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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기의 어반스케치
백승기 지음 / 성안당 / 2022년 11월
평점 :

거친 듯 자유롭고 생동감 넘치는 거리의 그림들, 어반스케치는 넓게 보면 풍경화의 한 종류로 거리에서 볼 수 있는 사소한 것들을 현장감을 살려 빠르게 그려내는 그림들을 말한다. 이 책의 저자는 나무젓가락을 깎아 먹을 찍어 그린 밑그림에 수채화 채색을 한 어반스케치를 그리는 사람이다. 한창 한옥을 그리는데 빠져있을 때 한옥의 멋을 살리기에 먹이라는 재료가 효과적이라 생각해 사용하게 된 것이 계속 이어졌다고 한다. 먹은 후에 수채화로 채색을 해도 번지지 않는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작가가 그린 것처럼 같은 방법으로 관찰하고 그림을 그려나갈 수 있도록 강의 형식으로 책을 전개해 나가는데, 나무젓가락과 먹을 사용한 그림 그리기는 생소한 만큼 따로 '나무 펜 사용법'이라는 페이지도 수록되어 있다. 이 책은 저자의 멋진 작품들을 잔뜩 볼 수 있는 책이기도 하지만 작품 감상이 주가 아니라, 저자 자신의 이야기를 곁들여 어반스케치에 대해 처음부터 차근차근 알려주는 책이다.

최근 다양한 종류의 원데이클래스가 참 많은데, 어반스케치 수업도 있다는 걸 알고는 있었다. 어반스케치에 대한 소개와 기초 다지기가 주인 'Part1. 어반스케치 준비하기'와 'Part2 어반스케치 시작하기' 부분을 제외하면 각 파트에서 그림 하나하나가 어반스케치 원데이클래스 하나하나 같이 느껴진다. 실제 장소의 사진도 작게나마 함께 실려있고, 차근차근 그리는 순서와 방법을 친절하게 알려주는 진행이 그렇다. 실제로 그림이 완성되는 과정이 궁금하다면 강의 동영상이 담긴 QR코드를 적극 활용하는 것도 좋겠다. 12컷, 길게는 스물몇 컷의 과정샷으로 하나의 그림이 완성되는데 반듯반듯하고 빈틈없이 그려진 그림이 아니라서 쉽지 않더라도 왠지 더 도전해 보고 싶은 그림들이다.
part.5의 유럽 풍경을 제외하면 국내의 익숙한 곳곳 풍경들을 그려내서 완성된 그림들을 보면 특유의 러프한 멋에 감탄하면서도, 어디서 본듯한 친숙함이 느껴져서 이런 게 어반스케치의 매력이라고 생각했다. 저자는 깎은 나무젓가락과 먹을 사용하는 특징을 그대로 살린 채 어반스케치를 그리는 방법에 대해 책을 썼지만, 휴대가 간편하고 주변에 있는 여러 재료를 사용해도 무방한 게 어반스케치라고 책의 초반에도 언급한 바 있다. 독자들에게 어반스케치 자체를 조금이라도 더 알려주고 더 많이 경험할 수 있게끔 도와주려는 마음이 느껴지는 책이라 참 좋았다.
※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남긴 서평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