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재밌는 일이 일어날 것만 같아 - 우리는 일요일마다 그림을 그리는 것뿐인데
아방(신혜원) 지음 / 상상출판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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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수업에서 뭘 가르쳐드리지는 않지만 그리고 싶은 것을 그릴 수 있도록 연습시켜 드립니다."

P25 중에서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흔히들 겪는 성장과정을 통해 어른이 되다 보니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기가 어렵다.

한마디로 예상 범위 안의 행동들을 하며, 평균적인 선택을 하며 보통의 삶을 살아간다.

얼마 전에 내가 자주 가는 커뮤니티에서 흥미로운 글을 읽은 적이 있다.

누구나 알법한 글로벌 기업의 한국 지사의 근무 환경과 직원들에 대한 대우를 간략하게 요약한 글이었다.

- 아무도 일을 하라고 시키지 않는다.

- 자율적으로 출근하고 퇴근할 수 있다.

- 100% 성과를 바탕으로 연봉과 상여가 결정된다.

이외에도 다양한 복리후생 제도가 즐비했고, 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와 비교하면 그야말로 천국과 같은 곳이었다.

하지만 뜻밖에도 그 글의 댓글에는 '나는 그런 곳에 가면 오히려 적응을 하지 못할 것 같다.'라는 식의 내용도 꽤 많이 보였다.

그렇다.

우리는 자율, 자유라는 말을 갈망하면서도 막상 그것을 맞이할 만한 준비나 용기가 많지 않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을 쓴 신혜원 작가님은 자기고 하고 싶은 것(또는 자신이 재밌다고 생각하는 것)을 실행할 수 있는 용기를 가졌으며, 타인에게도 좋은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 같다.

내가 처음에 인용한 P25의 문장이 작가님을 표현하는 한 줄 요약이 아닐까 싶다.

이 책에는 작가님 스스로에 대한 자축의 내용도 있고, 그동안 그림 수업을 함께한 크루들과의 즐거운 추억을 회상하는 내용도 많다.

첫 수업 단 한 명의 수강생을 시작으로 셀 수 없이 많은 인연들을 그림을 통해 만났는데, 가르치거나 배우는 관계가 아닌 그야말로 함께 그림을 그리고 즐기는 순간들을 만든 것 같다.

인복이 좋아서인지 늘 화실이 필요할 때마다 구세주처럼 공간을 빌려주는 고마운 이들도 있었는데, 아마도 '자기를 찾아가는 그림 수업'을 잘 이끌어나가라고 하늘에서 도와준 게 아닐까 싶다.

"몇 년 동안 SNS로 보기만 하다가 이번에 드디어 클래스 신청한 거예요."

"왜 몇 년 동안이나 보기만 했어요?"

"용기가 안 나서요."

 P138 중에서

돌이켜보면 나도 독서 모임 한 번을 나가기까지 꽤 많은 고민과 시간을 투자한 후 떨리는 마음으로 나갔던 것 같다.

작가님 표현처럼 사고 한 번 쳤다는 생각을 자주 가지는 마음가짐이 있으면 지금보다 한 열 배 정도는 더 재미있는 일상이 되지 않을까 생각도 해본다.

책 속 글들을 읽어가면서 재밌는 일이 생기기 위해서는 눈치를 보지 않아야 한다는 결론을 스스로 내렸다.

이리저리 재고 재다 보면 결국 아무것도 못하고 강물처럼 시간을 흘러가니 말이다.

그림이든, 등산이든, 맛집 투어든 작가님 표현처럼 사고 한 번 치자는 생각으로 실행에 옮기다 보면 자기를 알아가는 과정을 다른 의미로 그릴 수 있지 않을까?

나보다 더 용감한 작가님에게 리스펙을 표시하며, 나도 나만을 찾아가는 여정을 조심스럽게 시작해 볼까 한다.

 

* 상상팸 12기로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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