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듦의 기술 - 단단하지만 홀가분하게 중년 이후를 준비한다
호사카 다카시 지음, 황혜숙 옮김 / 상상출판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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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인생이 길어졌다. 길어진 노후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노후를 지금부터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무척 막연하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 질문하겠다. "당신은 어떻게 중년 이후의 삶을 보낼 건가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명쾌한 답을 하지 못한다. 지금보다 여유롭게 살고 싶다, 아이들을 다 독립시키고 나면 진짜 내 인생을 찾고 싶다 등 두루뭉술한 소망만을 품은 채 지금도 나이 들어가고 있다.


<나이 듦의 기술>은 그런 당신에게 지금 당장부터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해 설명한다. 이 책은 성인이 된 후 인생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년 이후의 시간을 잘 보내기 위해 지금부터 하나둘씩 준비해야 하는 것들에 대해 말한다. 저자는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말한다.


50대 이상은 물론, 40대라도 문득 '언제까지나 젊은 것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면 노후의 문턱이 가까워졌다는 증거이다.


50세 이후의 행복한 삶을 위해 저자는 <나이 듦의 기술>이라는 방법을 소개한다. 하지만 책을 읽을수록 <나이 듦의 기술>을 노후의 삶을 준비하기 위한 책이라고 한정 짓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가 소개하는 방법들은 비단 나이 든 사람뿐만 아니라 현재의 자신의 삶이 만족스럽지 않은, 변화를 주고 싶다고 생각하는 그 누구에게라도 필요한 방법들 이었다. 그러니 부디 '나이 듦'이라는 단어에 얽매이지 않길 바란다. 책에서 소개하는 방법들을 하나하나 실천하다 보면 현재의 삶도 윤택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나이 듦의 기술>은 총 6장으로 나눠 실천할 수 있는 수많은 방법에 대해 설명한다. 각 주제는 쉽게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간결하고 명료하게 적어놓았다. 차례대로 읽어도 좋지만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에 대한 조언부터 읽어도 문제없다. 모호한 이론이 아니라 '기술'이라는 표현처럼 왜 그런 방법을 실천해야 하는지에 대해 명확하게 정리해 놓았다. 1장 매일이 즐거워지는 마음가짐에서 제안하는 방법 중 인상 깊었던 것은 다음과 같다.


즐겁지 않으면 살아있는 의미가 없다 : 70세에 은퇴한 후부터 본격적으로 작가 일을 시작했다. 85세로 사망하기 전까지 무려 30여 권의 책을 썼고 그 대부분은 명저가 되었다.

'kill time'은 곧 'kill myself' : 막상 일손을 놓으면 유유자적하는 생활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 오히려 그런 시간이 고역이 될 수도 있다.

일기를 쓰면 생활의 질이 달라진다 : 정말 쓸 말이 없는 날은 단 하루도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인생의 버팀목이 되는 취미와 공부의 중요성에 대해 말하는 2장에서는 비록 지금 없더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를 찾고 노후에도 계속하라고 말한다. 생활에 탄력을 주기 위해 문화센터에 등록을 해 새로움에 도전을 하며 도전 자체만으로 활력을 주는 자격증을 취득해 보길 권한다.


바쁘게 돌아가던 일상의 시간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점 더 느슨해진다. 처음엔 선물 같은 여유를 즐기겠지만 결국 시간의 무료함을 이기지 못하고 무력감에 빠져 버리고 만다. 책에서는 말한다. '취미를 찾고 사람들을 만나기 위한 모임을 만들어라.' 하지만 그런 방법들에 앞서 생각해 봐야 할 것이 있다. 이런 방법들은 모두 스스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누군가가 당신의 취미를 만들어 주고, 모임에 초대하지 않는다. 내 삶을 행복하고 단단하기 만들기 위해서는 안되는 핑계만 대는 습관을 버리고 능동적으로 살아가야 한다.


나이가 들면서 사람들과의 관계를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줄어들면서 점점 인간관계에 대한 두려움이 늘어난다. <나이 듦의 기술> 3장에서는 인생 후반 담백한 인간관계를 만드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인간관계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 중에서 눈에 띄었던 방법은 '혼자서 즐길 수 있는 사람이 매력적이다'였다. 혼자서도 충분히 자신의 시간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이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더 산뜻하게 이끌어간다.


더 이상 젊지 않다고 느끼는 데는 여러 원인이 있다. 그중에서 대표적인 것이 아마 신체의 변화가 아닐까 싶다. <나이 듦의 기술> 5장에서는 인생의 자산인 건강한 몸과 마음을 위해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건강 관리에 대해 소개한다. 중년 이후 불어나기 쉬운 몸무게를 매일 재면서 자기 진단을 생활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음식을 통해 건강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식단에 신경을 써야 하고 스스로의 컨디션에 주의를 기울이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나이 듦의 기술> 제일 마지막 장에는 '엔딩노트'가 수록되어 있다. 저자는 엔딩노트를 '인생의 전환기에 하는 마음의 대청소'라고 말한다. 엔딩노트를 쓰면서 자기 자신에 대해 다시 한 번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나이가 많든 적든 간에 현재 자신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앞으로 어떻게 준비하고 변화해야 하는지를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행복한 인생 후반을 위한 일상 속의 방법들을 이야기하는 <나이 듦의 기술>은 앞서 말했듯 오직 인생 후반만을 위한 실천들이 아니다. 나이에 상관없이 좋아하는 취미 하나 없이 오직 일에만 집중하는 인생은 퍽퍽하다.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 도구가 없다면 계속해서 쌓여만 가는 일상의 고단함에 삶이 점점 힘들어질 것이다. 혼자의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면 늘 누군가와 함께 있어도 외롭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젊음으로 이겨낼 수 있는 건강도 있지만 나이에 상관없이 자신의 몸에 집중하고 관리하는 것은 중요하다.


이렇듯 <나이 듦의 기술>은 누구나, 언제나 자신의 인생을 즐기기 위해 실천할 수 있는 쉬운 방법들이다. 물론 책 속의 방법들이 <나이 듦의 기술>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것들은 아니다. 특별하지 않지만 어렵지 않기 때문에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다. '지금'이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멋진 시간이 될 수 있도록 '지금'부터 변화를 시작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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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과 지하철
마보융 지음, 양성희 옮김 / 현대문학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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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장안이 어디인지 궁금해 읽던 책을 멈추고 검색창을 켰다. '장안'이라는 단어를 넣으니 가장 먼저 '당나라의 서울이 장안(현재의 서안)이다'라는 글이 눈에 띄었다. 현재의 서안이라는 글귀를 읽으니 왠지 <용과 지하철>의 이야기가 묘하게 납득되는 것 같았다. 분명 <용과 지하철>은 판타지이지만 고대 중국 장안이라는 도시에 일어난 일이라는 배경은 단지 판타지가 아니라 고대에 실제로 있었을 것만 같았다. 병마용갱이 발굴된 곳이자 여전히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수의 진시황제의 유물이 잠들어 있는 곳인 서안. 마보융 작가가 말하는 장안은 이름만 빌려 쓴 허구의 도시일 것이다. 하지만 신비함을 간직한 도시인 서안의 옛 이름을 배경으로 쓰인 <용과 지하철>은 이미 내게 단순한 판타지 소설 이상이 되었다.

 

중국판 미드 24시를 보는 듯 박진감 넘치는 <장안 24시>를 통해 마보융이라는 작가를 알게 되었다. 1권을 읽고 난 후 단숨에 2권까지 읽게 만들고 중국 소설에 대한 선입견을 깨어버린 마보융 작가가 이번에는 장안을 배경으로 <장안 24시>와 전혀 다른 판타지 소설 <용과 지하철>을 들고 나타났다.

 

​<용과 지하철>은 소설 이야기를 하기 전에 먼저 표지의 독특함부터 말하고 싶다. 개성 있고 멋진 책 표지들이 많지만 한눈에 쏙 들어오는 디자인은 없었다. 하지만 <용과 지하철>은 책을 펼치기 전에 먼저 손으로 표지 그림은 한참이나 만져봤다. 금방이라도 책 밖으로 튀어나올 것만 같은 용과 수염을 잡고 있는 소년이 톡 떨어질 것만 같았다. 페이터 아트로 만든 <용과 지하철>은 최근에 접해 본 표지 중에 최고 점수를 주고 싶을 만큼 마음에 쏙 들었다. 물론 <용과 지하철>은 입체감 있고 몽환적인 느낌의 페이터 아트 표지와 무척 잘 어울리는 소설이었다.

 

​<장안 24시>은 두 권에 걸친 장편 소설이지만 <용과 지하철>은 중단편 소설로 책 안에는 <용과 지하철>외에 '고북구 출입금지 구역', '고고물리학', '대접근대이동' 이라는 3편의 단편 소설도 함께 수록되어 있다. 이전의 책이 휘몰아치는 이야기 속에서 허우적거리다 정신없이 빠져나왔다면 이번 <용과 지하철>은 '용과 지하철'과 그 속에 수록된 단편 소설을 통해 마보융이라는 작가의 다양한 글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알게 된 기회였다.

 

​<용과 지하철>은 신화와 과학이 함께 어우러진 판타지 소설이다. 고대 중국 도시 장안에는 비행기가 날아다닌다. 지하도에는 현대의 지하철 개념으로 용이 사람들을 수송하고 있다. 이런 용들을 책에서는 지하룡이라고 부른다. 전설의 동물인 용이 지하철처럼 사람들의 교통수단이 된다는 배경이 무척 신선하고 흥미로웠다. 장안시의 지하도를 다니는 지하룡들은 용문절에 잉어에서 용이 되는 순간 잡아 지하룡으로 이용된다. 용들은 사람들에게 잡히는 순간 역린이 제거되고, 오랫동안 쌓인 분노의 역린 속에서 태어난 얼룡들로 인해 장안시는 혼란에 빠진다. 그리고 이런 혼란을 없앨 사람은 장안시 장군의 어린 아들 나타와 나타와 우정을 쌓은 황금룡 막대사탕이다. 과연 용과 소년은 초대형 얼룡으로 부터 장안시를 지켜낼 수 있을까?

 

​비행기가 날아다니고 연기로 만들어진 얼룡들을 잡기 위해 부적이 사용된다. 매년 물길을 거슬러 용문을 뛰어넘는 황하의 잉어들이 용이 되는 순간, 사람들에게 잡혀 평생을 장안시 지하에서 지하룡으로 살다가 죽어가는 용. <용과 지하철>은 하늘에서부터 지하까지 독특한 설정의 판타지로 가득 채워져 있다. 그뿐만 아니라 판타지 사이에는 용들을 잡아 지하에 가둬둔 인간들의 욕심, 백성들의 목숨보다 권력 놀이에 바쁜 지배층, 순수함으로 용과 친구가 되는 소년 그리고 4% 정도의 로맨스가 들어있다.

 

​<장안 24시>가 빠른 호흡과 반전의 매력을 가졌다면 <용과 지하철>은 상상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장안 24시>를 읽고 <용과 지하철>을 읽으니 금방 이야기가 끝나 버린 것 같아 아쉽기도 했지만 <용과 지하철>만큼이나 개성 있는 마보융의 판타지 단편 3편이 남아 있으니 느긋하게 마보융의 판타지 세계를 즐겨보길 바란다.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들어오는 지하철을 보는 순간, 진짜 용이 지하도에서 긴 수염을 날리며 들어와 플랫폼에 정차하고 사람들이 용의 비늘 사이로 올라가는 장면이 떠올랐다. 일상의 한순간을 판타지로 만들어 주는 <용과 지하철> 덕분에 한동안 지하철 타는 게 무척 즐거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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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츠드렁크 - 행복 지수 1위 핀란드 사람들이 행복한 진짜 이유
미스카 란타넨 지음, 김경영 옮김 / 다산북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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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들어왔으면 가장 먼저 답답한 옷을 벗고 가장 편한 옷을 입자. 냉장고 안에 넣어둔 시원한 맥주 한 캔과 단짠단짠 과자 한 봉지를 꺼낸 후 털썩 소파에 앉은 후 TV나 좋아하는 영화 한 편을 틀자. 누구 눈치도 보지 않고 웃고 즐기며 하루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 순간, 그때가 바로 팬츠드렁크이다.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곳에서 가장 편한 옷차림으로 술을 즐기는 것, 그것이 팬츠드렁크이다.


스트레스를 푸는 각자만의 방법이 있을 것이다. 친구를 만나 이야기를 해야 하루가 제대로 끝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땀 흘리며 신나게 운동을 하는 등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나는 그중에서도 집에서 홀로 있는 시간을 가장 사랑하는 전형적인 집순이이다. 팬츠드렁크라는 단어는 다산북스에서 출간된 <팬츠드렁크>를 통해 알게 되었지만 책에서 들려주는 것들은 집순이라면 이미 잘 알고 있는 것들이 아닐까 싶다.


라곰이나 휘게처럼 여유로운 삶, 현재를 즐기자는 북유럽의 라이프 스타일 중 핀란드인에게는 팬츠드렁크가 있다. 팬츠드렁크의 장점은 누구나 자기답게 쉴 수 있는 완전한 휴식이라는 것이다. 누구의 눈치도 볼 필요도 없고, 특별히 준비해야 할 것도 없이 그냥 있는 그대로의 휴식을 취한다.


<팬츠드렁크>는 핀란드인들의 휴식 방법인 팬츠드렁크에 대해, 어떻게 그 시간을 즐길 수 있는지 등을 알려주는 가이드북과 같다. 아마 많은 사람들은 이미 팬츠드렁크와 같은 시간을 즐기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왠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어도 될까 하는 주저함이 있다면 그건 진정한 팬츠드렁크가 아니다. 쉬는 순간조차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우리들에게 안성맞춤인 <팬츠드렁크>를 보며 진짜 나로 쉬는 방법을 알아보길 바란다.


팬츠드렁크의 핵심은 '의미 있는 무의미함'이다. 그 순간을 즐기기 위해서는 무언가를 해내야 한다는 부담감을 버리고 계획된 방식으로 저녁 시간을 보내야 한다. 팬츠드렁크에서는 무엇보다 혼자만의 시간, 아무도 없는 빈방에서 하는 것이 가장 좋다. 물론 마음이 잘 맞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경우도 있지만 온전히 자신에게만 집중하기에는 함께 보다 혼자가 더 좋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맥주 또는 와인을 준비한다. 자신의 주량을 고려해 적당한 술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만약에 술을 마시지 못한다면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료를 준비해도 좋다. 팬츠드렁크의 옷차림은 기본적으로 최대한 벗는 것이지만 가장 편안한 옷을 입으면 된다. 요즘처럼 추운 겨울에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수면 잠옷이 최고의 옷이 아닐까. 음악을 좋아한다면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가 가득 담긴 음악을 준비하고 오락을 좋아한다면 오락기기를 가져온다. 책을 읽어도 좋고 스마트폰을 해도 좋고, 유튜브를 보거나 실컷 웃을 수 있는 예능을 봐도 좋다. 어떤 것이든 자신이 가장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이면 오케이이다. 그리고 술과 함께 꼭 준비해야 할 것이 바로 기분을 북돋는 적당한 당분과 나트륨이다. 팬츠드렁크는 날마다 할 수 있는 활동이 아니므로 팬츠드렁크를 할 동안 만은 칼로리나 영양에 신경 쓰지 말고 오직 행복감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는 것들로 준비한다.


아마 매일매일 바쁘게 살았던 우리 부모님 세대라면 팬츠드렁크하는 자녀들을 보면 한심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팬츠드렁크>에서도 그런 구절이 있다. '젊은 직원들은 팬츠드렁크를 중성적이고 긍정적인 의미로 받아들이는 반면 더 나이가 있는 직원들을 서글프고 외로운 삶을 가리키는 단어라고 생각해요.'


우리는 술을 마시는 중이나 마시고 난 후에 SNS를 피하라고 말한다. 하지만 <팬츠드렁크>에서는 소셜 미디어가 팬츠드렁크에 짜릿한 재미를 더해준다고 말한다. 소셜 미디어에서 하는 실수 또한 삶의 일부이다. 하지만 도를 넘지 않고 언행을 조심하기 위한 자제심은 필요하다.


<팬츠드렁크>에는 팬츠드렁크를 하는 방법, 필요한 것들, 왜 해야 하는지 등 팬츠드렁크에 대한 모든 것을 알려준다. 그뿐만 아니라 '헬싱키에서 맥주 마시기 좋은 장소'를 소개하는데 만약에 헬싱키 여행을 간다면 핀란드인들처럼 야외에서 팬츠드렁크를 즐겨봐도 좋을 것이다.


팬츠드렁크를 한다고 언제나 술을 마시며 영화나 스마트폰만 할 수 없다면 업그레이드된 팬츠드렁크를 해보자. 팬츠드렁크의 가장 중요한 목적이 느긋한 휴식이지만 이 말이 곧 아무것도 하지 말고 쉬기만 하라는 것은 아니다. 양말 짝 찾기, 빨래 개기 등 손쉬운 집안일, 블랙헤드 짜기나 옛날 일기 읽기 등의 자기 관리도 있고 조금 더 강한 활동을 원하다면 그동안 미뤄둔 욕실 바닥 청소나 소파 밑에 떨어진 동전을 꺼내는 등의 청소를 해보는 건 어떨까.


팬츠드렁크를 하는 방법은 있지만 정해진 방법은 없다. 쉼과 명상이라는 팬츠드렁크에 목적에 잘 맞는 시간을 보낸다는 것이 바로 팬츠드렁크이기 때문이다. 지친 일상을 마치고 아무도 없는 집안에 들어서는 순간을 좋아한다. 집에 들어오기 전 편의점에 들러 4개 만원 세계맥주를 구입하고, 그때 기분에 따라 적당한 안주도 함께 산다. 집에 들어오자마자 하루의 고됨이 묻은 옷을 벗어던지고 큼지막한 잠옷으로 갈아입는다. 보고 싶었던 영화가 있으면 영화를 보기도 하고 의미 없이 TV를 켜놓고 스마트폰으로 이곳저곳 둘러본다. 그것마저 피로할 때면 조용한 음악을 틀어놓고 맥주를 마시며 책을 본다. 그 순간이 너무 행복해 하루를 더욱 열심히 산다. 북적이는 사람들 속에서 빠져나와 혼자서 즐기는 저녁 한두 시간이 나에겐 진정한 팬츠드렁크이자 내일을 더 열심히 살 수 있는 영양제가 된다.


당신은 어떻게 스트레스를 푸는가? 당신이 가장 행복함을 느끼는 시간은 언제인가? 팬츠드렁크, 나만의 온전한 휴식 방법에 정답은 없다. 만약에 어떻게 쉬어야 할지 모르겠다면 <팬츠드렁크>를 읽어보길 바란다. <팬츠드렁크>에서 알려주는 방법을 시작으로 진정한 휴식의 세계로 들어가 보길 바란다. 더 잘 살기 위해서는 더 잘 쉬어야 한다. 진짜 행복하기 위해 오늘부터 팬츠드렁크를 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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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리더십 경영
윤형돈 지음 / 와이즈베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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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에는 참 많은 이야기가 있다. 우리는 역사 속 많은 사람들의 삶과 이야기를 통해 미래에 대처하는 방법을 알고자 한다. <조선 리더십 경영>은 변화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으로 조선시대의 리더십을 선택했다. 우리는 보통 리더십을 높은 사람들에게만 필요한 것이라고만 생각한다. 하지만 리더십은 꼭 높은 위치의 사람들만의 것이 아니라 세상을 사는 개개인이 갖출 필요가 있는 것으로, 남들에게 호감을 얻고 도움을 받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가 꼭 알아야 할 것이다.


<조선 리더십 경영>은 조선시대 많은 사람들의 삶을 통해 진정한 리더가 무엇인지, 그들의 경험을 통해 어떤 것을 취하고 어떤 것을 버려야 할 것인지 알려준다. 다소 딱딱한 느낌의 제목과 달리 책 속의 이야기들은 재미있다. 잘 알고 있는 인물과 사건도 있지만 <조선 리더십 경영>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역사 이야기도 있어 무척 흥미로웠다.


<조선 리더십 경영>은 처세의 진짜 기술, 신념을 지키는 리더, 명분과 실리를 모두 갖춘 리더십, 미래 리더의 자격이라는 주제로 총 12명의 리더십에 대해 이야기한다.


1부 처세의 진짜 기술에서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중종과 조광조의 관계, 김종서, 세조의 삶을 통해 처세술에 대해 말한다. 수많은 역사 책과 드라마를 통해 만나고 있는 인물들인 만큼 그들의 삶은 매력적인다. <조선 리더십 경영>을 통해 만나본 그들 이야기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으나 이 책에서는 기존의 것들과 달리 오직 리더십, 특히 처세에 초점을 두고 풀어낸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김종서에 대한 이야기는 그동안 내가 알고 있던 것과 다른 점이 많아서 놀라웠고 인상 깊었다.


<조선 리더십 경영> 2부 신념을 지키는 리더에서는 처음 만나는 인물인 김육과 리더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이순신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순신의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이 있겠냐마는 이 책에서는 이순신뿐만 아니라 진짜 리더인 이순신을 괴롭힌 가짜 리더의 위험에 대해서 알려준다. 진정한 내부의 적으로 조선 수군을 궤멸시킨 원균이 바로 가짜 리더이다. 이순신 편을 통해 가짜 리더가 얼마나 위험한지 알 수 있었는데, 문제는 그런 가짜 리더가 현대에서 차고 넘친다는 것이다.


3부 명분과 실리를 모두 갖춘 리더십에서는 자신의 생각만 고집해 문제를 만든 선조와 보스형 리더십의 정점인 태종, 여기서는 그래도 된다는 착각 속에서 선을 넘어버린 홍국영에 대해 설명한다. 미래 리더의 자격에 대해 이야기하는 4부에서는 조선 최고의 리더십을 가진 세종과 영조를 만난다. <조선 리더십 경영>에서 세종의 리더십은 서번트 리더십이라고 말한다. 서번트 리더십이란 지시가 아니라 '공감대를 바탕으로 팀을 이끄는 리더십'이다. 하지만 의외로 서번트 리더십은 활용되기 어려운 면도 있지만 세종은 힘들더라도 미래를 위해 시스템을 만들 방법을 선택해 역사에 기리 남을 한국형 서번트 리더가 되었다.


올바른 리더십이란 자신만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타인도 같이 살펴야 생긴다. 타인을 살펴볼 때 변화의 흐름을 볼 수 있고, 비로소 미래의 방향이 보인다.


저자가 말하는 올바른 리더십의 정의처럼 <조선 리더십 경영>은 리더십이 필요한 특정한 집단만을 위한 책이 아니다. 예측할 수 없는 변화가 계속되는 시대에 맞춰 우리도 조선시대의 그들처럼 주어진 환경에 맞추어 지키고 바꾸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리더라고 나서는 누군가에게 이끌려 가는 시대는 지났다. 한사람 한 사람이 리더가 되어야 한다. 각각의 개성을 드러내고 자신만의 특성으로 변화를 맞이해야 한다. <조선 리더십 경영> 속 다양한 리더십을 가진 그들을 통해 당신만의 리더십을 발견하고 변화를 앞서 나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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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의 시대 - 일, 사람, 언어의 기록
김민섭 지음 / 와이즈베리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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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의 시대>라는 제목만으로는 어떤 책인지 짐작 할 수 없었다. 김민섭 작가는 언제나 씁쓸한 '지금'의 모습들을 명쾌하게 들려주기 때문에 이번에도 기대감을 안고 책을 들었다. <훈의 시대>를 펼치고 곧 책 속으로 빠져들었다. 그가 들려주는 훈들은 예전부터 지금까지 한번도 내 곁을 떠나지 않았다. 그동안 미처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을 뿐. <훈의 시대>를 통해 언어의 힘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훈이라는 다소 생소한 단어를 사용했을 뿐 책이 하는 이야기는 나도, 당신도 이미 잘 알고 있는 것들이다. 너무 익숙해서 그것이 당연하다고 그냥 그렇게 의심없이 훈속에서 살고 있었기에 <훈의 시대>를 읽으며 익숙해서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시대의 언어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훈의 시대>를 읽으며 '펜은 칼보다 강하다'라는 구절이 떠 올랐다. 이 책이 언론이나 정보 전달의 무서움을 이야기하진 않지만 가만히 읽어보면 그보다 더 공포스러운 사실들을 들려준다.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 삶 속에 당연한 듯 깊이 새겨진 훈들에 대한 이야기. 폭력에 맞서 싸우기 위해 펜을 들었던 사람들은 대상이 누구인지 명확하다. 하지만 훈은 문자를 읽을 수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스며든다. 그래서 나는 <훈의 시대>에서 작가가 보여주는 훈으로 가득한 세상이 새삼 무섭게 느껴졌다.


그렇다면 '훈'이란 무엇일까? <훈의 시대>에서 말하는 훈은 한자로 가르칠 훈(訓)을 말한다. 한 단어만 이야기해서 혹시 이 단어가 추상적인 의미가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훈은 단어 그대로 우리가 쉽게 쓰는 훈계, 훈육, 가훈, 교훈등에 사용하는 바로 그 훈이다. <훈의 시대>에서 작가가 말하는 훈의 개념은 다음과 같다.


'훈'은 1)집단에 소속된 개인을 가르치기 위한 교육의 언어이고, 2)지배계급이 생산, 해석, 유통하는 권력의 언어이고, 3)한 시대의 욕망이 집약된 욕망의 언어이다.


문자가 소수만의 특권이자 권력의 원천이었을 때가 있었다. 문자를 모르는 사람들을 지배하기 위해서는 처벌등의 수단을 통한 몸으로 기억되는 훈만을 사용해도 충분했다. 하지만 모든 이들이 문자를 알게 되면서 부터 훈은 이전의 직접적인 통제때 보다 더욱 힘을 가지기 시작했다. 언어의 영향력은 상상한 것 이상으로 광범위했고 효과도 뛰어났다. 역사를 살펴보면 어느 시대이건 당시의 지배적인 훈이 있었고 언제나 새로운 훈들이 등장했다. 작가의 말처럼 시대의 훈은 그 시대의 야만과 욕망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었다.



<훈의 시대>에서는 학교, 회사 그리고 개인의 훈에 대해서 들려준다. 과거의 대부분을 보낸 곳이고, 현재의 대부분을 보내고 있는 대표적인 두 공간에 그토록 많은 훈들이 있었다는게 놀라웠다. 의심하지 않았다. 언제, 어디서나 주류에 따라 가지 않았기 때문에 나와는 상관없는 것이라고 생각해 왔었는데 <훈의 시대>를 읽으며 나 역시도 습관처럼 반복되는 시대의 훈에서 결코 예외가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학교의 훈'에서는 모든 학교에 있는 교훈에 대해 이야기한다. 작가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의 교훈을 기억하고 있었데 나는 하나도 기억하지 못한다. 교가 역시 누군가가 들려주면 어렴풋이 떠오를지도 모르겠지만 학창시절 수없이 불러댔던 그 교과가 기억나지 않는다. 학교의 훈에서 나오는 수많은 교훈과 교가들에 그렇게 공통점이 많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내가 다녔던 여중과 여고의 교가와 교훈이 궁금해 책을 읽다 인터넷으로 고등학교 홈페이지를 찾아봤다. 책에서 말하는 극단적인 단어가 없는 교가 가사를 보며 왠지 조금 뿌듯함을 느꼈다.


'남성이 군복무라는 희생을 도맡고 있으니까 어디에서든 주체가 되어야 하고 여성은 주변부로 밀려나도 괜찮다'는 논리는 많은 남성들의 몸에 새겨져 있는 듯하다. 그러나 군복무가 그러한 당위성을 부여하느냐의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그러한 욕망이 학교에서부터 이처럼 구체화되고 있는 데는 문제가 있다.


<훈의 시대>가 단지 특정 집단에서 많이 쓰는 훈에 대해 찾아보고 정리해서 들려주는 책은 아니다. 어렸을 때부터 당연한 듯 머리 속에 새겨진 예전의 훈들이 여전히 우리 사회의 많은 부분을 잠식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파생되는 여러 갈등들이 제대로 해결되지 못하고 있음 이야기한다.


학교와 회사 중 어느 쪽이 훈을 통해 더 쉽게 통제할 수 있을까? 나는 학교보다 사회 속에서 만들어지는 집단들이 훈을 통해 지배하기가 더 쉽다고 생각한다. 어느 회사든 사훈이 있다. 단지 글로 써 있지 않아 많은 사원들이 자신의 회사에 사훈이 있는지, 정확하게 어떤 것인지 모를때가 많다. 하지만 글로 적어놓지 않더라도 나는 회사의 분위기가 사훈이라고 생각한다. 집단에 속하며 우리는 일원이 되기 위해 그 곳의 색깔로 조금씩 변하려고 한다. 인식하지 못할 뿐, 그 회사만의 독특한 분위기가 어느 순간 나에게도 느껴진다면 회사의 훈을 이미 알고 있다는 것과 같은 말이 아닐까 생각한다.


<훈의 시대>에서 가장 인상적이고 충격적인 훈은 바로 '개인의 훈'이였다. 이미 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글을 통해 조목조목 읽어보니 다시금 내가 어떤 시대에 살고 있는지 알게 되었다. 브랜드 아파트로 가야한다는 욕망을 불러 일으킨 훈에 대한 이야기. 저마다의 건설사가 아파트 브랜드를 만들어 냈고 끝없는 TV광고를 통해 자사의 브랜드를 개인들이 쟁취해야만 할 훈으로 정착시켰다. 그들의 전략은 성공했다. 어느새 우리는 아파트가 자신의 품격을 증명하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믿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브랜드 아파트에 입주하는 사람들은 그 곳에 살면 정말로 자신들이 더욱 특별하게 되리라는 환상에 사로잡히기도 했다.


비단 브랜드라는 이름뿐이겠는가. 경비원에 대한 갑질, 임대아파트와 구분하기 위한 가림막 설치, 택배 차량의 지상 집입 금지등 '우리'만의 특별한 공간을 지키지 위해 참 많은 일들이 실제로 벌어졌고, 여전히 많은 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물론 그렇지 않은 공간들도 많다. 요점은 내가 특별하면 너 역시 특별하고 우리 역시 특별하다는 사실을 모두 인식해야 된다는 것이다. 공간의 주인은 폐쇄된 공간을 자신들만의 유토피아로 만든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 주변에는 아직도 많은 훈들이 남아 이 시대와 여전히 동시하고 있다. 전근대적인 야만의 언어들이, 산업화 시대에 만들어진 낡은 언어들이 여전히 우리 곁에 존재한다는 것은 몹시 모욕적이다. 우리는 이것들을 이제 폐기하고 스스로의 훈을 만들 필요가 있다.


내가 사는 동네는 세계 곳곳으로 떠나고 오는 항공기와 훈련 중인 전투기가 지나다니는 곳이다. 가끔 놀러오는 친구들은 나에겐 들리지도 않는 조용한 민항기 소리에도 깜짝 놀라곤 한다. 처음에는 나 역시도 그랬다. 비행기가 지나갈때 마다 TV 소리도 제대로 들리지 않고, 전투기가 빠르게 지나가면 집이 흔들리기도 해서 과연 여기에 살 수 있을까 싶었다. 한해가 지나고 두해가 지나며 이제는 민항기 소리는 들리지도 않으며 전투기가 뜨면 '야간 훈련인가' 하고 만다. 시끄럽지만 그러려니 하고 내가 사는 공간에 익숙해져 버린 것이다.


<훈의 시대>는 앞에서 말한 언어가 가진 힘과 함께 익숙함의 무서움에 대해 생각하게 해준 책이었다. 당신의 훈, 회사의 훈, 학교의 훈에 대해 물으면 정확하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대답하지 못할 뿐 우리는 수많은 훈을 듣고 듣고 들으며 살아왔다. 마치 시끄러운 비행기 소리에 익숙해져 조용하다고 느끼는 것처럼 때로는 버려야할 훈, 편협한 훈, 욕망의 훈에 익숙해져 그것이 잘못된 훈임을 판단하지 못한채 나의 의견인양 말하고 있는게 아닐까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훈의 시대>를 통해 훈이 어떤 것인지 알았으니 이제 찾아보자. 당신도 모른채 따라가고 있었던 훈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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