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흔히들 겪는 성장과정을 통해 어른이 되다 보니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기가 어렵다.
한마디로 예상 범위 안의 행동들을 하며, 평균적인 선택을 하며 보통의 삶을 살아간다.
얼마 전에 내가 자주 가는 커뮤니티에서 흥미로운 글을 읽은 적이 있다.
누구나 알법한 글로벌 기업의 한국 지사의 근무 환경과 직원들에 대한 대우를 간략하게 요약한 글이었다.
- 아무도 일을 하라고 시키지 않는다.
- 자율적으로 출근하고 퇴근할 수 있다.
- 100% 성과를 바탕으로 연봉과 상여가 결정된다.
이외에도 다양한 복리후생 제도가 즐비했고, 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와 비교하면 그야말로 천국과 같은 곳이었다.
하지만 뜻밖에도 그 글의 댓글에는 '나는 그런 곳에 가면 오히려 적응을 하지 못할 것 같다.'라는 식의 내용도 꽤 많이 보였다.
그렇다.
우리는 자율, 자유라는 말을 갈망하면서도 막상 그것을 맞이할 만한 준비나 용기가 많지 않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을 쓴 신혜원 작가님은 자기고 하고 싶은 것(또는 자신이 재밌다고 생각하는 것)을 실행할 수 있는 용기를 가졌으며, 타인에게도 좋은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 같다.
내가 처음에 인용한 P25의 문장이 작가님을 표현하는 한 줄 요약이 아닐까 싶다.
이 책에는 작가님 스스로에 대한 자축의 내용도 있고, 그동안 그림 수업을 함께한 크루들과의 즐거운 추억을 회상하는 내용도 많다.
첫 수업 단 한 명의 수강생을 시작으로 셀 수 없이 많은 인연들을 그림을 통해 만났는데, 가르치거나 배우는 관계가 아닌 그야말로 함께 그림을 그리고 즐기는 순간들을 만든 것 같다.
인복이 좋아서인지 늘 화실이 필요할 때마다 구세주처럼 공간을 빌려주는 고마운 이들도 있었는데, 아마도 '자기를 찾아가는 그림 수업'을 잘 이끌어나가라고 하늘에서 도와준 게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