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거인 철학하는 아이 3
마이클 포먼 글.그림, 민유리 옮김, 이상희 해설 / 이마주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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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아름다운 세계에 오로지 단 둘뿐인 거인, 보리스와 샘이 살고있다. 둘은 서로 친하게 지냈고 아무런 문제없이 함께 숲을 거닐고 바다를 보며 살았다. 어느 날 두 거인의 눈을 사로잡은 아름다운 분홍색 조가비 하나를 이유로 둘 사이에 처음으로 다툼이 생기고, 나중엔 다투게 된 이유도 잊어버린 채 각각의 섬에 갇혀 서로에게 돌을 던지며 지내게 된다.





두 거인의 사이가 좋거나 나쁠 때 자연환경이 그를 대변하는데, 이는 흔한 방식이지만 이 책에서는 단순히 분위기 조성의 역할 뿐 아니라 둘의 헤어짐과 화해의 실마리를 직접적으로 제공하는 큰 역할을 한다.(다툼이 시작될 때 그 둘을 헤어지게 한 홍수는 두 거인이 서둘러 양말을 신게된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인상깊었던 건 둘의 다툼이 시작되자 홍수에 이어 '눈이 내리지 않는' 겨울이 찾아온 것이다. 눈을 좋아하는 두 거인에게 눈이 내리지 않는 겨울이란 즐거울 것 하나 없는 혹독한 계절이 되어버린다. 홍수로 불어난 물때문에 각자의 섬에 갖힌 두 거인은 서로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고 점차 분노와 상대에 대한 미움을 키워간다.





다툼의 유일한 장점은 화해할 수 있다는 것. 서로에게 던진 돌들이 다리가 되어 본래의 의도가 어찌됐든 두 거인은 아주 오랜만에 서로 마주하게 되었고, 멀리서는 볼수 없었던 서로의 양말을 보게된다. 싸울 때와 마찬가지로 아주 사소한 것을 계기로, 둘은 서로 친구로 잘 지냈던 시기를 기억해내고 함께 웃으며 춤을 춘다.



사람은 누군가와 함께 있을때 늘 좋을 수만은 없다. 아무리 친하고 아무리 소중한 사람이어도, 친구 애인 가족 그 누구더라도 사소한 이유로 싸우거나 다투게되기도 한다. 싸우는건 그리 쉽고 순식간인데 화해는 어찌나 어려운지. 사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서로 가까이 마주보고 좋았던 때 다투기전의 모습을 떠올리는것 만으로 다 풀어질수 있는 문제일지도 모르는데. 굽히기 싫은 자존심, 더 악화될지 모른다는 두려움, 상대는 자기처럼 전의 좋았던 때로의 회복을 바라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망설임으로 우리는 화해와 소통에 늘 자신없어한다. 소통해서 상처입는것과 고립되어 답답함을 견디는것 중 후자를 더 두려워해야하는게 아닐까라는 자기반성을 하게 되었다.



작게는 다툼과 화해, 크게는 전쟁과 평화까지 아우르는 이야기는 그림과 함께 천천히 읽어보면 기승전결도 확실하고, 어린아이가 읽기에도 지루함은 없을 것 같다. 평화로운 시절을 다채롭게 묘사하고, 싸움이 고조될수록 그림과 글에도 긴장감이 흐른다. 문제가 해결된 후에 같은 문제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샘과 보리스만의 일종의 사전방지책을 결정하고 시행하는 똑똑한 행보까지 있기에 아이들이 보고 배울점이 많은 책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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