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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의 민족: 범인은 여기요
박희종 지음 / 텍스티(TXTY) / 2024년 11월
평점 :
박희종 작가의 다섯 번째 장편소설 『추리의 민족: 범인은 여기요』는 평범한 일상에서 특별한 미스터리를 창조하는 데 탁월한 작가의 능력이 유감없이 발휘된 작품입니다. 배달 기사, 편의점, 공시생이라는 현실적인 직업군을 중심으로 세 친구의 케미와 흥미진진한 추적 활극이 펼쳐지며, 미스터리와 유머, 그리고 사회적 메시지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소설입니다.
소설은 사랑하는 연인의 실종이라는 사건에서 시작됩니다. 배달 기사 온종일은 여자친구 다정의 실종에 의문을 품고 친구 두 명과 함께 진실을 추적하기 시작합니다. 배달 기사들 간의 연대, 현실적인 캐릭터 묘사, 그리고 박진감 넘치는 사건 전개가 돋보이며, 독자에게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선사합니다.
온종일은 여자친구 다정의 갑작스러운 이별 통보에 마음이 무너집니다. 이후 배달 업무 중 그녀의 집으로 배달 요청을 받고 기대감을 안고 찾아가지만, 문틈으로 나온 낯선 남자의 손을 목격하고 이상한 낌새를 느낍니다. 다정이 실종된 건 아닐까? 종일은 만년 공시생 순경과 편의점 사장 정석이라는 두 친구의 도움을 받아 그녀의 행방을 추적하기 시작합니다.
추적 과정은 유쾌한 대화와 엉뚱한 사건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순경의 기발한 발상, 정석의 논리적인 사고, 종일의 성실한 행동력이 조화를 이루며 사건은 점점 큰 그림을 드러냅니다. 코믹한 분위기 속에서도 사회적 문제, 청년들의 삶의 애환, 그리고 서로 돕고 살아가는 연대의 중요성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습니다.
“아무리 작고 하찮은 일이라도 성실하게 그 일을 해 온 사람의 삶은 꽉 차 있다는걸.”
이 대사는 성실하게 삶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위로와 격려를 전합니다. 소설의 주제와 맞닿아 있으며, 배달 기사라는 직업에 대한 왜곡된 시선을 바로잡고자 한 작가의 의도가 잘 드러납니다.
순경이 종일에게 “푸드 스페셜 메신저”라며 농담하는 장면은 웃음을 자아냅니다. 소설은 이런 가벼운 유머를 통해 캐릭터의 매력을 돋보이게 하며 독자와 감정적으로 가까워지게 만듭니다.
다정의 행방을 찾기 위해 혼자가 아닌 친구들과 함께 움직이는 종일의 모습은, 각박한 현실 속에서 결국 우리는 서로를 의지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이 소설은 단순한 추리물 이상의 가치를 지닌 작품입니다. 배달 기사라는 소재는 현실적이고 소박하지만, 이를 중심으로 한 사건과 추적은 몰입감 넘치게 그려져 있습니다. 작품 속 캐릭터들이 겪는 고민과 어려움은 현재의 청년 세대가 직면한 문제들과 맞닿아 있어 공감이 깊었습니다.
특히 종일이 다정을 찾으며 자신의 한계를 극복해 나가는 과정은 감동적입니다. 처음에는 불안과 우유부단으로 가득 찼던 종일이 사랑과 연대의 힘으로 성장해가는 모습은 독자에게 희망을 줍니다. 무엇보다도 작가는 유머와 스릴, 감동을 조화롭게 엮어내며 지루할 틈 없는 전개를 선보였습니다.
『추리의 민족: 범인은 여기요』는 단순히 사건을 해결하는 재미에 그치지 않고,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다시 돌아보게 합니다. 특히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유대와 성실함을 놓지 않는 모습은 청춘들에게 큰 위로와 응원을 전합니다.
현실과 픽션을 넘나들며 독자의 웃음과 눈물을 모두 끌어내는 박희종 작가의 작품은 앞으로도 기대를 품고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소설은 스릴러와 코미디를 동시에 즐기고 싶은 독자에게 강력 추천합니다. 짠내 나지만 사랑스러운 캐릭터들과 속도감 있는 전개는 읽는 내내 미소를 머금게 하며, 마지막엔 따뜻한 감동을 남깁니다.
문학 속에서 잠시 일상의 스트레스를 잊고 싶다면, 이 작품을 선택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