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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다아아! - 2022 칼데콧 아너상 수상작
코리 R. 테이버 지음, 노은정 옮김 / 오늘책 / 2022년 3월
평점 :
물총새 멜은 삼 남매의 막내인데, 엄마가 집을 비운 사이 훨훨 날아보고 싶은 마음에 나는 연습을 시도한다. 언니 핌과 오빠 피프 걱정에도 멜은 태연하고 당당한 자세로 둥지를 벗어나 폴짝 뛰어오르고 그런 멜을 붙잡아 주려는 이웃들의 노력에도 아래로 아래로 계속 떨어진다. 평범한 그림책들처럼 펼쳐서 가로로 보는 것이 아니라, 세로로 두 페이지가 이어져 한 장면을 그려내고 있는 책이라 세로로 기다란 그림을 속도감 있게 즐길 수 있다.
책의 뒤표지를 보면 멜의 가족이 살고 있는 둥지가 있는 나무를 조금 먼 곳에서 바라본 그림이 그려져 있다. 아마도 제일 높은 곳에 있을 물총새 가족의 둥지 외에도 부엉이, 벌, 거미 등 다른 식구들 또한 이웃처럼 한 나무에 함께 살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다정한 이웃들은 멜이 둥지를 벗어나 나는 연습을 할 때 생생하게 그 모습을 바라보고 걱정해 주고 감탄하고 함께 기뻐하기도 한다.

이야기로 단순하게 볼 땐 괜찮았는데 만약 이런 비슷한 상황이 눈앞에서 실제로 벌어진다고 가정하자 과연 멜의 도전이 무모한 도전일지, 용기 있는 도전일지, 혹여나 보호자가 없는 상황에서 멜의 도전이 위험한 상황이 되면 누가 멜을 도와주지 등등 여러 생각이 들어 내가 그 도전을 응원해야 할지 걱정해야 할지 조금 혼란스러웠다. 실제로 무언가에 도전하는 것은 무척 가치 있는 일이지만 위험도 함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결국 과감하고 용감한 도전과 그로 인해 받을 주변의 다정한 걱정과 응원, 성공 후의 기쁨을 알려주는 이야기다. 높고 곧게 뻗은 나무줄기를 따라 시원하게 떨어지고 날아오르는 모습, 덤덤한 멜의 표정들을 통해 스릴과 성공의 예감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책에서는 멜의 도전 전의 상황을 알려주지 않는다. 엄마가 멀리 떠나있다는 것과 훨훨 날고 싶다는 멜의 목표 단 두 가지만 주어졌을 뿐이다. 어쩌면 해내고 싶다는 마음과 실제로 도전하는 그 행동에 성공의 비결이 있으리라는 걸 강조하고 싶었던 걸지도 모르겠다.(책의 제목처럼 간다아아! 하고 외칠 기세도 함께) 무언가 할 수 있을 것 같은데도 겁이 나 망설이고 있다면 멜의 대사를 기억해 보자.
"겁나지 않아? 핌 언니가 물었지요.
"겁나. 그래도 한번 해 볼 테야." 멜은 대답했어요.
※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남긴 서평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