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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독해 - 나의 언어로 세상을 읽다
유수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7월
평점 :
스타강사 유수연, 이름 앞에 수식어처럼 늘 붙어있는 칭호가
익숙한 사람이라 사실 교재 외에 이런 인문학 또는 자기계발서등의 책을 내고 있을 줄은 몰랐다. 제목 역시 오해하게 쉽게 '독해'라는 단어를 갖다
썼다. 절묘하고 기발한 마케팅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자기자신에게 쏟아내던 채찍질이 자기계발서 책으로 발간되면서 다수에게 휘두르는 채찍질이 되어가는
것에 당혹감을 느꼈다는 그녀는 조금 낯설다. 그녀의 강의를 들어본 적이 있어서인지 그 캐릭터에 대한 편견은 나에게도 있었던 모양이다.
책을 읽으면서 그녀가 어떤 사람이든, 어릴 때부터 책읽기에 몰두하고 탐닉해왔으며 독서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것만은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어릴 때부터 고수해왔고 현재의 밑거름이 되어준 독서는 그녀만의 방법으로 정착되어 있었는데 그녀는 이 책에 그녀가 늘 스스로에게 뱉어낸
강한 말과 함께 그 독서법의 유형과 실천을 더했다. 서사와 문학의 진행에 익숙해서인지, 개인적으로 이 책의 결말(이라기보다는
끝부분)이 좀 썰렁한 감은 있었다. 하지만 자기계발서 겸 에세이겸 어느 정도는 그녀의 독후감스러운 이 책의 부분 부분에는 어느 정도 공감하고
설득당하기도 했다.
크게 두가지 part로 나뉘어진 책의 구성은 각각 7권, 9권의
책을 이야기하며 <part 1. 인생, 다르게 읽기>, <part 2. 독해, 나만의 언어로 읽기>라는 제목에 맞는 시범을
보여준다. part 1에서는 헤르만 헤세와 알베르카뮈, 생텍쥐페리 등 문학적으로 조금 친숙한 작가들의 작품들을 다루고, part 2에서는
이솝우화부터 이상의 시 '거울', 스티브잡스의 인문학, 니체와 쇼펜하우어의 작품까지, 서양고전 등의 철학부터 현대 경제경영 등을 아우르는 보다
폭넓고 다양한 작품들을 다루고 있다. 한 작품마다 깊게 파고드는 책은 아니지만 저자가 강조하고 싶은 두가지 독서법을 활용하고 어필하기 위한
해석과 발췌가 이루어져 있다.
자신의 삶에 대한 명확한 정의는 인생에 대한 모든 태도를 결정하게 만든다. 나의 작은
세계를 만든 책들과 책을 통해 바라본 현실의 이해가 누군가에게도 작은 세상의 시작점과 만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인문학으로 통찰하고,
남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읽고, 자신을 경영하자(-책 뒤표지에 실린- 프롤로그 중에서)
자기계발서류의 책을 그다지 많이 읽진 않았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해온 자기계발서의 전형같은 책이었다.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인문학과 관련된 근거자료들을 활용하며, 현재의 트렌드-자기경영, 실용 등-를
놓치지 않는 점이 그랬다. 프롤로그를 살펴보면 앞서 말한 세 가지가 총라되어 있는 걸 한눈에 느낄 수 있다. 책읽기를 힘겨워하는 독자들을
위해서인지 중간중간 삽입되어있는 사진들(대부분 본문의 내용과는 상관없는 풍경사진)과 고전에서 따온 문구들이나 명사들의 명언도 눈에 띈다.
본문에서 다루어진 문장들이 재발췌되어 반복되어 있기도 하다. 사실 책의 내용보다 짜여진듯한 이 형식들이 너무 노골적이라는 느낌마저 들었다.(질을
따지기 이전에 정말 팔릴만한 책을 만들려고 작정을 했구나 하는 느낌. 그런 의도나 편집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당연할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상업적인 느낌이 강해 책의 내용이 묻히는 느낌이라 개인적으로 책의 첫인상이 그리 좋지는 못했다.)
아무튼 그다지 기대하지 않던 책이라 가벼운 마음으로
읽었는데 저자 유수연만의 독서철학 및 인생철학을 엿볼 수 있어서 좋았다. 그녀의 독서법과 고전의 해석도 신선하게 다가오는 부분이 많았다.
어린왕자와 이방인에 대한 해석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어린왕자가 지구에 오기전 방문한 여러 별의 독특한 인물들과의 만남에서 어린왕자는 그들의
삶을 이해하지 못한다. 저자는 매일같이 계산을 하고, 가로등을 켰다끄는 일 등 각 인물들이 집중하고 있는 일이 그 개인에게 얼마나 가치있는
일인지와는 상관없이 그들을 '쓸데없는 일에 집중하고 있는 이상한 어른들'이라고 바라보는 어린왕자의 시선을 대부분의 독자가 비판없이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한다. 이미 성인이 된 우리들은 각자의 룰대로 살아가는 그 무수한 별 중 하나의 주인일 수도 있다. 지금껏 자신이
유지해온, 가치있는 일이라 생각해온 일상을 다른 별에서 온 천진난만한 왕자가 '왜 그렇게 살아?'하고 태클을 걸어온다면? 과연 화가날 만도
하다. 이 책은 저자가 특유의 고집과 가치기준으로 만들어낸 독서법과 인생철학을 여러가지 고전작품으로 함께 풀어낸 책이다.
선택하지 않은 길에 변명하지 않으며, 자신이 선택한 길에 오로지 집중하고 살아가는 그 당당함이 참 멋져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