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람쥐의 위로
톤 텔레헨 지음, 김소라 그림, 정유정 옮김 / arte(아르테)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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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고슴도치의 소원, 코끼리의 마음에 이은 네덜란드 작가 톤 텔레헨의 세 번째 어른 동화 소설 다람쥐의 위로 가 독자들에게 왔다.

이번 책의 주인공은 다람쥐인데, 다람쥐 역시 전작들의 책에 모두 등장했다.

특히 다람쥐는 다른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역할을 많이 했고, 그 캐릭터의 특성을 살려 위로라는 단어와 함께 이번 책에서 부각되었다.

 

표지에서도 보이듯이, 다람쥐가 소파에 앉아서 차를 들고 있고, 옆에는 다람쥐의 절친 개미 역시 찻잔을 들고 있다.

이번 '다람쥐의 위로'에도 코끼리, 모기, 개미 등 다양한 동물들이 여전히 엉뚱하고 가끔은 바보스러운 생각과 행동들을 하기도 하고, 그 와중에 사람들의 마음을 한 번 쿡 찌르는 질문과 말들을 내뱉곤 한다.

그래서 가벼운 페이지 수와는 다르게 한 번에 이 책을 완독하기는 어려운 점이 많았다.

여전히 코끼리는 나무 위를 올라가다가 쿵 떨어지기도 하고, 모기는 자신의 생일을 길지 않게 보내는 방법을 고심하고 있었다.

이제는 너도밤나무가 생경하지 않고 나에게 톤 텔레헨의 책을 읽을 때 한 부분을 차지하게 된 것은 '다람쥐의 위로'를 읽으면서 느낀 하나의 수확이었다.

 

나는 작가의 세 권의 책이 어린 왕자와 비슷한 선상에 있다고 생각한다.

아니 어떻게 그 유명하고 최고의 책인 어린 왕자와 같은 수준이라는 것이냐?

라고 묻는다면 내용의 깊이나 고전 중에서도 고전이라는 점에서는 여전히 어린 왕자가 더 가치가 있을지는 모르지만

두 작가의 책은 동화임에도 어른들이 읽어도 좋은 내용들이 페이지 전체를 채웠다는 점에서부터 유사함을 설명할 수 있다.

그리고 앞에서 말했듯이 대체 이게 무슨 내용이야라고 이해가 가지 않을 내용들도 있는데, 그런 내용 역시 처음 읽었을 때, 그리고 조금 더 시간이 지나서 다시 읽었을 때, 그리고 또다시 나이를 조금 더 먹고 다시 읽었을 때 분명 이해가 되는 부분이 늘거나 새롭게 보이는 부분이 분명히 있어 보인다.

이런 요소들이 어린 왕자와 톤 텔레헨의 어른 동화 소설이 가지는 매력이자 빛나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제목처럼 다람쥐는 다양한 동물 친구들에게 위로를 건넨다.

다람쥐가 건네는 위로의 방식은 어떨까?

어설픈 따뜻한 말을 하지 않는다.

그리고 묵묵히 들어준다.

마지막으로 따뜻한 차와 함께 한다.

또 한 편으로는 할 말은 한다. 담백하게.

그래서 위로에 대한 생각을 스스로 한 번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들은 이제 겨울이라고 생각했다. 그러자 바로 눈이 내렸다. 모두 오들오들 떨자, 코끼리가 외쳤다. "왜 항상 원하는 것만 생각할 수는 없는 걸까?

아무도 말이 없었다.

시간이 좀 지나자 거북이가 몸을 가다듬으며 말했다. "우리, 생일이라고 상상해볼까?"

잠시 후 그들은 생일을 맞았다고 생각하며 서로를 축하해 주었다.

(중략)

"이제 우리 다 행복하다고 생각하지?" 거북이가 조심스레 물었다.

"그럼, 행복하다고 생각해." 코끼리와 다람쥐가 대답했다.

P99~P102 중에서

 

이런 대화들이 이 책의 매력인 것 같다.

약간은 멍 때리듯 힘을 빼면서 읽다 보면 무언가 메시지가 내 생각 속으로 들어오는 느낌이다.

그래서 한 번에 모두 읽기보다는 매일 조금씩 아껴서 읽으면 더욱 도움이 될 것 같다. 

 

앞으로도 톤 텔레헨의 동화 소설을 계속 이어질 것 같다.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동물 친구들이 여전히 많이 남았기 때문이다.

쉬운 듯 그리고 편한 듯하지만 절대 쉽지 않은 이야기와 예쁜 그림들.

앞으로도 작가의 이야기를 계속 귀 기울이게 될 매력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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