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슬곱슬 이대로가 좋아 Wow 그래픽노블
클라리벨 A. 오르테가 지음, 로즈 부삼라 그림,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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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일요일마다 엄마와 함께 미용실을 찾는 마를린. 마를린은 그 시간이 끔찍하지만, 그 시간이 엄마를 행복하게 한다는 걸 안다. 오랜 시간을 들여 곱슬머리를 곧게 펼수록 엄마는 만족하고 예쁘다고 말하지만 마를린은 그 모습이 정말 예쁜 건지, 예쁘다는 게 그렇게 중요한 건지 의문을 갖는다. 사촌인 다이애나 언니의 성년 파티에서 신나게 춤을 추다가 머리가 헝클어지자 어른들의 구박과 비교를 잔뜩 당하는데, 다음날 베프인 카밀라에게 그날의 일을 풀어놓는다. 카밀라의 응원을 받은 마를린은 마를린만의 방식으로 예뻐질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려 하고, 곱슬머리여도 잘 손질하여 있는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찾아내고 싶어 하지만 그 과정은 영 순탄치 않다.


마를린이 학교에서 머리로 놀림을 받았던 일을 알게된 후, 엄마 역시 어릴 적 비슷한 상처가 있음을 이야기해준다. 누구보다 마를린을 아끼고 사랑하는 엄마지만, 그럼에도 자신의 경험상 세상이 바라는 모습에 어느 정도 맞춰야 한다는 식으로 마를린을 달래려 한다. 자신의 머리에 대한 고민이 날로 커지고 있는 마를린도 엄마의 마음을 알기에 자신의 진심을 전하는 게 엄마를 입히는게 아닐까 걱정하여 꼭 전하고 싶은 속마음을 드러내길 망설인다.



그러던 중 나타난 구원자가 바로 루비 이모다. 엄마의 동생으로 풍성하고 아름다운 자연 곱슬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루비 이모는 마를린에게 곱슬머리 손질법 외에도 다양한 것들을 알려준다. 마를린은 늘 <슈퍼 프렌즈>의 둘체마리아같이 멋진 곱슬머리를 휘날리며 능력을 발휘하는 슈퍼히어로 같은 자신의 모습을 상상한다. 하지만 슈퍼히어로가 아니어도 본연의 머리 스타일과 외모, 성격 그대로를 인정하고 다른 이들도 그 모습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해 주길 바라는 마를린은 마음을 굳게 먹고 엄마와 진심 어린 대화를 한다.


타인의 의견에 꺾이지 않고, 엄마를 사랑하는 만큼 배려할 줄 알고, 결심을 굳힌 후에 대화로 진심을 전할 줄 아는 마를린은 어느 슈퍼히어로보다 멋졌다. 엄마와의 대화 장면에서는 함께 울컥했고 그 이상 예쁘게 진심을 말할 수는 없겠다 싶을 정도였다. 주인공 마를린의 성격이 워낙 활발하고, 쉽게 회복하고, 남들에게 쉽게 꺾지지 않는 당찬 면이 있어 이야기가 우울하거나 답답해지는 부분은 없었던 것 같다. 아직 어린아이라 응원을 보내는 주변의 친구, 어른들에게 사랑과 도움을 받아 쑥쑥 자라나는 모습도 대견했다.


남들에게 잘 보이기 위한 예쁜 머리 스타일보다 있는 그대로의 자기 자신의 모습을 예뻐하고 그 모습 그대로 사랑받길 원하는 게 그보다 훨씬 가치 있는 일임을 보여주는 그래픽 노블. Wow 그래픽 노블 시리즈를 좋아하는 데 이번 책은 특히나 간략한 시리즈 소개글 그대로 '만화의 재미+소설의 감동을 다 담은 보물창고'같은 책이었다.





※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남긴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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