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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라당 고양이들
스무조 지음, 홍미화 옮김 / 윌스타일 / 2023년 3월
평점 :

고양이가 배를 보이고 발라당 누워있는 모습만 모아둔 사진집. 진짜 너무 사랑스러워서 보다 보면 입이 웃고 있고 책을 덮을 때면 광대가 아파온다. 이 책에 이야기하는 발라당 포즈는 고양이가 매우 편안하고 안정되어 있을 때 취하는 자세라고 한다. 지금 있는 곳과 함께 있는 상대가 안전하게 느껴져서 마음껏 응석 부리는 고양이들의 무장해제 자세인 것이다(보는 사람도 무장해제시켜버린다)
일본 전역에 살고 있는 집사들의 제보로 모인 사진들은 제목, 집사들의 한마디, 살고 있는 지역, 고양이의 이름 등과 함께 소개된다. 발라당 포즈의 메인 사진 위로 평소 얼굴을 담고 있는 고양이들의 프로필 사진도 작은 동그라미 안에 담겨있어서 발라당 포즈를 하고 있을 때의 더 풀어진 얼굴 표정을 비교해 볼 수도 있다는 게 포인트.


중간중간은 에피소드를 담은 페이지도 있는데(물론 그 페이지도 작게 분할된 사진이 차지하고 있는 양이 더 많다) 이 책이 탄생하게 된 계기나 모집된 사진 중에 책에 실릴 사진을 최종 선발하는 과정 등 짧은 본문이 실려있다. 그중에는 임시보호에 대한 이야기도 한 토막 있었는데, 사진집에 실린 사진 중 임시보호하는 고양이들의 사진도 종종 등장한다. 임시보호 중인 아기 고양이 형제가 풀어진 표정으로 나란히 발라당하고 있는 사진 위에 "기적적인 만남에 감사"한다는 멘트가 유독 기억에 남는다.
안 그래도 작고 소중한 아기냥들은 발라당 포즈 하고 있을 땐 진짜 인형 같아서 감탄하기도 하고, 상자 혹은 상자 비슷한 무언가에 들어가 온몸을 가득 채우고 있는 모습도 사랑스럽고, 발라당하고 있을 때면 으레 드러나는 고양이 젤리를 마구 만져보고 싶어 내적 비명을 지르며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고양이를 직접 키워본 적은 없어서 고양이들이 얼마나 다양한 몸동작을 할 수 있는지 새삼 알게 되었다고 할까. 가끔씩 묘한 포즈를 하고 있는 고양이들도 있는데 몸이 유연한 걸 알고 있어서 그런지 희한하게도 불편해 보이진 않는데 가끔은 진짜 연체동물인 건가 하는 의심도 든다. 잔뜩 사랑받고 보살핌 받으며 떡처럼 풀어져있는 고양이들을 보며 힐링할 수 있는 책. 보기만 해도 기분 좋아져서 마음이 삭막해질 때마다 열어보고 싶은 책이다.
※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남긴 서평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