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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인 투어
김상균 지음 / 이야기나무 / 2022년 3월
평점 :
메타버스라는 소재를 꼭꼭 끼워 넣어 만들어진 짧은 소설들. 나는 이 책의 저자이자 메타버스 연구자인 김상균 교수의 메타버스 관련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그 책에서도 메타버스의 개념과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며 메타버스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혹은 메타버스에 대해 고민해 봐야 할 점들을 소재로 소설을 쓰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 책에서도 자신이 쓴 두어 가지 이야기를 수록했는데 당시에 꽤 흥미롭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그때 만났던 단편들이 전부 이 책 <브레인투어>에도 실려있어서 왠지 반가웠다. 연구자로서의 본업이 있지만 책을 쓰는 작가로서도 개념을 쉽게 풀이해 주고 이야기를 술술 풀어내는 솜씨가 있다 느꼈는데 소설집인 책을 읽고 나서도 마찬가지 감상을 느꼈다. 보통의 단편소설보다는 짧은 감이 있지만 흥미로운 세계관과 사건을 다루며 노련한 필력으로 이야기를 뚝딱 뚝딱 전개해 나간다. 짧은 이야기 속 장면들을 그려낸 일러스트가 본문 곳곳에 함께 삽입되어 있어 흥미를 돋우고 몰입하기도 쉬웠다.

메타버스를 소재로 다룬다는 것 외에 이 책의 또 다른 특이점은 인터뷰 형식으로 쓰인 '작가의 글'이다. 이 책에 실린 단편들에는 저자의 이름이 어떤 기술의 개발자나 연구자로서 직접적으로 언급되곤 하는데, 이에 대한 이유를 작가의 글에서 읽어볼 수 있다. 저자는 말미에 '메타버스 단편소설'들을 쓰게 된 이유, 자신의 작품에 자신이 실명으로 등장하는 이유, 작가가 일관적으로 그려내고 싶은 메타버스 세계관과 인간과 메타버스의 미래 등 다양한 포인트를 친절하게 짚어준다.
그가 그려낸 메타버스의 세계는 그리 아름답지만은 않다. 수많은 부작용과 잘못된 사용방법에 깊이 빠져 허우적대거나 이득만을 취하는 무리도 있지만 그에 굴복하지 않고 휴머니즘을 지켜내는 사람들 또한 있다. 작가가 인용한 헤밍웨이의 말처럼 "파괴될지언정 패배하지 않는" 인간 특유의 본질들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작가의 노력이 이 책의 글 속에 하나하나 녹아있다고 생각한다. 실제 메타버스를 연구하는 사람이 써 내려간 메타버스의 환상적인 세계들이 궁금하다면 이 책 <브레인투어>를 추천한다.
※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남긴 서평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