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디, 얼지 않게끔 새소설 8
강민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20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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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책 읽는 30대 Klhan85입니다.

오늘 소개할 도서는 한국 소설입니다.

개인적으로 새로 나오는 한국 소설들을 다 본 건 아니지만 기회가 닿아 본 작품들은 하나같이 신선함을 물씬 느낄 수 있었던 작품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완독하고 글을 쓰고 있는 '부디, 얼지 않게끔' 역시 부러울 정도로 소재가 신선해 작가가 부럽기까지 한 작품이었습니다.

자음과 모음 제3회 경장편 소설상 수상작에 빛나며, 영화 매거진 편집장인 작가가 쓴 소설을 저와 함께 만나보겠습니다.

부디, 얼지 않게끔은 분량이 압박스럽지 않아 일단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 마음을 가볍게 해줍니다.

일단 표지에서는 보라색이 지배적이고, 부디, 얼지 않게끔이라는 제목은 대체 어떤 상황을 묘사한 것일까 호기심을 가지게 만듭니다.

줄거리를 대략적으로 설명해본다면, 두 사람이 중심인물이며 인경이라는 사람이 이 이야기의 화제가 되는 인물입니다.

사무실 풍경을 묘사하면서 소설은 시작됩니다.

그리고 어쩌다 보니 인경은 회사에서 다녀오라는 출장을 베트남으로 가게 되는데 송희진 주임과 동행을 하게 됩니다.

문제는 송희진 주임은 회사 내에서 아웃사이더이면서 사람들 사이에서 까칠하고 다루기 어려운 사람으로 평이 난 인물이죠.

딱히 달갑지 않은 상황에서 인경과 희진은 함께 출장길에 오르게 되고, 여기서부터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베트남은 가을, 겨울에 가도 덥거나 따뜻한 나라입니다.

문제는 땀을 흘려야 하는 것이 정상인데 인경을 바라본 희진은 그만 놀라게 되는데요.

바로 인경은 땀을 전혀 흘리지 않을뿐더러 따뜻한 기온에서 아주 평온하기 그지없습니다.

자신의 상태를 믿을 수 없었던 인경은 희진과 함께 현지 사우나를 가게 되고, 말도 안 되는 온도 안에서도 전혀 문제가 없는 자신을 마주하게 됩니다.

그때부터 이 둘은 서로만 알게 되는 비밀이 생긴 채 한국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소설은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별로 파트를 나눴습니다.

그리고 제가 알려드린 내용은 봄 파트에 있는 부분입니다.

계절이 지나가는 동안 당연히 인경의 신체에는 변화가 생기는 과정이 묘사되며, 그 사이에 인경과 희진의 관계는 처음 시작했을 때와는 상당한 변화가 일어납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좋았던 이유 첫 번째는 바로 기발한 소재를 통해 글을 썼다는 점이었고, 두 번째는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와 사람 간의 관계 변화를 보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흔히들 우리는 겪어보지도 않고 다른 사람들의 말 한마디에 그 사람을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 단정 짓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어리석은 우를 범하는 것이 보통의 존재들입니다.

실제로 겪어나간 희진은 회사에서의 일적인 이유로 까탈스럽게 굴었을 뿐, 사적인 희진은 상당히 명랑하고 사람을 챙길 줄 아는 좋은 사람이었던 거죠.

점점 겨울이 다가올수록 동면의 상태로 들어가는 인경을 정성껏 도와주는 건 희진입니다.

마지막에 있는 작가의 말에는 두 주인공 설정과 특히 희진을 그리는 부분과 관련된 이슈를 간접적으로 설명하기도 하는데요.

아마도 세상을 떠난 아름다웠던 존재들의 사고를 보며 이러한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 것 같습니다.

처음 시작은 흥미, 신선함이 지배적이었다면 끝으로 갈수록 알게 모르게 뭉클함과 울컥함이 드는 묘한 소설이었는데요.

분량이 많지도 않으면서 알차고 멋진 작품이라 꼭 한 번쯤 읽어보기를 추천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좋았던 부분을 남겨보면서 이 글을 읽어보시는 분들도 이 책을 살짝 맛보기를 바랍니다.

방에 틀어박혀 모포와 이불 속에서 나오지 않는 나를 위해, 희진은 이따금씩 공원이나 산에서 찍은 사진을 보내주곤 했다. 한강에서 자전거를 타고 이전에 함께 지나갔던 곳이라며 보낸 사진, 롯데월드에서의 대학 동기 모임 사진, 아차산 산책 사진, 가기 싫었다던 사촌의 결혼식 사진 등에서 볼 수 있는, 예전보다 훨씬 바삐 그리고 쾌활하게 움직이는 희진의 모습은 나에게 꽤 많은 위안이 되었다. 마치 지구의 형형색색을 그리워하는 우주비행사의 마음으로 주말이면 침대에 누워 그녀가 보내올 바깥세상의 사진을 기다렸다.

P175 중에서

 

 

*자음과 모음 서평단 2기로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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