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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는 어떻게 굴뚝을 내려갈까? ㅣ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60
맥 바넷 지음, 존 클라센 그림, 서남희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3년 9월
평점 :

크리스마스 이브 루돌프가 끌어주는 썰매에 올라 하늘을 날고, 착한 아이가 있는 집 굴뚝을 타고 내려가 선물을 주고 간다는 빨간 옷을 입은 산타 이야기. 오래된 이야기니만큼 꽤 다양한 변형이 있겠지만 널리 알려진 크리스마스의 전설의 토대와 산타 할아버지에 대한 이미지는 여전히 한결같은 면이 있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를 통해 산타의 존재를 알게 된 아이들은 누구나 한 번쯤은 이런 게 궁금했을 것 같다. 산타 할아버지는 덩치가 크던데 어떻게 굴뚝을 통해 들어올 수 있을까? 우리 집엔 굴뚝이 없는데 그럼 어디로 들어올 수 있을까? 밤에 우리 집에 들어오면 가족들(반려동물 포함) 중 누구라도 한 명쯤은 눈치챌 수 있지 않을까? 나 자신을 착한 아이라고 굳게 믿었던 시절, 나는 산타가 오면 부모님이 문을 잘 열어줘야 할 텐데, 하고 걱정했던 기억이 난다.
<산타는 어떻게 굴뚝을 내려갈까?>라는 제목의 그림책은 이런 궁금증과 상상력을 모아 만들어놓은 책이다. 산타는 '어떻게' 굴뚝을 내려가 집으로 들어올 수 있는지, 아무도 모르게 집안에 들어와 선물을 주고 가기까지 어떤 상황들을 마주하고 어떻게 모면할 수 있는지, 그리고 무사히 임무를 마친 후에는 또 어떻게 굴뚝을 올라가 집 밖으로 빠져나갈 수 있을지 크리스마스 밤, 산타의 모든 종적을 궁금해하며 상상하고 이야기해 볼 수 있는 책.


산타가 굴뚝을 내려오는 방법 혹은 집에 들어오는 방법에 대해 맥 바넷과 존 클라센이 만들어낸 답안들을 함께 즐기고 '넌 어떻게 생각해?'하고 질문 하나만 던져줘도 아이들의 상상력이 대폭발하지 않을까, 하고 기대되는 책이다. 산타 할아버지라고 친근하게 부르곤 하지만 사실 산타라는 존재는 요정과 일하고 하늘을 나는 썰매를 타고 다니는 등 인간 외적(? 환상적?) 요소가 많으니 상상을 시작하자면 뭔가 한계 범위가 없는 느낌이랄까. 아이들이 모여 함께 이 책을 읽는다면 얼마나 다양한 답변들이 쏟아질까.
책을 읽어보기 전에 일부러 질문과도 같은 제목에 나름대로 상상을 해봤는데, 저자들의 답변과 겹치는 건 단 두 가지뿐이라 신기하고 재밌었다. 책에서 이야기한 방법들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이렇게도 상상할 수 있구나'를 배워나가는 과정이 될 것 같은 책.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많지만 스포일러가 될 테니 이 책이 무척 재미있었다는 점,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루돌프의 깨알 같은 서포트가 무척 인상적이었다는 포인트를 적어보며 서평을 마무리한다. 크리스마스라는 테마로 자유롭게 이야기를 넓혀나갈 수 있는 선물 같은 그림책. 이번 크리스마스 선물로 책 읽기나 상상하기, 이야기하기를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선물하기 좋을 것 같은 그림책이었다 :)
※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남긴 서평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