지만 영어라는 의사소통의 장벽 때문에 학교라는 작은 사회에서 소외되고 있는 중이었다.

그러던 중 엄마와 함께 떠난 여행길에서 차의 기름이 다 떨어지는 어려움에 직면한 그때 나바호족인 루이치와 루이치의 엄마의 도움으로 하룻밤을 함께 보내게 된다.

처음 만난 낯선 사람과의 소통 과정에서 자신이 소외받던 이유였던 영어가 의사소통의 매개체가 되어 루이치와 대화를 시작하게 되고 딱 하룻밤만의 짧은 시간 동안에도 루이치와 소리는 감정을 공유하고 서로에 대해서 깊은 이해를 하게 된다.


어두운 밤 끝없이 쏟아지는 별을 나란히 누워 바라보는 이 그림 하나만으로도 우리는 일상의 고단함에서 잠시 벗어나 평화롭고 신비로운 세계로 여행을 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소리가 단 하룻밤만의 교감과 신비로운 밤의 풍경을 바라보며 행복감을 가진 것처럼 우리도 일상에서 받는 스트레스와 근심, 걱정을 잠시나마 덜어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것 같다.

문득 나도 어릴 적에 한동안 느낄 수 없었던 행복감을 단지 단 하루나 몇 시간 만에 행복한 상황으로 전환된 적이 있었는지 잠시 기억을 더듬어보았다.

명확히 어떤 사건이나 일에 의해서 그러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분명 내 기억에도 꽤 오랜 시간 어두운 터널에서 기다림의 시간을 거쳐 어느 순간 마치 유레카를 외치는 심정처럼 상쾌하고 즐겁고 명확해지는 순간들이 있었던 것 같다.

"시끼스. 나바호 언어로 '친구'라는 뜻이야. 친구는 내 슬픔을 대신 지고 가는 사람이라는 말이 있어. 신발 두 짝 가운데 한 짝 같은 사람이지."

P41 중에서

각자 신발 한 짝 같았던 친구들과 헤어진 소리와 루이치가 서로에게 또 다른 신발 한 짝이 되었길 바라면서 나 역시 이 아름답고 신비로운 동화를 통해 위로받고 평안함을 얻어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 2022년 하반기 물방울서평단으로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가짜 노동 - 스스로 만드는 번아웃의 세계
데니스 뇌르마르크.아네르스 포그 옌센 지음, 이수영 옮김 / 자음과모음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가짜 노동이라는 말에 대해서 이번에 생각해 봤다.

처음에 책을 읽기 전에는 단순히 내가 무언가에 매진하고 있다고 착각하지만 실제로는 효율도 나지 않고 흔히 말하는 헛발질을 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인가 생각하기도 했다.

효율성과 가성비를 따지는 요즘과 같은 시대에서 나는 어쩌면 상당히 비효율을 추구하고 가성비가 좋지 않은 일들을 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가짜 노동에 대한 관점은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와 내가 속한 조직이 과연 우리에게 요구하는 노동에 대한 부분이 진짜 제대로 된 노동인가에 대해서 질문을 던진다.

이 질문에 대해서 나 역시 한 명의 회사원인지라 늘 생각해온 문제여서 반가웠다.

그리고 나는 이미 이 질문에 대해서 우리는 경험을 통해 정답을 알아낸 듯하다.

과거 초등학생 시절의 기억을 더듬어보면 학교도, 회사도 모두 토요일에도 등교와 출근을 하는 시대였다.

그리고 한참 뒤 주 5일 근무제 도입을 둘러싸고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 간 뒤 전격적으로 시행이 되었다.

처음에 주 5일제가 실시되고는 와 천국이 다름없네라고 생각했지만 이내 지금은 주 4일 제 혹은 또 다른 형태의 노동 제도를 고민하는 시대에까지 왔다.

그런데 코로나 팬데믹을 겪는 꽤 긴 기간 동안 우리는 재택근무, 단축 시간 근무제를 고용인들 입장에서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시행할 수밖에 없었다.

종업원 중 하나인 나는 단축 근무제를 진행하면서 오히려 업무 시간은 줄었지만 더 몰입도 있고 집중력 있게 근무하면서 일을 하는 모습을 발견했다.

실제로 업무가 누락하는 일은 없고 기존과 동일 혹은 더 수정된 방식으로 업무가 차곡차곡 처리되는 것을 발견했던 것이다.

어차피 야근을 해야 하는 문화가 아직도 남은 조직과 부서에서는 낮 시간 동안은 대충 놀고 1시간 만에 처리할 일들도 반나절에 걸쳐서 일하게 되고 야근을 하고 늦게 퇴근하는 안 좋은 상황의 연속이라고 한다.

성과와 관계없는 일, 단지 시간을 채우는 일 등 쓸데없는 일들에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고용인들과 윗사람들은 야근하는 사람이 일 열심히 하는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누군가나 환경을 탓하기 전에 나 스스로 업무를 어떻게 처리하고 있는지 철저하게 파악하고 개선할 필요가 있고 그다음에는 반드시 사회제도의 개선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본다.

나는 앞으로 더욱 칼퇴 하는 스마트한 직장인이 되도록 가짜 노동을 근절하고 진짜 노동을 하도록 더욱 노력해 보겠다는 결심을 해보면서 이 책을 마무리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종말주의자 고희망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97
김지숙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모순적인 제목이 인상적이다.

주인공의 이름은 희망인데 종말 주의자라고 하니 이 아이러니함을 어떻게 풀어나갈까 사뭇 궁금해졌다.

전혀 앞뒤가 맞지 않는 제목의 소설 주인공 고희망은 중학생이다.

그리고 이 어린 학생은 인터넷에 소설을 쓰는 작가이기도 하다.

근데 그녀가 쓰는 소설의 내용은 인간의 종말에 관한 이야기다.

어린 나이에 왜 종말과 같은 부정적이고 우울한 이야기를 글로 쓰고 계속해서 생각하는 걸까? 싶었지만

생각해 보면 나도 그 나이 즈음에 약간의 성숙함 내지 쓸데없는 진지함으로 인해 센티해지는 생각들을 하곤 했던 것 같다.

물론 주인공 고희망은 단순히 중2병적인 증상에 의한 종말 주의를 생각한 것은 아니고 동생이 사고로 죽고 열심히 노력하는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다주지 않는 상황들이 겹쳐진 게 원인이었다.

동생의 죽음은 고희망뿐만 아니라 그녀의 가족들에게도 상당한 충격으로 다가왔고 아마도 그녀와 그녀의 가족들은 모두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일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중학생의 신분으로 슬픔을 견디기에는 정말 쉽지 않을 것 같다.

나는 감히 상상하기 힘든 고통의 감정이 아닐까 싶다.

종말주의자 고희망은 완전히 무거운 내용의 이야기로 채워지진 않았다.

그건 책 표지의 색감에서도 약간 유추해 볼 수 있었는데

어느 나이대이건 늘 삶의 고비는 늘 찾아오고 그때는 벗어날 수 있다면 벗어나고 아니면 결국 견디는 방법밖에 없다.

나는 허지웅 작가님의 버티는 삶에 관하여 책을 참 인상적으로 읽었다.

버틴다는 건 참 중요하다고 여전히 생각하고 있다.

그로기 상태이지만 1초만 10초만 버티면 라운드가 끝나고 다시 반전의 기회를 만들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에서 고희망이 보여준 쉽지 않은 하루하루의 버티기가 나에게는 인상적이었고 응원을 자연스럽게 보낼 수 있었다.

나도 마찬가지다.

평탄한 삶 속에서도 때때로 찾아오는 다양한 감정들이 쉽지 않지만 또 버티고 버텨본다.

그러다 보면 마치 언제 그랬냐는 듯이 밝은 웃음을 띠고 그때를 떠올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 자모단 4기로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