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잘했다, 그걸로 충분하다 나태주의 인생 시집 1
나태주 지음, 김예원 엮음 / 니들북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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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남긴 서평입니다 ※



책 초반에 실린 '시인의 말'에 따르면 '나태주의 인생 시집'라는 제목의 시리즈는 총 3권으로 출간될 예정인 듯한데, 그 첫 번째 책인 <참 잘했다, 그걸로 충분하다>는 '청소년을 위한 시집'이다. 시인과 엮은이는 이 책이 청소년들에게 좋은 읽을거리가 되어주길, 응원과 위로와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시를 골라 담았다고 한다.





나태주 시인의 시가 담긴 책은 정말 많은데 어떤 그림이나 콘셉트와 매칭되느냐에 따라 참 다양한 느낌을 준다. <참 잘했다, 그걸로 충분하다>는 아름다운 바닷가를 배경으로 한 그림을 많이 남긴 스페인의 인상주의 화가 호아킨 소로야의 그림들이 본문에 함께 수록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화가 중 한 명이라 이 책이 더욱 기대되기도 했다.


참고로 시집에선 시와 그림을 한 페이지에 배치하지 않았다. 시를 위해 그려진 그림이 아니고 그림을 위해 쓰인 시가 아니지만, 따로 노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다. 시와 그림이 가진 따스하고 활기차고 무성하고 사랑스러운 무드가 오히려 닮았다고 느꼈고, '청소년을 위한 시집'이라는 콘셉트 때문인지 바닷가에서 자유로이 뛰어노는 아이들을 포함해 사랑스럽고 생기넘치는 아이들이 등장하는 그림이 유독 많이 보인다.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아직 겪은 일보다 겪을 일들이 많을 청소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이 담긴 시들을 읽을 수 있는 책. 나태주 시인의 시는 대표작 '풀꽃'의 영향인지 '짧고 간결하고 울림이 있다'는 감상이 많은 터라 청소년에게(사실 성인들에게도) 진입장벽이 낮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이 시인의 바람대로 많은 아이들에게 읽히기를 바라며, 나도 (구)청소년의 마음으로 몇 번이고 천천히 이 시집을 감상해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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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한지를 한번도 안 읽어 볼 수는 없잖아 - 열 번은 읽은 듯한 빠삭함! 한 번도 안 읽어볼 수는 없잖아
Team. StoryG 지음 / oldstairs(올드스테어즈)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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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한지는 중국 역사를 기반으로 한 이야기 중에 삼국지 다음으로 유명한 작품이 아닐까 싶다. 한권교양툰 시리즈에서도 삼국지 다음으로 이 책 <초한지를 한번도 안 읽어 볼 수는 없잖아>를 출간했다. 이 책은 무려 10만부 판매 기념 특별판으로 나온 책. 표지 중앙에는 이야기의 두 주역 유방과 항우가 작은 컷에 그려져 있는데 책을 다 읽고 나니, 한 권 교양툰 그림체와 특징이 잘 드러난 표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 권 교양툰으로 읽어본 초한지는 한 번에 끝까지 읽는 것도 부담이 적은 편이다. 한 페이지에 작은 컷이 빼곡하게 분할되어 있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배경을 생략하거나 한 컷에 인물 하나만 배치하는 등 외적으로나 내용적으로도 부담 없이 쭉쭉 진행되는 스타일이라고 할까. 그림에 관해서는 장점이자 단점일 수도 있을 것 같은 부분이 유행하는 밈이 잔뜩 첨가되어 있다는 것인데, 이야기 속 개그 요소가 되기도 하고 독자들이 흥미와 재미를 느낄 수 있는 포인트이지만 조금 더 시간이 지나서 읽게 되면 그 시절의 밈을 하나하나 캐치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중요 인물과 굵직한 사건 위주로 진행되는 와중에 장이 바뀌면, '알아두면 쓸데 있는 초한지 잡학사전'이라는 코너로 생략된 이야기나 초한지에서 유래한 사자성어 등을 알려주기도 한다. 초한지는 삼국지보다 더 과거의 이야기이다. 초한지보다 삼국지가 더 익숙한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으면서도 삼국지의 인물들을 떠올리기 쉬운데, 개인적으론 삼국지 인물들의 숨은(?) 조상 찾기를 해보는 재미도 있었다.



삼국지와 초한지는 유명하지만 수많은 인물과 수많은 사건이 등장하는 만큼, 읽어보고 싶어도 쉽게 손이 가지 않고, 만약 읽었어도 전체를 기억하기 쉬지 않은 이야기라고도 생각한다. 하지만 이 책의 제목처럼 '한번도 안 읽어볼 수는 없잖아!' 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면 이 책으로 첫 시도를 해보는 건 어떨까? 읽어본 사람들도 재미있고 빠르게 자신이 기억하는 내용과 잊어버린 내용들을 복기할 수 있을 것 같다. 


단순하지만 특색 있는 그림과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 친근한 어조의 해설, 그리고 현대판으로 각색(?) 된 등장인물들의 생생한 대사로 초한지를 읽게 해주는 책. 어릴 때 읽어본 학습만화와 비슷한 듯 다른 매력이 있는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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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책방 책방할머니는 오늘도 행복합니다 - 책방 할머니가 되기까지, 100일의 기록
남미숙 지음 / 공명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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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여행하는 여자를 위한 공간을 꿈꾸며 만들어진 '양평책방 책방할머니' 책이 있고 정원이 있고 고양이가 있는 곳을 예약만 하면 한 사람이 독점할 수 있다고? 평소에도 혼여행을 좋아하는지라 공간의 이야기를 듣자마자 가고 싶었다. 여행하면서도 그 지역의 독립서점이나 작은 책방을 가는 걸 좋아하는데, 양평책방에 가게 되면 단순하게 여행지에서 들리는 곳이 아니라, 그곳에서의 쉼을 즐기는 게 목적이 되는 여행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서점을 운영하며 공간 대여 개념의 북스테이를 하는 곳도 종종 있어서 공간 개념 자체가 낯설지는 않았지만 '경험'이 아니라 '쉼'에 방점이 찍혀있는 느낌이라 이 공간이 더 끌렸다.


이 책은 양평책방의 책방지기인 저자가 쓴 에세이로 정식 오픈전의 100일간의 일기를 담았다. 책방을 준비하며 겪은 과정들이 많이 드러나는데, 집을 구매하고 수리하고 청소하는 실제적인 이야기부터 양평책방 책방할머니라는 공간이 지닐 의미와 이런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책방 철학?)에 대한 고민과 생각을 담은 글도 있다. 그 외에도 일기다 보니 자식들과 나눈 대화, 손녀와 강아지를 맡아준 이야기, 친구나 지인들과의 에피소드 등 소소한 일상과 생각이 담긴 글도 있고, (글이 쓰일 당시에) 예비 책방지기로서 여러 책에서 받은 영감들에 대한 이야기도 등장한다.

가족과의 분리가 어려운 여성이 혼자 조용히 쉬다 갈 수 있는 곳이 있으면 좋겠다는 저자의 바람은 본문 곳곳에 드러나 있다. 특히 가족과 분리가 어렵고 집안에서 살림에 치이기 쉬운 엄마들을 위한 위로가 담긴 마음이 전해진다. 이런 부분을 알고 나면 궁금해진다. 예약자가 그냥 혼여행을 즐기는 미혼 여성이라면 어떨까? 혼자가 아닌 둘이나 셋이 방문해도 괜찮을까? 책에서의 내용을 보면 조금 단호해 보였지만, 실제 방문 결과 조금은 느슨하고 열린 마음을 지닌 책방지기라서 문의전화 한방이면 해결될 부분인 것 같다. (tip. 방문객으로서 '책방'이고 '쉴 곳'이라는 점을 유념하고 이용하면 좋을 듯)

( + 참고로 나는 독서모임 친구들과 함께 이곳을 방문했다. 출간 직후라 그런지 책방에도 이 책이 많이 있었다. 다행히 방문일 전에 책이 도착해서 들고 감. 사인을 부탁드렸더니 흔쾌히 해주셨다 :)


초등학교 교장선생님으로 정년퇴직하고 난 바로 다음날 문을 연 '양평책방 책방할머니'는 작가님이 스스로에게 주는 퇴직 기념 선물이기도 했다고 하는데 너무 멋있어서 책을 읽다가 소리 지를 뻔했다. 이 책방은 아마도 저자 역시 여성으로 살아오며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했을 어떤 공간의 로망이 담겨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방의 의미, 책방 철학, 그리고 개점 스토리(퇴직 다음날 바로 오픈!)가 많이 알려질수록 얼마나 많은 분들이 '양평책방 책방할머니'를 자신의 로망으로 삼게 될까.

책과 책방 이야기 좋아하는 사람, 혼자만의 쉴 곳이 필요하다 느끼는 사람, 퇴직 후 책방 오픈을 꿈꾸는 사람, 당장이라도 양평에 놀러 갈 수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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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얼마나 믿어도 되는가 - 23년간 법의 최전선에서 진실과 거짓을 가려온 판사 출신 변호사의 기록
정재민 지음 / 페이지2(page2)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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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변호사로 일하면서 변호사 사무실, 경찰서, 구치소, 법정에서 만났던 사람들과의 이야기를 담았다.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나'에 집중했던 전작 <혼밥 판사>에 비해 이번 책 <사람을 얼마나 믿어도 되는가>는 나와 타인과의 "관계" 그리고 "믿음"에 대한 이야기를 썼다고 말한다. 변호사가 주 직업이지만 저자는 이 책을 포함해 소설과 에세이 여러 권을 출간한 적이 있고, 방송과 유튜브에서의 활동도 종종 있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그 다양한 활동들을 매개로 정재민 변호사를 알게 되고 실제 만남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판사와 공무원을 거쳐 현직 변호사로서 다양한 의뢰인들을 만나는 이야기는 짐작하긴 했는데, 변호사로 일하면서 마주한 경찰, 검사, 판사의 이야기는 낯설고 흥미로웠다.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판사로서의 삶과 변호사로서의 삶을 패키지여행과 자유여행에 비교한 것도 인상적이다. 변호사에게도 뻔뻔하게 사기 치는 사람들에 기가 막히고, 진행이 늦어지거나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기각되는 사건들에 같이 한숨 쉬며 읽었다. 법조계의 일반적인 이야기는 잘 모르는 일반 독자가 한 다리 건너 이야기를 듣는데도 막막한 일이 많은데 직접 현장을 뛰는 전문가의 입장에선 얼마나 속이 터질까. 



법조계의 일들은 직접 겪지 않으면 낯설고 어려운 분야라고 생각했는데, 자신이나 가까운 누군가가 사건의 가해자나 피해자가 되고 휩쓸리거나 주변인이 되는 일이 얼마나 흔하게 벌어지고 있는지 새삼 생각해 본다. 누구에나 닥칠 수 있는 일인 만큼 믿을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할 때 나는 누구를 떠올리게 될까. 본문에 나온 대화중에는 사람을 얼마나 믿는지에 대해 묻고 몇 퍼센트 정도라고 답하는 내용도 있었는데, 나는 과연 사람을 얼마나 믿고 있을까 자문해 본다.



저자는 일모드에선 따박따박 맞는 말로 야무지게 받아치고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근성도 있는 사람이지만, 글을 쓰고 사람을 만나는 데에 있어선 조금 헐렁한 부분도 보인다. 제목만 보면 믿음과 배신의 서스펜스가 섞인 치명적인 사건 이야기나 타인과의 관계에서 믿음에 기반한 유용한 처세가 담겨있을 것도 같지만(사실 이 책의 제목만 보고 느낀 개인적인 첫인상ㅎ), 사실은 변호사로서 겪어온 일상적인 에피소드가 잔뜩 등장하는 에세이다. 개인적으론 잘 알지 못하는 경험과 시선이 담겨있어 낯설지만 그만큼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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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의 고백 - 천재의 가장 사적인 편지들
모차르트 (Wolfgang Amadeus Mozart) 지음, 지콜론북 편집부 옮김 / 지콜론북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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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음악가로서 그의 재능과 성취, 그리고 그가 남긴 음악들은 쉬이 알아볼 수 있지만 인간 모차르트는 과연 어떤 인물이었을까? 그가 가까운 이들(주로 가족)에게 남긴 여러 편지들을 통해 스스로와 음악에 대한 자부심, 가족에 대한 애정, 개인적인 성향과 성격 등 여러 가지를 추리해 볼 수 있는 책이라는 게 무척 흥미롭다.

모차르트는 다섯 살에 짧은 곡을 작곡하고 열두 살 무렵엔 오페라와 라틴어로 된 희극 등을 만들었다. 어려서는 아버지의 계획하에 온 가족이 함께 음악 공부 및 경험을 쌓기 위한 순회 여행을 떠났고, 그 결과 십 대에 작곡 의뢰를 받아 작곡가로서 일하기 시작했다. 음악가로서 곡을 팔기 시작한 이후에는 어머니와 함께 더 좋은 일자리를 찾기 위해 고향을 떠나 구직 여행을 다녔다.

가족에게 의지하던 어린시절부터 성공과 시련이 반복되다 완전한 독립을 이루기 직전인 청년기까지, 비범한 재능을 더욱 꽃피우게 해준 (음악을 포함한)여러 가지 공부와 경험, 만남들이 기록된 모차르트의 진솔한 편지들이 이 책에 모여있다. 책 안에서 편지는 시간 순서로 분류되어 있고, 단순히 편지만 나열한 것이 아니라 편지가 쓰인 시기나 상황에 대한 해설을 조금씩 덧붙이고 있어 읽기가 매우 수월했다.


내 안부를 모든 친구들에게도 전해주고, 늘 행복하게, 죽지 말고, 꼭 살아남아서 내 편지 또 받아야지. 나도 누나한테 또 쓸 거고. 그렇게 우리까지 계속 편지나 주고받다 보면, 언젠가 뭔가 가치 있는 일을 하게 되겠지. 뭐, 나는 어차피 할 일이 없어질 때까지는 계속 뭔가 하고 있을 사람이긴 하지만. 그런 내 할 일을 하면서, 이렇게 서명할게.

- 당신의 W. M.

본문 중 26p (1770.5.19 나폴리에서 누나에게 쓴 편지 중)


책의 1부에서 보여주는 소년 모차르트의 편지들은 매우 분주하긴 하지만 유쾌하기도 해서 읽는 내내 발랄한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주로 누나에게 보내는 친밀하고 사랑스러운 편지에는 안부와 농담이 섞여있지만 음악 이야기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아주 어린 시절부터 시작된 작곡과 음악에 관련된 모든 경험들은 모차르트에게 일이자 놀이이자 일상이었다는 게 새삼 느껴진다.

2부에서는 아버지의 염려 속에 어머니와 단둘이 떠난 뮌헨으로의 구직 여행으로 시작되는데, 2부의 제목(첫 번째 사랑, 첫 번째 굴욕) 때문에 모차르트의 첫사랑은 누구인지 언제 등장하는지 살짝 두근대면서 읽는 재미가 있었다. 자신이 쓴 편지에서는 한가지 일에 몰두한 누구보다 열정적인 청년이지만 아들 몰래 덧붙인 엄마의 추신에는 웬수아들미가 느껴지는 것도 포인트ㅋㅋ 3부와 4부에서는 차곡차곡 음악적 업적을 쌓아가는 한편 어머니의 죽음 등 큰 시련을 겪고 극복하는 과정에서 아들 모차르트의 면모도 함께 드러나는 게 인상적이었다.

편지에는 모차르트의 시점에서 벌어진 일들과 만나는 인물들, 뚝딱뚝딱 만들어내는 음악들과 그 과정에서의 영감과 고뇌가 서술되는데, 생략된 부분이 많지만 그럼에도 평범한 전기나 위인전보다 더 생생하고 흥미롭고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다고 느꼈다. 모차르트에 대해 잘 몰라서 더 재미있었던, 편지글로 읽어보는 청년 모차르트, 인간 모차르트의 이야기가 무척 흥미로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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