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비 탐정 실룩 4 - 왕관을 노리는 토끼들 변비 탐정 실룩 4
이나영 지음, 박소연 그림 / 북스그라운드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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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비 탐정 실룩시리즈는 익살스러운 설정과 유쾌한 반전으로 독자를 사로잡습니다. 특히 이번 4권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은 평소 느긋하게 걸으며 '잘 보고, 잘 듣고, 잘 누자!'라는 신념을 실천하던 실룩이 강토끼 3종 경기 대회에 참가하면서 끊임없이 뛰는 모습을 보여준 점입니다. 언제나 화장실이 급할 때나 빠르게 움직이던 실룩이 진지하게 경쟁에 임하며 우승 후보로 떠오르는 장면은 의외성에서 오는 재미와 긴장감을 선사합니다. 또한 대회 도중 발생한 밀실 사건, 사라진 황금 왕관을 두고 벌어지는 추리가 돋보입니다. 실룩과 조수 소소가 사건을 풀어나가는 과정은 어린 독자에게는 흥미로운 추리의 묘미를, 성인 독자에게는 가볍지만 깊이 있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이 책은 단순히 유쾌하고 재미있는 이야기에 그치지 않고, ‘뛰는 것을 중심으로 한 토끼 사회의 풍자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어 특별합니다. 토끼와 거북이를 모티브로 모두가 하나의 결승점을 향해 맹목적으로 뛰는 현실을 꼬집는 작가의 의도는, 어린이 독자에게는 자연스레 자기 성찰의 기회를 제공하고, 어른 독자에게는 경쟁 중심의 사회를 되돌아보게 만듭니다.

 

 

특히 마지막에 대다수의 어린 토끼들이 더는 뛰고 싶지 않다는 선언은 진정한 행복과 명예란 무엇인가를 묻는 철학적 질문으로 다가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느긋한 탐정 실룩의 캐릭터는 단순히 웃음만 주는 것이 아니라 독자에게 여유와 성찰의 의미를 되새기게 했습니다.

 

 

변비 탐정 실룩은 뛰어난 스토리텔링과 가벼운 유머 속에 중요한 메시지를 녹여낸 작품입니다.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읽으며 즐거움과 교훈을 나눌 수 있는 훌륭한 도서로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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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개의 인형 사계절 그림책
이상교 지음, 휘리 그림 / 사계절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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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개의 인형은 세상과의 거리감 속에서도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어린아이의 마음을 섬세하게 포착한 작품입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주인공 지후가 인형 만들기를 통해 내면의 불안을 치유하는 모습입니다. 헝겊 조각을 하나하나 모아 꿰매며 인형을 완성해가는 과정은, 어쩌면 지후가 자신의 조각난 마음을 모아 새롭게 재건하는 일처럼 느껴졌습니다. 지후 곁에 놓인 크고 작은 인형들은 단순한 물건을 넘어 그 자체로 지후의 감정 상태를 보여주는 상징이기도 합니다. 특히 비가 내리는 장면에서 묘사된 빗방울은 지후의 불안한 마음을 두드리는 동시에, 자연이 아이를 감싸 안는 따뜻한 위로로 다가옵니다.

 

 

책을 읽으며 지후의 섬세한 감정선에 깊이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지후가 세상으로 나아가는 속도는 다른 아이들보다 느리고 조심스럽지만, 그것이 부족함이 아닌 독특한 성장의 방식으로 느껴졌습니다. 또한 인형 만들기는 단순한 놀이를 넘어 지후가 자신과 세상 사이의 관계를 새롭게 맺어가는 과정으로 보였습니다. 낯선 외부 환경을 향한 불안과 두려움을 자연스럽게 드러내고, 이를 부드럽게 풀어내는 지후의 여정은 독자에게도 위로와 공감을 안겨줍니다.

 

 

이 책에서 자연은 지후에게 말을 거는 존재로 그려지며, 아이가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매개체로 등장합니다. 하얀 꽃 위의 벌, 빗방울, 바람 소리 등 자연의 요소들이 지후의 감정을 어루만지며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줍니다. 특히, 종이에 물감이 번지듯 표현된 인형 그림은 지후의 심리적 안정과 서서히 세상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완벽하게 시각화하고 있습니다.

 

 

열 개의 인형은 세상과의 접촉을 두려워하는 아이가 자신의 속도로 세상에 다가가는 과정을 아름답게 그린 작품입니다. 헝겊을 꿰매어 인형을 만들 듯, 조각난 감정을 차분히 이어가며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지후의 모습은 잔잔하지만 깊은 울림을 줍니다.

 

 

이 작품은 단순히 아이를 위한 이야기로 그치지 않습니다. 불안을 느끼고 두려움에 주저하며 천천히 나아가는 모든 사람에게 공감과 위로를 건넵니다. 자연의 세밀한 묘사와 번짐 효과를 통해 표현된 부드러운 그림들은 이야기에 따뜻한 온기를 더하며, 독자가 자신만의 속도로 세상과 관계를 맺는 용기를 얻게 합니다.

 

 

열 개의 인형은 자신의 세계를 꿰매어가는 아이를 통해, 우리 모두가 품고 있는 여리고 조용한 마음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선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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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소심한 김치 고래뱃속 창작그림책
강경호.달다름 지음, 김혜원 그림 / 고래뱃속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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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소심한 김치는 일상의 작고 사소한 순간을 거대한 상상의 세계로 확장시키며 독자에게 유쾌한 웃음과 깊은 공감을 동시에 선사합니다. 이 책은 단순히 소심한 마음을 위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것을 상상력의 날개로 변모시켜 더욱 크고 다채로운 세계로 이끌어 주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합니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김치라는 독특한 소재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김치를 학교에 가져가야 한다는 상황은 어린 주인공 올리에게 있어 어쩌면 감당하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그러나 올리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상상들은 그 소심한 마음을 단순한 두려움으로 축소시키지 않고, 유머와 기발함으로 폭발시킵니다. 특히, 김치가 "안 돼, 학교는 안 돼!"라고 외치며 펼쳐지는 상상의 장면들은, 냄새가 우주로 퍼져 외계인이 찾아온다는 설정까지 나아가며 독자를 웃음 짓게 합니다. 이는 어린 시절 누구나 겪어보았을 법한 사소한 두려움이 얼마나 큰 이야기로 변할 수 있는지를 생생히 보여줍니다.

 

 

이 책은 단순히 소심함을 극복하라는 메시지가 아니라, 소심함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음을 말해줍니다. "소심하다"라는 감정은 흔히 부정적인 것으로 여겨지지만, 올리는 그 마음을 통해 세상을 다르게 보고, 김치를 상상의 친구로 만들어 자신과 소통합니다. 이는 독자에게 자신의 소심한 면을 부끄러워하기보다는, 그것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시각으로 탐구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합니다.

 

 

또한, 이 책의 그림과 글은 상상과 현실의 경계를 부드럽게 넘나듭니다. 올리의 마음속 상상은 생동감 넘치는 그림으로 표현되며, 독자가 그 세계를 직접 탐험하고 있는 듯한 몰입감을 줍니다. 덕분에 소심한 감정이 어두운 구석에 숨어 있는 것이 아니라, 다채로운 빛을 발하는 존재로 보입니다.

 

 

완전 소심한 김치는 단순한 아동 그림책을 넘어, 우리 모두가 가진 작고 여린 마음을 존중하고 그것을 새로운 가능성으로 이끄는 상상력의 힘을 일깨웁니다. 올리와 김치가 보여주는 여정은, 우리가 마음속 불안을 긍정하고 그것을 통해 더 넓고 다채로운 세계로 나아갈 수 있음을 따뜻하게 가르쳐줍니다. 책장을 덮고 난 후, "내 소심함도 상상의 거대한 날개를 달 수 있을까?"라는 물음이 자연스레 떠오르게 됩니다.

 

 

이 책은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자신의 마음을 소중히 들여다보고 다독일 수 있는 '엄청난' 하루를 선물해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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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가디언 책 읽는 샤미 42
이재문 지음, 무디 그림 / 이지북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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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문의 신작 마이 가디언은 어린 시절 누구나 겪었을 법한 관계의 고민과 성장통을 깊이 있게 다룬 작품입니다. 열세 살 은하가 베프 다미와의 관계 속에서 겪는 정서적 압박과 자기중심을 찾아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독자들에게 큰 울림을 전합니다.

 

 

은하가 다미를 구원자로 여기는 한편, 그에게서 느끼는 불안을 담담히 고백하는 장면이 기억에 남습니다. 은하는 친구라는 이름으로 모든 것을 양보하며, 다미의 그림자 같은 존재가 되어 갑니다. 다미의 요구에 억지로 옷을 입고, 화장을 하고, 결국 자신의 열정인 춤의 자리마저 내주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은하의 혼란과 아픔은 너무나 현실적이어서 공감이 되었습니다.

 

 

특히 다미가 SNS를 통해 이지은을 저격하라고 강요하는 장면은 관계의 일그러짐이 극에 달하는 순간입니다. 이 장면에서 다미는 친구라는 이름 아래 상대방을 마음대로 조종하려 하고, 은하는 그런 다미에게 휘둘리면서도 이를 깨닫고 변화하려는 용기를 보입니다. 이러한 갈등과 성장은 단순히 한 아이의 이야기를 넘어, 우리가 관계를 맺는 방식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만듭니다.

 

 

이지은을 통해 새로운 시각을 얻는 은하의 여정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학교에서 모두가 기피하는 이지은과 친해지면서 은하는 다미의 태양같은 존재감에 의존하던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게 됩니다. 특히 친구가 없다는 건 수영을 못하는데 구명조끼도 없이 깊은 물에 던져지는 것과 같다는 표현은 외로움과 불안 속에서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은 은하의 마음을 선명히 드러냅니다. 이 표현이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남았습니다.

 

 

마이 가디언은 단순히 가스라이팅이나 절교를 소재로 삼은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 작품은 얽히고설킨 관계 속에서 어떻게 자기 자신을 잃지 않고, 진정한 나만의 중심을 찾아갈 수 있을지에 대해 깊은 성찰을 제공합니다. 은하가 자신의 가디언이 되어가는 여정은 독자들에게도 넘어져도 괜찮아, 잘 넘어지는 것도 실력이야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우리 모두가 마음에 새겨야 할 교훈을 남깁니다.

 

끝으로, 이재문 작가가 어린이 독자의 마음을 정확히 이해하고, 현실감 넘치는 이야기를 통해 따뜻한 위로를 전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단순히 청소년 소설을 넘어선 공감과 성찰의 서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자신을 지키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넘어질 용기, 다시 일어설 힘을 얻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강력히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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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강경수 지음 / 창비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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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아이와 어른이 함께 성장하는 과정을 담은 철학적이고 감동적인 그림책입니다. 이 책은 아이가 세상으로 나가고, 자신의 존재를 확립하는 과정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 작품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아이가 집 밖으로 나가면서 세상에 대한 첫 호기심을 느끼고, 그 경이로운 순간을 경험하는 장면이었습니다. 아이가 바깥세상을 향해 첫 발을 내딛는 순간, 그 모든 불확실함과 두려움 속에서도 자신을 발견하고 성장해 나가는 모습은 매우 감동적입니다.

 

 

책의 그림은 독특한 매력을 발산합니다. 강경수 작가는 노랑과 검정만을 사용하여 빛과 어둠을 표현하며, 화면 속 세상에 깊이를 더합니다. 노란색은 이 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빛을 상징적으로 드러내고, 집 안과 밖의 공간을 구분짓는 창문의 프레임은 독자에게 세상의 경계를 상상하게 합니다. 이러한 독특한 그림 표현은 단순히 이야기를 꾸미는 요소를 넘어서, 아이의 내면적인 변화를 효과적으로 보여줍니다.

 

 

책 속에서 아이는 점차 세상과 마주하며 성장하고, 그 과정에서 어른인 과의 갈등을 겪습니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갈등을 넘어, 아이와 양육자가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과 지지를 보내는 과정을 그려냅니다. 아이가 세상으로 나갈 때 느끼는 두려움과 불안, 그리고 그 두려움을 넘어서면서 성장하는 모습은 많은 어른들에게도 큰 위로와 깨달음을 줄 것입니다. 특히 양육자들에게는 아이를 보내는 순간의 불안을 공감하며, 그들의 마음을 다독여주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결국 세상은 단순히 아이의 성장 이야기를 넘어, 세상으로 나가는 과정에서의 두려움과 경이로움을 공유하는 작품입니다. 이 책은 어린이뿐만 아니라 부모와 양육자들이 함께 읽으며 서로를 이해하고, 아이와 함께 성장하는 여정을 되새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이 책은 어린 독자에게는 세상을 향한 용기와 호기심을, 어른 독자에게는 성장과 독립을 향한 응원과 위로를 전하는 따뜻한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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