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만년 살 것 같지? - 멸종위기 동식물이 당신에게 터놓는 속마음 만화에세이
녹색연합 지음, 박문영 만화 / 홍익 / 2018년 2월
평점 :
절판


 

 

멸종 위기 동식물의 이야기를 만화와 짧은 에세이에 담았다.
멸종 위기의 동물 이야기는 여러 가지 캠페인, 광고나 다큐멘터리 등에서 몇 번 본 적이 있었다. 반면 식물이나 곤충들의 이야기는 조금 더 생소했다. 크리스마스트리로 이용되는 구상나무나 평창 올림픽의 유치로 스키장 부지를 만들기 위해 벌목된 500년된 보호림의 이야기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최근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고들 말하는 평창올림픽의 비화가 한둘이겠냐마는, 그저 올림픽 유치 성공과 선수들의 메달 수에만 열광하며 그 외의 사항들에는 무관심에 가까운 태도를 보이는 우리나라의 국민들에 비해 독일의 뮌헨 주민들이 보이는 모습은 여러모로 달랐다. 국제적인 행사라는 명예에 휘둘리지 않고 올림픽 유치 반대 표명을 하며, 자신들이 가진 환경에 대한 자부심과 그걸 지켜나가고자 하는 적극적인 움직임은 그들이 얼마나 자각 있고 더 나은 미래를 생각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우리나라에서도 물론 여러 환경단체를 비롯해 비슷한 움직임을 가진 이들이 있었겠지만 대부분의 무관심한 국민들에 비해 미미한 세력이라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자연의 흔적을 보러 간 곳에는 사람들의 흔적만 가득하다 

    - 본문 중 69p (초록에세이, 산에 든다는 일)

 

"도로로 덮인 흙은 원래 우리의 땅이었어. 그러니 왜 건너냐고 묻지마"

(…) 우리가 도로에서 만난 죽음은 '생명'이었다     

       - 본문 중 80, 82p(8. 삵)

보호받고 싶은 마음은 살아있는 모든 존재에게 있다.  

   - 본문 중 141p (14. 점박이 물범)

 

만화에서는 조금 더 직접적으로 문제 되고 있는 상황이나 동물들이 입고 있는 피해를 보여주거나 경고를 날리고, 그 문제들을 개선하기 위한 여러 운동이나 작은 캠페인 등을 알려주기도 한다. 그에 비해 글은 만화에서 다루었던 동식물이나 내용을 바탕으로 자신이 알고 있는 혹은 겪었던 이야기들을 결부해서 조금은 더 부드럽게 이야기를 전달한다. 처음에 책에 그려진 만화를 보며 그림은 엉성하지만 만화 속 동물들의 대사가 참 독하다-라고 생각했다. 멸종 위기의 동식물을 주인공으로 삼은 만화에서는 그들의 속마음을 대변하듯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동물의 입을 통해 인간들에게 던지는 비아냥, 푸념, 경고, 충고, 권유, 부탁의 말들이 참 직접적이고 강력하게 표현되어있어 가슴에 콕콕 박힌다. 처음에는 그런 표현들이 조금 불편하게 받아들여지기도 했는데 생각해보면 찔리는 부분이 있어서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사람들의 욕심에 많은 동식물들이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은 명확히 드러나있는 사실이며 그들의 존속에 나를 포함한 사람들이 얼마나 무관심한지도 새삼 느끼게 만들었다.    


책 속에 나오는 멸종 위기 동식물은 물론 인간 역시 자연생태계의 한 부분으로서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본문 중 나오는 한 파트의 제목처럼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본문 중 184p) 우리는 자연과 모든 동식물의 주인이 아니며 그들에게 여러 도움을 얻어 살아가고 있는 것이지 그들을 마음대로 휘젓고 이용해 이득을 취할 권리를 가진 특별한 존재들이 아니다.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책의 제목처럼 인간들은 모두 천 년 만 년 살 것 같은가? 언젠가 인류가 멸종 위기가 되고 나서야 그들의 마음을 알아준다면 너무 늦다. 지금부터 조금만 더 관심을 갖고 일단 알게 되는 것부터 시작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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