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ro Newtro 빈티지 소품 그리기 - 낭만 가득 손그림 일러스트
타시 지음 / 북핀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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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동안 사람의 손과 애정을 탄 몇몇 물건들에 특유의 아름다움이 있다는 의견에 동의한다. 최근에는 레트로 또는 뉴트로라는 이름을 달고 옛 디자인의 식품이나 상품이 다시 출시되기도 하는 경우도 꽤 많은 것 같다. 직접 경험하진 못했어도, '그때 그 시절'이라는 말로 여러 번 들어본 물건들에 호기심이 생기고 관심이 가는 건 꽤 자연스러운 현상 아닌가.


이 책<Retro Newtro 빈티지 소품 그리기>은 그런 추억의 소품들을 손그림 일러스트로 그려낸다. 지금은 보기 힘든 다이얼 전화기, 삐삐와 공중전화, 괘종시계 같은 것들, 그리고 레트로가 유행하며 다시 등장하거나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헤드폰, 폴라로이드 사진기, 턴테이블과 LP 등등 다양한 소품들이 그림으로 등장한다. 레트로 소품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맨 처음 목차 페이지와 맨 뒤쪽에 부록으로 수록된 잘라 쓰는 스티커 페이지를 먼저 구경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색연필을 이용한 그리기 책인데, 프리즈마 색연필을 기준으로 저자가 사용한 색상 번호를 목차에서 알려준다.(본문에는 따로 표기되어 있지 않음으로 같은 그림을 완성하고 싶은 분들은 목차를 참고하시길.) 본문 페이지에는 소품의 이름과 완성된 그림, 그리고 헤시태그로 설명된 그 소품의 포인트, 그리고 간략한 한 줄 설명이 전부다. 바로 옆에 따라 그리는 페이지에는 밑그림이 그려져있어서 그리기에 자신이 없는 사람들도 컬러링 느낌으로 이 책을 즐길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색칠 전의 밑그림을 보니 소품의 구조를 파악하기가 쉬워서 색연필이나 펜 드로잉으로 일러스트 연습을 할 때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느꼈고, 밑그림 위에 직접 선을 따라 그으면서 일러스트를 완성해 보는 것도 꽤 재밌었다. 그림을 그리고 색을 칠하는 과정이 밑그림 아래에 네 단계로 나뉘어 직관적으로 설명되어 있어서 참고하면 좋다. 드로잉을 위한 페이지는 그림이 커다란 편이라 몰랐는데 부록 스티커 속 작은 그림들은 실사에 가까워 보여 더 아기자기하고 감성 넘치는 느낌이라 진짜 귀엽다.



이 책을 통해 오래된 물건 특유의 은은한 광택이나 빛바랜 그 느낌이 색연필 특유의 그 질감이나 느낌과 무척 잘 어울린다는 걸 알았다. 색연필로 그려내는 일러스트가 궁금할 때, 레트로 뉴트로 느낌의 소품에 어떤 게 있는지 궁금할 때, 감성 뿜뿜 손그림 일러스트를 따라 그려보며 드로잉이 하고 싶을 때 함께 하면 정말 좋은 책 :)




※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남긴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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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의 운명 - 세기의 걸작들은 어떻게 그곳에 머물게 되었나
이명 지음 / 미술문화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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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와 뒤표지가 매력적이다. 표지 속 액자는 은박이 덧입혀 있어 보이는 각도에 따라 반짝이고, 뒤표지에도 액자에 들어가 있는 바코드가 마치 하나의 작품 같아 보인다. 그리고 중요한 건 그 작품이 어딘가에 전시되어 있다는 점인데, 이 책은 그림과 화가의 이야기는 물론 그 작품이 걸려있는 '장소'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술 이야기에서 화가나 작품만큼이나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가 그림이 있는 장소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어떤 작품이나 화가의 이야기를 듣고 나면 실제로도 보고 싶어지니 '그 그림 어디 가면 볼 수 있는데?'하고 궁금해지지니까. 이 책의 저자는 화가가 그림을 떠나보내는 심정은 집 떠나는 자식을 보는 것과 같다고 표현하는데, 화가들은 과연 자신의 작품을 어디에 전시하고 싶었을까. 지금 명작으로 크게 사랑받는 작품들은 어쩌다 지금의 장소에 가게 되었을까.



많은 화가들이 루브르에 자신의 작품을 전시하고 싶어 했으나 모두가 성공하진 못 했던 것 같다. 화가의 고향과는 별개로 후원을 받거나 말년에 거주했던 지역에서 작품이 전시되는 경우도 있었다. 지금은 세기의 명작으로 불리는 작품들도 예술가들이 생존해 있을 때는 비평이나 조롱을 받아 한평생 화가의 곁에만 있다가 사후에야 세상으로 나오는 경우가 꽤 있었다. 다양한 이야기와 그림이 전시된 지금의 자리, 혹은 예전의 자리를 사진으로 함께 보여주는 점이 참 좋았다.


한데 모인 그림들 가운데 달리와 고흐의 이야기가 상반적이어서 유독 기억에 남는다. 팔리지 않았기 때문에 유족들이 고이 간직하던 많은 작품들을 고스란히 만나볼 수 있게 되었던 반 고흐 미술관의 이야기와 달리, 말년에 스페인에 돌아와 죽기 직전까지 스스로 자신의 작품과 세계를 보여줄 공간을 적극적으로 구성하고 채워 넣은 달리 극장 미술관의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네덜란드나 스페인에 가면 꼭 가보고 싶은 곳.



제격인 장소에 있는 그림들/의외의 장소에 있는 그림들/우여곡절을 겪고 지금의 자리에 있는 그림들/한데 모인 그림들/흩어진 그림들이라는 주제로 각각 세 개의 글을 다루는데 유명한 예술가와 작품들인 만큼 알고 있던 이야기도 있지만 장소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읽게 되니 꽤 색다르게 읽혔다. 전시회에 가서 우리가 마주하게 된 그림들은 어떤 곳들을 거쳐 그 장소에 왔을까. 그림을 읽는 또 다른 시야를 알게 해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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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존재는 특별해요 - 자연과 야생을 사랑하는 세계적인 두 거장의 만남
니콜라 데이비스 지음, 뻬뜨르 호라체크 그림, 조경실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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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 호랑이, 북극곰, 얼룩말, 고슴도치 등등 익숙한 이름의 동물들부터 말코손바닥사슴, 벌꿀길잡이새, '발 다섯 달린 개와 발 셋 달린 고양이', 백악기에 살았던 공룡들, 그 외에도 다양한 동물과 식물들, 머나먼 행성의 다양한 존재들까지 상상하고 끌어들여와 한 장 한 장 동화 같고 시 같은 이야기를 만들어낸 그림책.


여러 생명체들이 저마다 가지고 있는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하소연이거나 희망 사항, 과거의 영광, 인간과의 공생, 그들의 특징이나 그들을 발견할 수 있는 공간, 가끔은 유머 있기도 가끔은 심각하기도 한 사연들은 그들이 보낸 편지 같기도 하고 우리가 그들에게 보내는 편지 같기도 하다. 다 읽고 나니 문득 천일야화가 떠올랐는데, 환상적인 그림에 풍성한 이야기들을 하룻밤에 한 장씩만 페이지를 넘겨가며 아껴 읽어도 좋을 것 같았다.




호랑이, 하마, 얼룩말 등은 동물원에 가면 볼 수 있고, 나비, 호박벌, 비둘기, 개와 고양이 등의 동물이나 나무들은 일상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존재들이다. 이 책을 읽고 난 아이들이 그 존재를 마주했을 때 어떤 생각을 하게 될지 궁금하다. 환상적인 그림들과 다소 시적인 표현도 있는 책이지만 아이들이 이 책에 등장하는 모든 생명체에게 자그마한 애정을 가지게 되길 바라본다. 세계를 구성하는 구석구석의 작은 존재들까지 궁금해하고, 발견하고,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며, 그것이 세계를 유지하고 보호할 수 있는 비결이 되기를 소망하며 만들어낸 그림책이 바로 이 책 <모든 존재는 특별해요>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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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멩이를 주우러 다닙니다 - 탐석 초보자들을 위한 입문 가이드북
애완돌 키우는 T. 지음 / 브레인스토어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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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에 애정을 쏟는 일은 기본적으로 꽤 기분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대상이 돌이라면 어떨까? 한때 애완돌 키우기가 제법 유행한 시기가 있었다. 자신만의 '힐링'이나 '소확행' 등 바쁜 현대인들이 위안 받을 무언가를 찾으려 애쓰다 발견한 취미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이 책의 여는 글에도 '돌에는 마음이 없으니 헤아리지 않아도 된다'라는 표현이 나와서 관계에 지친 사람들에게 꽤 적절한 취미라고도 느껴졌다.


크게 3부로 나눠진 본문 중 1부에는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돌 수집에 관련한 입문 스토리가 함께 나온다. 2부에는 조금 더 본격적인 돌 수집 취미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는데, 동호인들의 인터뷰도 함께 실려있다. 개인적으로는 책의 부제에 나와있는 '탐석'이라는 단어에 관심이 가서 읽고 싶었는데, 실제로 자신만의 돌을 찾아 나서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는 '탐석 가이드북'은 책의 후반부인 3부에 나와있었다.



돌 수집에 어떤 의미와 어떤 종류가 있는지, 이 취미의 특징과 장점은 무엇인지 다소 낯선 이야기들을 읽다가도 본문 곳곳에 삽입된 저자의 돌 컬렉션에 눈이 자꾸 간다. 돌의 이름과 종류 등은 다소 어려워도 그 사진들을 보며 동기부여가 되는 이들이 꽤 많을 것 같다. 단순 수집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성향에 따라 기록하고 자랑하고 때론 나누기도 하며 들기는 방법이 단일하지 않다는 것도 흥미롭다.


비슷비슷한 것 같아도 세상에 단 하나뿐이라는 희소성도 있고, 제 맘에 드는 돌을 찾아 수집하는 것은 보석을 수집하는 것과 다를 게 무엇인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게다가 탐석이라는 활동을 통해 직접 찾아낼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의욕과 지식과 장소에 따라 난이도는 다양하겠지만 해변가에서 예쁜 돌을 줍는 정도로 시작한다면 어떨까? 다양한 취미에 도전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일수록 끌릴 만한 이야기, 탐석과 돌 수집에 대한 정보와 이야기를 함께 전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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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퍼하지 말아요, 곧 밤이 옵니다 : 헤르만 헤세 시 필사집 쓰는 기쁨
헤르만 헤세 지음, 유영미 옮김 / 나무생각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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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의 시와 소설과 문장들은 끊임없이 사람들의 영혼을 울리고, 그렇기에 끊임없이 소환되고 소비되는 것 같다. 이 책은 헤르만 헤세의 시 100편을 모아두었고 넉넉하게 옆자리 비워두어 필사할 공간을 남겨두었다. 책에 바로 필사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는데 시를 담은 페이지도, 필사를 위한 페이지도 디자인이 깔끔하고 부드럽다. 시의 제목과 헤세의 이름, 그리고 조그맣게 그려진 몇몇 그림들이 눈이 편안한 그린 계열(올리브그린?)로 통일되어 더 그런 인상이 남은 것 같다.



오랜만에 다시 읽은 헤세의 시는 편지 같기도 하고 일기 같기도 했다. 친구에게 연인에게 신에게 그리고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이자 시. 시의 제목들은 담백하게 어떤 시기나 장소의 이름을 적어두기도 하고, 날씨나 어떤 상황을 그대로 이야기하기도 해서 목차를 보며 더 일기 같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저녁 파티'같은 시는 정말 작가가 어떤 파티에 초대받아 있었던 일을 집에 돌아와 자신의 일기장에 적어둔 글 같았다.   


훌륭한 정원사였던 것이 영향이 있는지 계절을 노래하는 시들도 좋았다. 시는 읽을 때마다 마음에 남는 것이 다르고, 시의 어떤 부분에 깊이 공감하거나 감상을 남기는 건 지금의 내 상태가 드러나는 것이라 생각해 늘 조심스러워진다. 그래서 그냥 지금 시기에 잘 어울리는 시를 하나 골라 필사해 보았다. 그래도 평소 사용하는 필사 노트가 있는지라 이 책은 당분간 시를 음미하며 깨끗한 채로 둘 것 같다.




필사집의 제목도 시구절 가운데 하나이다. 시집의 제목이 드러난 시를 찾아보는 것도 시집에서 찾을 수 있는 재미인지라 한 장 한 장 넘겨가며 표제작이 나오길 기다렸다. 해가 바뀌고 무언가 계획을 세우지도 않았으면서도 괜히 조급한 마음이 들었는데 헤세의 시를 읽고 쓰자니 조금 마음의 속도가 느긋해진 기분이다. 헤세의 시를 느긋하게 음미하고 싶은 이들에게, 하나하나 따라 적어가며 마음에 새기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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