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전 대 호랑전 - 명절맞이 부침개 대결
정현진 지음 / 창비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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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서평입니다.)


“달콤한 냄새가 솔솔 퍼지는 것을 보니
인간들의 명절이로구나“

<토끼전 대 호랑전>의 첫문장이다. 판소리 한마당처럼 구수한데, 실제로 이 말투가 이야기 끝까지 이어진다. 입말이 살아있는 그림책!
나로서는 이렇게 ’얼쑤~‘가 절로 나올 것 같은 그림책은 처음이라 참신하다고 느꼈다.
읽으면서도 또 읽어주면서도 재미있었다.

판소리 말투라고 해두자.
<곧게 뻗은 쪽파 고르고 골라 / 거침없이 휙휙 올리니, / 몸집은 작아도 손노림이 시원한 / 토선생일세.>
<소고기 얇게 저미고 / 알록달록 꽃 고명 다듬으니, / 덩치는 커도 손재주가 섬세한 / 호선생일세.>

나에게는 ’판소리‘가 떠오르지만 어린이들에게는 ’옛날 말투’일까나.
뭐라하든 속으로 쭝얼쭝얼 읽는 게 아니라 소리내어 혼자 또 여럿 같이 읽기에 참 좋다.
원래 그림책은 아이와 엄마가, 선생님과 어린이가, 또 어린이들끼리 함께 읽는 일이 많으니 참 잘 택한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이야기의 배경은 추석 전,
호랑이와 토끼가 추석 잔칫날 전을 기다리지 못하고 손수 전을 부치려 한다. 그러다 시비가 붙어 전 부치기 대결이 벌어진 것이다. 이 책의 부제가 그래서 ‘명절맞이 부침개 대결’.

조카에게 읽어주니 토끼와 호랑이의 시합에 흥미진진해한다.
누가 이길까, 왜 그렇게 생각하냐, 누구 재주가 멋진가 서로 이야기했다.
이 때 알았다. 아이들은 정말 시합을 좋아하는구나!

응원하는 동물들이 등장하고, 심사자가 정해지고, 심사 주제와 기준이 정해지고,
토끼와 호랑이가 솜씨를 뽐낸다.

말도 맛깔스럽고, 그림도 맛깔스럽다.
말투는 아이들 말마따나 ’옛날’ 말투지만, 등장하는 전 재료는 또 지금도 쓰는 것들이다.
밀가루, 동물복지 달걀, 국내산 콩기름…
이 재료 그림을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다.

토끼와 호랑이의 부침개 대결의 승자는 누구일까?
결론은 직접 읽어보셔라~

어린이든 어른이든 모두 좋아하는 음식 주제, 맛깔난 말투, 시합 상황, 그리고 명절 배경이 어우러져 집에 한권 쯤 꽂아두면 좋을 책이라 생각이 들었다. 또 이렇게 구수한 말투와 그림이 잘 버무러진 다른 책(시리즈)가 나오면 좋을 것 같다.

책 앞 작가 소개에서 정현진 작가님이 말하길 ”‘고된 일을 함께 나누면 전 맛도 훨씬 좋을 텐데.’하던 기억을 꺼냈지요.” 이 마음에 끄덕이며 책을 한 번 더 넘겨본다. 맛깔나는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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