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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로니카의 아이들
미치 앨봄 지음, 장성주 옮김 / 윌북 / 2025년 6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남긴 서평입니다 ※
나치의 잔학한 행적과 그로 인해 생겨난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남긴 작품은 많다. 전쟁 중 나치의 영향력이 닿았던 많은 곳 중 이 책에서 등장하는 배경은 그리스의 유대인 마을이었던 살로니카. 5만 명 이상의 유대인이 살던 그 마을은 전쟁과 나치가 휩쓸고 간 이후에는 고작 몇천 명의 유대인들만이 남아있었다고 한다. 마을에서 강제로 사라져야 했던 유대인들이 어디로 갔으며 어떤 일을 겪었는지는 이미 알고있는 역사를 통해 쉬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1930-40년대, 에게해 연안에 자리 잡은 그리스 살로니카라는 도시에 살던 니코와 세바스티안, 파니라는 아이들이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이야기는 10대 초반의 아이들이 각자의 위기와 시련, 전환점을 겪고, 전쟁이 끝나고 난 후 40-50대의 중년이 될 때까지(어쩌면 그 이후까지 ) 이어진다. 책의 화자는 마지막 주요 인물로 우도 그라프를 이야기한다. 그는 나치의 일당이자 살로니카의 유대인을 수용소로 보내기 위해 기차에 태우는 이송 작전을 지휘했고, 니코와 세바스티안 형제와도 접점이 있는 인물이다.

이야기의 화자가 참신하다. "세상에서 믿을 수 있는 유일한 존재"이자 "위협과 맞닥뜨렸을 때 인간이 없애려고 하는" 존재는 무엇일까? 나치가 장악한 땅 위에서 유대인의 재산을 빼앗고 집을 빼앗고 고향을 빼앗고 이윽고 목숨까지 빼앗아가는 과정이 진실의 입을 통해 서술된다. 태어나 거짓말을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아이가 '거짓말쟁이 유대인'전술의 미끼가 된 순간 진실이 통곡하는 장면은 어떤 비유도 아니고 책에서 쓰인 그대로의 표현이다.
치명적인 거짓말에 대한 용서를 구하기까지 먼 길을 돌아온 사람의 이야기. 전쟁이 끝나고도 끝나지 않는 상실과 죽음의 고통, 어떠한 거짓으로 덮어두려 해도 결코 가려지지 않은 진실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 사랑과 질투, 거짓과 진실, 생존과 고비, 분노와 용서... 너무나도 많은 것을 담고 있는 책.
※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남긴 서평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