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에서 웅진 세계그림책 213
앤서니 브라운 지음, 공경희 옮김 / 웅진주니어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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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을 가는 이유들은 여러가지 입니다. 어른들은 어디를 가든 현실에 갇혀 있어요. 공원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이들은 공원을 놀이와 환상의 세계로 이끌어냅니다. 소외되고 외로운 아이들이 공원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 희망과 성장을 보여주는 모습인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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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에게 갔었어
신경숙 지음 / 창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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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에게 갔었어

신경숙 장편소설

창비


- 언젠가 내가 아버지에게 당신에 대한 글을 쓰겠다고 하자 아버지는 내가 무엇을 했다고? 했다. 아버지가 한 일이 얼마나 많은데요. 내가 응수하지 아버지는 한숨을 쉬듯 내뱉었다. 나는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 살아냈을 뿐이다, 고.(본문 중에서)

창비의 사전 서평단으로 신경숙 작가의 『아버지에게 갔었어』를 읽었습니다. 옆 사람에게 말하듯 읊조리는 글들이 나에게 와 툭툭 와 박힙니다. 아프기도, 저리기도, 그럼에 받아들여지기도 하는 글들입니다. 작가님의 책을 『엄마를 부탁해』를 읽으며 한참을 그 속에 빠져 나를 보고 엄마를 만나는 시간들이었습니다. 『아빠에게 갔었어』를 읽으면서 아버지가 보이고 가족들이 보였습니다.

-그날이 딸의 생일이라는 것을 끝까지 알아차리지 못했다면, 그래서 그날 내가 평소와 다르게 차를 몰고 학원 앞으로 나가지 않았다면, 횡단보도 건너편에 차를 세워놓고 딸을 기다리지 않았다면, 아이들 틈 속에서 딸을 발견하고 반사적으로 실내 등을 켜고 조수석 차창을 내리며 딸의 이름을 부르지 않았다면, 그랬다면 긴 건너편의 딸이 앞뒤도 살피지 않고 나를 향해 달려오지 않았을 것이다. (본문 중에서)

아버지의 넷째이자 첫딸 헌이는 딸을 잃고 힘겹게 하루하루를 살아내고 있었어요. 어머니의 입원으로 고향으로 내려와 아버지와 함께 지내게 됩니다. 아버지는 어느새 어깨도 좁아져있고, 살이 많이 빠지셨습니다. 머리도 새하얀 노인이 되어 있는 모습을 보게 되지요. 아버지를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아버지에 대해 아는 게 하나도 없는 주인공 넷째. 헌이는 가족들에게도 아픔으로 남아있습니다. 딸이 떠나고 아무도 그에게 말을 하지 못하지요.

아버지는 어린 시절 일제강점기 때 부모님을 여의고, 누나와 동생과 함께 살아갑니다. 6.25 전쟁을 겪으면서 내가 이곳에서 평생 이 집에 매여 살아야 됨을 알게 되지요. 소의 코뚜레를 뚫으며 이제 주인이 이끄는 대로 움직여야 하는 소의 운명처럼 아버지는 자신도 이 집의 운명에 자신이 따를 수밖에 없다는 걸 알게 됩니다.

아버지는 이제 밤이 되어도 잠들지 못합니다. 새벽만 되면 무언가에 쫓기듯이 숨기도 하시고, 어딘가로 훌쩍 밖으로 나가시기도 합니다. 농기구를 모아둔 헛간 앞에 앉아 있는 아버지를 봅니다. 아버지는 젊은 시절 농사를 지으면서 사용한 농기구들을 모아두었습니다. 지금은 필요 없는 것들이지요. 아버지는 농기구들이 자신 같았을까요? 물끄러미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나이가 되어버린 아버지. 헛간에만 있는 농기구들이 자신의 처지와 같다고 생각하셨나 봅니다. 몇 시간 동안 쪼그리고 앉아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또 어떤 날은 무언가를 찾아 헤매면서 쫓아갑니다. 누군가에게 쫓기듯 숨기도 하십니다. 매일 밤 어디론가 가는 아버지를 지키기 위해 헌이는 아버지 곁을 떠나지 못합니다. 아버지는 아침이 되면 모든 걸 잊어버립니다. 아무렇지도 않은 듯 아버지로 돌아옵니다. 아주 오래전부터 시작된 불면증으로 점점 기억도, 몸도 노쇠해져갑니다. 하고 싶은 게 있어도 하지 못하는 삶. 집안을 일으키고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 벗어나고 싶어도 벗어날 수 없는 목줄과 같은 답답함이 아버지를 잠 못 들게 하는 걸까요? 몇십 년을 자신에게 갇혀 헤어 나오지 못하는 아버지를 바라보는 가족들. 바로 옆에서 바라봐야 하는 딸 헌이까지.

아버지는 자신의 모든 걸 내어주고, 가족들을 돌보았습니다. 이제는 노쇠해져 자식들이 부모를 돌봐야 하지요. 아버지와 함께 병원에 가는 헌이는 아버지를 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병원에 진료를 받으러 가서 정작 아무것도 적지 못하는 모습에서 내가 아버지에 대해 아는 게 아무것도 없구나를 좌절합니다. 잠 못 드는 날이 많아지면 질수록 몸도 마음도 망가져 가는 아버지를 그저 바라만 볼 수밖에 없습니다.

젊은 날의 아버지. 하루 일을 마친 그을린 모습으로 대문을 밀치고 들어와 식구들과 밥상에 둘러앉아 저녁밥을 먹고 난 후 이른 저녁부터 가늘게 코까지 골며 깊이 잠들던 아버지. 아버지가 깊은 잠을 자던 집은 우리 가족의 안식처였다는 생각. 부러울 것도 두려울 것도 없었지. 아버지가 편하게 깊은 잠을 자는 집은 든든했다. 그런 아버지가 어느 시절부터인가 잠을 자지 못하고 몽유병 환자처럼 집 여기저기를 헤매고 다니느라 피로에 절어 혼절하는 상태가 될 때까지도 나는 모르고 있었다니. (본문 중에서)

아버지의 삶이 녹록지 않았음을 알 수 있어요. 어린 나이에 부모님을 여의고, 전쟁을 겪고, 전쟁이 끝나도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국군과 갈재 빨치산 사이에서의 죽고 죽이는 시간들이었습니다. 전쟁이 끝나도 끝나지 않은 전쟁 같은 날들이 계속되면서 죽을 고비를 여러 번 겪었어요. 커가는 자식들을 보면서 돈을 벌어보겠다며 나간 시간들 속에서 일어난 일들...... 셀 수 없이 많은 날들이 지나가지요. 후회가 되는 날들도 많고, 행복하게 가족과 함께 했던 시간들도 많았습니다. 아버지이기에 감내해야 할 시간들이었습니다. 자식들에게 밥에 김을 싸 먹여주면서 갑자기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많은 자식들을 자신이 다 책임을 질 수 있을까? 제대로 키울 수 있을까? 걱정하는 시간들이었습니다. 그래서 돈을 벌기 위해 농번기만 되면 돈을 벌기 위해 멀리 집을 떠났나 봅니다.

넷째 헌이는 편지를 통해 아버지와 첫째 오빠의 시간들을 보면서 아버지를 좀 더 알아가는 시간을 갖지요. 첫째 오빠의 무게가 얼마나 컸는지 깨닫게 됩니다. 가족들의 인터뷰를 통해서도 각자의 입장에서 바라본 아버지를 알게 됩니다. 엄마가 아빠와 보낸 시간들, 첫째 오빠의 무게, 둘째 오빠의 설움, 셋째 오빠의 단호함, 동생들이 생각하는 아버지를 보면서 가족을 알게 됩니다. 아버지는 자식들에게 항상 미안함을 가지십니다. 모든 걸 희생하며 사셨어도 해 준게 없다고 생각하시는 아버지이십니다.



살아냈어야,라고 아버지가 말했다. 용케도 너희들 덕분에 살아 냈어야,라고. (본문 중에서)

세상의 모든 아버지들이 자식들 덕분에 감당하기 힘든 삶의 무게를 견디며 살고 있는지 모릅니다. 책임져야 한다는 중압감이 얼마나 클까? 책에 나오는 가족들의 아버지인 동시에 나의 아버지, 세상의 아버지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 본 도서는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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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괴의 아이를 돌봐드립니다 1 요괴의 아이를 돌봐드립니다 1
히로시마 레이코 지음, 미노루 그림, 김지영 옮김 / 넥서스Friends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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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괴의 아이를 돌봐드립니다 1권

히로시마 레이코 글 / 미노루 그림 / 김지영 옮김

넥서스 Friends



『전천당』 작가 히로시마 레이코의 새로운 책이 나왔습니다. 『요괴의 아이를 돌봐드립니다』는 인간의 아이가 요괴의 아이들의 돌보는 일을 맡은 돌보미를 하면서 성장해가는 이야기를 그린 판타지 동화입니다.

처음 쓰일 때 작가는 어른을 위한 판타지를 썼다고 합니다. '아이들도 읽을 수 있도록 다시 써주셨으면 좋겠다.'라는 부탁을 받고 새롭게 쓴 이야기라고 합니다. 어른의 이야기를 어린이 용으로 바꾸려면 상당한 시간을 들여 수정을 했으리라 생각됩니다. 어른들이 읽어도 어린이들이 읽어도 재미있는 히로시마 레이코만의 세계가 담겨있습니다. 성인을 상대로 쓴 이야기여서 그런지 『전천당』보다는 조금 더 생각거리라 많습니다. 그래도 충분히 아이들이 좋아합니다. 책이 도착하자마자 첫째가 꺼내보았으니까요.



히로시마 레이코의 명성에 걸맞게 한시도 눈을 떼지 못하는 서사와 나오는 인물도도 평범하지 않아요. 요괴지만 아이라 귀엽고, 깜찍하지요. 하지만 그들의 가진 힘은 가히 요괴답습니다.

주인공 야스케는 숲속에서 돌과 비슷하게 생긴 알을 하나 깨뜨립니다. 그 알이 어떤 파장을 일으키는지 알지 못한 채 말이지요. 야스케가 깬 알은 요괴의 아이를 돌보는 우부메 돌입니다. 우부메는 자신의 공간인 돌이 깨어지는 바람에 어디론가 떠나버립니다. 이제 아이들 돌보아줄 요괴가 없어지지 요괴 나라는 난리입니다. (요괴 나라도 인간 세상과 같은가 봅니다. 일을 하는 부모 대신 아이를 돌보아줄 도우미가 필요해요.) 요괴 나라를 다스리는 쓰쿠요는 야스케에게 우부메가 돌아올 때까지 요괴의 아이들을 돌보라는 벌을 내립니다.

인간의 아이가 요괴를 돌보는 이상하고 괴상한 일이 벌어집니다. 야스케는 센야라는 형과 같이 살고 있습니다. 센야는 앞을 보지 못하지요. 머리카락이 하나도 없지만 하얀 얼굴에 너무나 예쁘고 잘생겼습니다. 그의 미소를 보면 누구나 반하지요. 야스케는 평범한 10대로 보입니다. 다른 사람과 말을 하지 않지만 센야와는 말을 하지요. 야스케는 자신이 왜 센야형과 살게 되었는지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할 수 없는지 알지 못합니다. 센야형을 만나기 이전의 기억이 사라졌기 때문이지요. 센야와 야스케는 우리가 모르는 비밀이 있습니다. 두 사람이 형제도 아니면서 어떻게 같이 살게 되었을까? 궁금해집니다.

야스케는 요괴의 아이들을 돌보면서 자신이 요괴들과 이야기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알게 모르게 자신감이 생깁니다. 거의 매일 요괴들이 찾아옵니다. 요괴들은 자신의 아이를 맡기러 오지요. 야스케는 자신이 맡은 일을 열심히 합니다. 몸을 아끼지 않고 아이를 돌보지요. 요리를 잘하는 야스케는 음식으로, 아이를 대하는 진심으로 요괴 나라에서도 돌보미로 인정받게 됩니다. 야스케의 보살핌을 받은 아이들과 요괴들은 감사의 마음도 표시합니다. 단순히 돌보미를 하는 야스케지만 존중하고, 고마워해요. 요괴 아이들의 고민도 해결해 주어요.

요괴 나라도 인간의 세상과 비슷합니다. 서로 도우며 사랑하며 사는 요괴들이 있는가 하면, 요괴를 잡아먹는 무시무시한 요괴들이 있지요. 그런 본성을 가진 요괴들을 증거가 없으면 함부로 하지 못합니다. 요괴를 잡아먹는 요괴들에게 맞서 싸우기도 합니다.


야스케는 요괴 아이들을 돌보면서 자신이 왜 센야형을 만나게 되었는지 알게 됩니다. 그리고 센야형의 정체까지 알게 되지요. 요괴 나라와 인연을 맺어 계속 돌보미를 하게 된 야스케. 그에게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요? 센야와 야스케, 야스케와 센야의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합니다. 단순히 흥미를 끄는 판타지 동화가 아닙니다. 혈연으로 맺어지지 않았지만 가족의 사랑을 느낄 수 있습니다. 서로 아껴주고 보살펴주기까지 하지요. 겉모습과 달리 따스한 마음을 가진 규조 씨와 요괴들까지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귀엽고 깜찍한 요괴 아이들의 기상천외한 이야기를 볼 수 있어요.


※ 본 도서는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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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의 방 에프 클래식
버지니아 울프 지음, 김율희 옮김 / F(에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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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의 방

버지니아 울프 / 김율희 옮김

에프

버지니아 울프의 자전적 에세이를 읽었습니다. 『자기만의 방』은 여성이 주체적인 글쓰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주체적인 글쓰기가 되려면 돈(연간 500파운드)과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책에서 나오는 화자는 허구의 인물입니다. 화자의 이름을 "메리 시턴, 메리 카마이클 혹은 원하는 이름으로 부르세요"라고 말합니다.

울프의 생애를 잠시 보면 유명한 비평가인 아버지 레슬리 스티븐에게 교육받으며 당대 최고의 지성들이 모인 환경에서 성장했습니다. 그럼에도 여성으로써 받는 차별이 컸어요. 여성은 남성의 소유물이었습니다. 그나마 책을 읽을 수 있는 사람은 그나마 부유한 집안의 여성들만 가능했어요. 가난한 여성들은 먹고살기 바쁘기 때문에 책을 읽는다는 건 꿈조차 꿀 수 없으리라. 여성은 남성의 소유물이라 걸 셰익스피어를 예를 들어 설명해 놓았습니다.

셰익스피어에게 놀라운 재능을 타고난 여동생, 가량 주디스라는 여동생은 오빠와 같은 능력을 가졌으면서도 집안에 남아 있어야 했습니다. 오빠는 중등학교를 다니며 지식인이 되지요. 사교모임도 나가고, 궁전에도 드나듭니다. 주디스는 학교에도 가지 못하고 오빠가 보던 책을 읽을 뿐입니다. 그리고 집에서 맺어준 남자와 결혼을 하라고 합니다. 주디스는 아버지의 말을 거역하려다 매를 맞게 됩니다. 재능과 능력이 많았던 주디스는 짐을 꾸려 영국으로 갑니다. 연극을 좋아했기 때문에 극단에 들어가려고 하지만 그곳에서도 조롱거리가 되지요. 이처럼 여성들은 없는 존재였습니다. 남성의 소유물이었죠.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인격을 가질 수 없었습니다.

"가난한 시인은 분명 요즘은 물론이고 지난 이백 년 동안에도 아주 작은 기회조차 갖지 못했다......... 영국의 가난한 아이가 굴레를 벗고 위대한 작품을 탄생시킬 지적 자유를 누리게 될 가망은 고대 아테네 노예의 아들만큼이나 거의 없다."- 159P

그러나 우리에게 좀 더 알려졌으면 좋았을 그 이름 없는 과거의 여성들이 고생한 덕분에, 그리고 기묘하지만 두 차례의 전쟁 덕분에, 즉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을 거실에서 뛰쳐나오게 한 크림전쟁과 육십여 년 뒤 평범한 여성에게도 문을 열어 준 유럽 전쟁 덕분에 이런 해악은 개선되는 중입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여러분은 오늘 밤 이 자리에 있지 않았을 것이고 일 년에 오백 파운드를 벌어들일 가망은, 유감스럽게도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긴 하지만, 극히 적었을 것입니다. - (160P)

울프가 말하고 싶은 건 여성들이 글을 쓰려면 경제적인 자유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궁핍한 삶 속에선 자유롭지 못합니다. 특히 여성은 더 많은 제약이 따르지요. 그렇지만 무수히 많은 여성들이 고생한 덕분에 아주 조금은 나아지고 있습니다. 아직 해결하고 나아갈 일들이 많지만요.

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입니다. 역사를 보면,

1908년 3월 8일 미국 1만 5000여 명의 여성 노동자들은 뉴욕의 루트커스 광장에 모여 선거권과 노동조합 결성의 자유를 쟁취하기 위한 대대적인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때 노동자들은 '우리에게 빵과 장미를 달라'고 외쳤는데, 여기서 빵은 남성과 비교해 저임금에 시달리던 여성들의 생존권을, 장미는 참정권을 뜻한다. - 네이버 지식백과

여성 참정권을 투쟁을 다룬 영화<서프레제트>를 보았습니다.

"우리에게 딸이 있다면 어떤 인생을 살게 될까",

"아마도 당신 같은 삶이겠지."

남편의 이 한마디에 평범하게 살던 여성이 여성 투표권을 주장하며 거리로 나오게 됩니다. 가족의 외면과 주변의 따가운 시선, 정부의 탄압에도 불구하고 미래의 딸들을 위해 앞으로 나섭니다.

지구의 반은 여성입니다. 여성들이 자신의 딸들이 엄마와 똑같은 부속품으로 살아간다면 참을 수 없을 거 같아요. 깨어있는 여성들이 존재하기에 거리로 나올 수 있습니다. 그런 여성들이 있기에 작은 변화들이 하나씩 생겨납니다.

그녀에게 자신만의 방과 매년 오백 파운드를 주고 자기 마음을 이야기하게 하고 자금 쓴 것의 절반을 덜어 내게 하면, 머지않아 좋은 책을 쓸 거야. 나는 메리 카마이클이 쓴 『생의 모험』을 책장 끄트머리에 넣으면 말했습니다. 그녀는 시인이 될 거야, 백 년이라는 시간이 한 번 더 지나면.-(139P)

울프는 100년이란 시간을 말합니다. 남성과 비슷한 위치가 아니더라도 경제적 자유와 자기만의 방은 하나 가질 수 있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릅니다. 100년이란 시간이 지난 지금 여성들은 자신의 방과 경제적인 자유를 가졌을까요? 100년 전 태어난 82년 생 버지니아 울프와 100년 후의 82년생 김지영은 어떤 변화들이 있었나요? 변화를 이끈 이름 모를 많은 여성들이 있었기에 절반은 성공을 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해결해야 하는 일들이 많지요. 제가 지금 글을 적고 있는 공간도 주방 식탁의 한켠에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잠든 시간이나 새벽이어야 온전히 저의 시간이 됩니다. 요즘은 많은 여성들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만의 방과 경제적인 여유를 가진 여성들은 몇 프로 나 될까요? 또다시 100년이 지난 후 많은 메리와 주디스, 김지영 들은 성을 분리하지 않고 동등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 세상의 모든 여성의 바람대로 경제적 자립과 자기만의 방을 가질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해 봅니다.



※ 본 도서는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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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노을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82
이희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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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노을

이희영 장편소설

(주)자음과모음


평범함, 보통, 일반적임 이런 것들에 대해 새로운 생각을 던져주는 책입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대부분 '평범하다. 일반적이다. 보통이다.'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기준에서 이런 말이 나온 걸까요? 사회에서 말하는 평범함, 보통 속에 내가 들어가 있으면 안심하며 살아갑니다. 남들과 다른 모습, 다른 행동을 하는 것에 많은 사람들은 두려움을 느끼지요. 『보통의 노을』은 사회적인 기준으로 보면 하나도 평범하지 않습니다. 34세의 엄마를 둔 고등학생 노을의 이야기입니다. 노을의 엄마는 미성년의 나이로 노을이를 낳았습니다. 사회적인 질타와 고민도 많았을 엄마 최지혜 씨는 노을과 힘들고 어렵게 새로운 삶을 시작합니다. 노을이 태어난 후 사회 시설 도움으로 겨우겨우 견디어 갔습니다. 하지만 씩씩합니다. 당차기도 하지요. 그렇지 않으면 험한 세상 살아가기 힘드니까요. '여자는 약해도 엄마는 강하다'라는 말은 정말 마음 아프면서도 힘이 나게 하는 말인 거 같아요. 아이를 지켜내려는 강한 모성애가 고스란히 담겨 있어요. 아이를 위해 포기하고, 위험을 무릅써야 할게 많아요. 힘들도 외롭지만 엄마이기에 지켜내야 했습니다. 아무렇지 않게 씩씩한 엄마 지혜 씨의 모습이 더 아프게 다가옵니다.

노을이 고등학생이 될 때까지 얼마나 많은 사회적인 질타와 시선들이 있었을까요? 너무도 평범하지 않는 모자입니다. 노을은 그런 엄마가 안타깝습니다. 엄마가 더 이상 상처를 받지 않고 행복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습니다. 노을은 엄마가 사랑하는 누군가를 만나길 바랍니다. 그저 평범하고, 보통인 사람을 찾지요. 하지만 그 평범한 사람의 기준을 어디에 둬야 하는가? 자신도 딜레마에 빠집니다. 엄마를 사랑하는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는 건강하고 멋진 청년이기 때문입니다. 노을은 엄마의 행복을 바라지만 자신이 정한 보통에 넘어서는 사람이라 과연 괜찮을까 걱정합니다. 자신이 정한 보통에 대한 기준에 의심을 품기도 하지요.

노을은 초등학생 때 전학을 와서 만난 친구 성하가 있습니다. 노을에게 성하는 여자사람 친구입니다. 그러나 주위 사람들은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지요. 고등학생 남녀가 붙어있으면 열이면 열 모두 둘 사이 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둘은 친구입니다. 사람들은 남녀는 친구가 되지 못한다고 말하지요. 이런 규칙은 어떻게 만들어진 걸까요? 그리고 노을은 고등학교에서 만나 동우가 있습니다. 동우는 노을을 친구 이상으로 생각합니다. 동우도 자신이 남들과 다르다는 걸 알면서 괴로워합니다. 자신이 왜 남들과 달라 평범하지 않은지. 왜 자꾸 노을을 보면 가슴이 뛰는지. 너무나 힘들고 괴로워합니다. 그런 동우를 외면하지 않고 친구로 받아주는 노을은 역시 평범하지 않아요.


노을의 주위 사람들은 온통 평범하기를 거부한 사람들만 모였습니다. 사회의 시선으로 바라보면 모두가 손가락질을 할지도 모릅니다. 보통 사람들의 보통을 넘어선 이야기들이 펼쳐집니다. 34세 엄마 최지혜 씨, 지혜 씨의 아들 최노을, 노을의 친구 성하, 동우, 지혜 씨를 사랑하는 성하의 오빠 성빈, 성하. 성빈의 아빠이신 중국음식점을 운영하시는 사장님까지. 그들의 이야기와 앞으로의 행보도 기대됩니다.

촘촘한 인물의 구성과 성격, 줄거리까지 평범함을 거부한 이야기 속의 보통을 살아가는 이야기입니다. 가족의 이야기, 사랑 이야기, 친구 이야기지요. 주변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지만 인물들이 가진 특별성 때문에 평범하지 않는 이야기입니다. 『페인트』의 이희영 작가의 평범하지 않는 내공으로 만들어진 『보통의 노을』이었던 거 같아요.


※ 본 도서는 출판사에서 무료로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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