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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끝줄 관객 - 분더비니 뮤지컬 에세이
분더비니 지음 / 문학수첩 / 2025년 12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남긴 서평입니다 ※
좋아하는 공연 혹은 배우의 이야기가 주로 나올까 싶었는데, 그 이상의 (공연과 관극에 대한)다채로운 이야기가 담겨있는 책이었다. 개인적으로 연극과 뮤지컬 덕질은 이렇게 하는구나를 알게 해준 책. 연뮤덕이 아닌 이들은 잘 알지 못하는 세계를 살짝 맛본 느낌. 일단 어떤 공연 명이나 등장인물 자체에 대한 두루뭉술한 이야기보다 뮤지컬의 한 장면, 넘버의 가사, 등장인물의 착장, 특정 회차에서만 볼 수 있던 배우의 모션 등등 N차 관람이 아니면 잘 알지못할 이야기들이 아무렇지 않게 툭툭 튀어나온다. 공연을 기억하고 즐기는 방법도 상상 이상으로 다양한데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여러 모임의 이야기들이다. 공연과 관련된 독서 모임이나, <레 미제라블> 콘셉트의 파티, 다들 공연을 좋아해서 극장에서 종종 마주치곤 한다는 '맥베쓰 글쓰기 모임' 멤버들의 이야기가 무척 유쾌했다.
작가님에 대해 아는 바가 없었기에 책날개 속 프로필과 본문 속 내용을 단서삼아 연극과 뮤지컬을 사랑하고 순간을 기록하는 일에 열심인 사람 정도로 생각하고 책을 읽었는데, 내 예상보다 더 다양한 방식으로 더 열심히 공연을 사랑하고 기록하는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그림과 만화도 매력적이지만 글로 기록된 이야기들이 주 본문을 차지하고 있고 하나같이 무척 재미있어서 술술 읽혔다.

좋아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면 끝이 없다고들 하지만 작게는 MD, 티켓팅부터 관극 취향과 경험까지 이야깃거리가 정말 풍부하다. 특정 공연에 대한 찬사보단 공연 자체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고, 자신의 일상 속 몇몇 장면들을 자연스레 뮤지컬 속 어떤 장면들과 연결 지어버리는 사고방식과 글솜씨가 여러모로 대단하다. 어릴 때 아빠를 따라 처음 공연을 관람한 일부터 취향이 비슷한 친구들과 함께한 일들, 공연 관련 종사자(지인 및 관계자들 포함)와의 이벤트, 가족 및 지인들과 나눈 이야기들까지 개인적인 일화들도 많이 소개되는데 매끄럽고 흥미롭게 읽힌다.
개인적으로 일 년에 12편 이상의 연극은 보는 편이라 이 책을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알 수 없는 자신감(?)이 있었고, 그럼에도 좌석과에 시야에 살짝 집착하는 편이라 맨 끝줄에서라도 내 자리를 사수하는 찐팬의 마음은 어떤 걸까 궁금해서 이 책<맨 끝줄 관객>을 더 읽고 싶었다. 공감되는 내용도 새로 알게 되는 내용도 많았고 내내 흥미로웠지만, 책에 나오는 작품들을 전부 알고 있다면 더 격하게 공감하고 더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덩달아 보고 싶은 작품들도 많아졌다) 역시 세상은 넓고 고수는 많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즐기는 것에 대해서는 특히나. 개인적으로는 올해 공연을 더 부지런히 보러 다니고 더 많이 기록을 남겨봐야겠다는 자기반성을 하게 만들어준 책.
※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남긴 서평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