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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 Grown Ups - 드라마 <나의 아저씨> 세상의 모든 이지안을 위한 그림책 ㅣ 노래를 그리다 2
서동성.이치훈 작사, 곽수진 그림 / 언제나북스 / 2023년 1월
평점 :
드라마 <나의 아저씨>의 메인 테마곡 '어른'의 노랫말과 제목을 그대로 가져와 만든 그림책. 이런 식으로 만들어진 그림책을 종종 보았는데 오늘 처음으로 '노랫말 그림책'이라는 명칭을 알게 됐다. 썩 잘 어울리고 직관적인 이름이다. 개인적으로는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이지은(아이유)과 이선균이라는 것만 알뿐 직접 드라마를 본 적은 없다. OST 역시 들어본 적이 없어서 이 책을 통해 이 노래를 알게 되었고, 다만 몇몇 스틸컷을 보고 <나의 아저씨 대본집>을 읽어 주인공 이지안의 고단한 그 특유의 분위기를 알고 있었다.
노래 원곡을 모르는 상태에서 그림책으로만 먼저 읽어보고, 노래 들으면서 또 한 번 읽어보았다. 책의 첫인상은 마음이 가라앉을 때 읽으면 좋을 그림책 정도. 본문의 글씨체가 힘겨운 나날에 대해 일기처럼 남긴 손글씨의 느낌이라 매우 좋았고, 푸르고 시리고 무거운 느낌의 파랑 일색의 그림들의 연속에서 반전같이 느껴지는 마지막 장면의 따스함과 밝음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나는 내가 될 수 없다는 걸 깨닫고, 세상은 너무나도 외롭고 힘들지만, 그래도 '나의 작은 세상이 웃어줄' 어떤 순간을 기다리며 버틸 수 있을 만큼 자라난 주인공의 서사가 담긴 노랫말도 아름다웠다.


첫 번째 감상을 간단하게 적어내고 노래를 들으며 다시 한번 읽었을 때는 노래가 가진 감성의 힘이 더해져 더 묵직하게 다가왔다. 원작의 드라마를 좋아하고, 이 노래를 알고 있고, 이지안이 편안함에 이르렀기를 함께 응원했던 사람들이라면 이 그림책에 더더욱 몰입하여 읽을 수 있지 않을까. 드라마 OST를 가져와 만들어진 그림책인 만큼 드라마 팬들을 위한 단서를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뒤 표지에 자그마하게 쓰여 있는 "정희네"라는 글씨, 추천글까지 모두 끝난 후 책을 덮기 전에 나오는 드라마 명대사 한 줄 등 드라마를 본 사람이라면 내가 포착하지 못한 드라마의 흔적을 더 찾아낼 수 있지 않을까 짐작해 본다.
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 중 하나는 곽수진 작가님의 일러스트를 볼 수 있기 때문이었는데, 기존에 알고 있던 귀엽고 따스한 느낌의 그림이 아니라 놀라웠다. 고독함과 괴로움, 어른이 되는 과정에서 느끼는 고뇌들에 깊이 잠식되는 듯한 묵직한 느낌의 일러스트를 볼 수 있는데 발랄하고 희망적이기만 하지는 않은 노랫말과 참 잘 어울리는 무드라고 생각했다. 드라마가 워낙 유명하고 잘 되었기 때문에 더욱 이지안을 그대로 대려오는 것이 아닌, 새롭게 풀어낸 그림 속의 이야기는 책의 마지막 '작가의 말'에서 관련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작사가 2명, 그림작가 1명, 작곡가의 추천글까지 책의 말미에 더해진 말들을 읽는 재미도 쏠쏠한 그림책이었다.
※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남긴 서평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