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만의 방 에프 클래식
버지니아 울프 지음, 김율희 옮김 / F(에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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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의 방

버지니아 울프 / 김율희 옮김

에프

버지니아 울프의 자전적 에세이를 읽었습니다. 『자기만의 방』은 여성이 주체적인 글쓰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주체적인 글쓰기가 되려면 돈(연간 500파운드)과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책에서 나오는 화자는 허구의 인물입니다. 화자의 이름을 "메리 시턴, 메리 카마이클 혹은 원하는 이름으로 부르세요"라고 말합니다.

울프의 생애를 잠시 보면 유명한 비평가인 아버지 레슬리 스티븐에게 교육받으며 당대 최고의 지성들이 모인 환경에서 성장했습니다. 그럼에도 여성으로써 받는 차별이 컸어요. 여성은 남성의 소유물이었습니다. 그나마 책을 읽을 수 있는 사람은 그나마 부유한 집안의 여성들만 가능했어요. 가난한 여성들은 먹고살기 바쁘기 때문에 책을 읽는다는 건 꿈조차 꿀 수 없으리라. 여성은 남성의 소유물이라 걸 셰익스피어를 예를 들어 설명해 놓았습니다.

셰익스피어에게 놀라운 재능을 타고난 여동생, 가량 주디스라는 여동생은 오빠와 같은 능력을 가졌으면서도 집안에 남아 있어야 했습니다. 오빠는 중등학교를 다니며 지식인이 되지요. 사교모임도 나가고, 궁전에도 드나듭니다. 주디스는 학교에도 가지 못하고 오빠가 보던 책을 읽을 뿐입니다. 그리고 집에서 맺어준 남자와 결혼을 하라고 합니다. 주디스는 아버지의 말을 거역하려다 매를 맞게 됩니다. 재능과 능력이 많았던 주디스는 짐을 꾸려 영국으로 갑니다. 연극을 좋아했기 때문에 극단에 들어가려고 하지만 그곳에서도 조롱거리가 되지요. 이처럼 여성들은 없는 존재였습니다. 남성의 소유물이었죠.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인격을 가질 수 없었습니다.

"가난한 시인은 분명 요즘은 물론이고 지난 이백 년 동안에도 아주 작은 기회조차 갖지 못했다......... 영국의 가난한 아이가 굴레를 벗고 위대한 작품을 탄생시킬 지적 자유를 누리게 될 가망은 고대 아테네 노예의 아들만큼이나 거의 없다."- 159P

그러나 우리에게 좀 더 알려졌으면 좋았을 그 이름 없는 과거의 여성들이 고생한 덕분에, 그리고 기묘하지만 두 차례의 전쟁 덕분에, 즉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을 거실에서 뛰쳐나오게 한 크림전쟁과 육십여 년 뒤 평범한 여성에게도 문을 열어 준 유럽 전쟁 덕분에 이런 해악은 개선되는 중입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여러분은 오늘 밤 이 자리에 있지 않았을 것이고 일 년에 오백 파운드를 벌어들일 가망은, 유감스럽게도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긴 하지만, 극히 적었을 것입니다. - (160P)

울프가 말하고 싶은 건 여성들이 글을 쓰려면 경제적인 자유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궁핍한 삶 속에선 자유롭지 못합니다. 특히 여성은 더 많은 제약이 따르지요. 그렇지만 무수히 많은 여성들이 고생한 덕분에 아주 조금은 나아지고 있습니다. 아직 해결하고 나아갈 일들이 많지만요.

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입니다. 역사를 보면,

1908년 3월 8일 미국 1만 5000여 명의 여성 노동자들은 뉴욕의 루트커스 광장에 모여 선거권과 노동조합 결성의 자유를 쟁취하기 위한 대대적인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때 노동자들은 '우리에게 빵과 장미를 달라'고 외쳤는데, 여기서 빵은 남성과 비교해 저임금에 시달리던 여성들의 생존권을, 장미는 참정권을 뜻한다. - 네이버 지식백과

여성 참정권을 투쟁을 다룬 영화<서프레제트>를 보았습니다.

"우리에게 딸이 있다면 어떤 인생을 살게 될까",

"아마도 당신 같은 삶이겠지."

남편의 이 한마디에 평범하게 살던 여성이 여성 투표권을 주장하며 거리로 나오게 됩니다. 가족의 외면과 주변의 따가운 시선, 정부의 탄압에도 불구하고 미래의 딸들을 위해 앞으로 나섭니다.

지구의 반은 여성입니다. 여성들이 자신의 딸들이 엄마와 똑같은 부속품으로 살아간다면 참을 수 없을 거 같아요. 깨어있는 여성들이 존재하기에 거리로 나올 수 있습니다. 그런 여성들이 있기에 작은 변화들이 하나씩 생겨납니다.

그녀에게 자신만의 방과 매년 오백 파운드를 주고 자기 마음을 이야기하게 하고 자금 쓴 것의 절반을 덜어 내게 하면, 머지않아 좋은 책을 쓸 거야. 나는 메리 카마이클이 쓴 『생의 모험』을 책장 끄트머리에 넣으면 말했습니다. 그녀는 시인이 될 거야, 백 년이라는 시간이 한 번 더 지나면.-(139P)

울프는 100년이란 시간을 말합니다. 남성과 비슷한 위치가 아니더라도 경제적 자유와 자기만의 방은 하나 가질 수 있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릅니다. 100년이란 시간이 지난 지금 여성들은 자신의 방과 경제적인 자유를 가졌을까요? 100년 전 태어난 82년 생 버지니아 울프와 100년 후의 82년생 김지영은 어떤 변화들이 있었나요? 변화를 이끈 이름 모를 많은 여성들이 있었기에 절반은 성공을 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해결해야 하는 일들이 많지요. 제가 지금 글을 적고 있는 공간도 주방 식탁의 한켠에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잠든 시간이나 새벽이어야 온전히 저의 시간이 됩니다. 요즘은 많은 여성들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만의 방과 경제적인 여유를 가진 여성들은 몇 프로 나 될까요? 또다시 100년이 지난 후 많은 메리와 주디스, 김지영 들은 성을 분리하지 않고 동등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 세상의 모든 여성의 바람대로 경제적 자립과 자기만의 방을 가질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해 봅니다.



※ 본 도서는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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