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어디 계세요?
에드먼드 림 지음, 탄지 시 그림, 김일기 옮김 / 다섯수레 / 2015년 1월
평점 :
품절


 

 

루크라는 아이가 있다.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고 가족은 엄마, 아빠, 루크, 그리고 할머니가 있다. 바쁘게 일하는 엄마와 아빠 대신 루크를 학교에 데려다 주고 데릴러 오는 사람, 함께 음식을 만들거나 산책을 나가며 함께 놀아주는 사람은 항상 할머니였다. 어느날 화장실에서 미끄러져 사고를 당한 이후에 할머니는 알츠하이머 병을 앓게 되고 그동안의 루크와 할머니의 일상은 여러가지면에서 달라지게 된다.

 

 

보는 내내 생각했던 건 루크가 아주 착한 아이라는 점이다. 할머니가 화장실에서 쓰러진 것에 대한 죄책감을 가지고, 할머니의 변화에 대해 그건 할머니의 잘못이 아니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는 게 참 어른스러울 정도였다. 가족 중에 누군가가 알츠하이머를 겪게된다면 병을 앓는 당사자는 물론 그 가족모두가 많이 힘들거라고 생각한다. 완치가 불가능한 그 병에 대해 가족들이 기대하는 마음은 한결같지 않을까. 기억이 하루하루 사라지더라도 그 사람이 나를 기억해주기를, 마음 한구석에 내가 남아있기를.(루크가 할머니에게 바라는 것처럼 말이다.) 그 사람 때문에 힘들고 아프다면 그 사람은 가족에게 그리고 나에게 분명 소중한 사람일테니까.

 

 

개인적으로는 이 책에서 알츠하이머병을 아주 절망적으로 그리지 않은 점이 좋았다. 그 분위기에 걸맞게 삽화의 분위기도 차분하면서 너무 딱딱하지는 않았다. 알츠하이머병은 분명 완전히 나을 수는 없는 병이지만 최대한 진행을 느리게 하는 방법은 있다. 가족들은 그 사실을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어린아이인 루크조차 그 소식을 알고 충격을 받고 마음 아파하지만 엉엉 울거나 할머니를 대한 애정을 포기하지는 않는다. 루크와 루크의 엄마 아빠는 최대한 분담해서 할머니를 도우려하고, 할머니를 돌볼 수 없는 낮 동안엔 센터에 할머니를 맡기기도 한다. 할머니는 센터에 다니시며 새로운 친구를 사귀고, 취미생활을 즐기며 긍정적인 방향으로 여전히 삶을 이어나가신다.

 

 

이 이야기의 작가는 싱가폴 사람으로 책 말미에 싱가폴에서의 알츠하이머를 앓는 사람들에 대해 언급한다. 책에 등장하는 배경이나 관련 상황등은 물론 싱가폴의 모습을 바탕으로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모습이 국내와 그리 다를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실제로 닥치지 않는다면 쉽게 상상하기 힘든 큰 병이지만 우리가 앞으로 긴 인생을 살면서 어쩌면 맞닥뜨릴 수도 있는 병이라고 생각한다. 만약이라도 그런 상황이 오게 된다면 루크처럼 혹은 루크의 부모님처럼 다정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그 사람을 지킬 수 있게 되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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