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책을 고를 때 표지의 그림에 마음이 끌리는 것도 마찬가지 아닐까. 저자와 출판사는 책의 내용과 통하는 그림을 표지로 내세우고, 독자는 그 표지의 그림이 내 마음과 닮아 절로 손이 가게 된다는 것, 꽤 그럴싸하게 들린다. 그렇다면 나는 이 책의 표지에서 어떤 마음을 찾아낸 걸까. 생각해 보면 연초 내내 바쁘게 일하고, 새해 목표를 세우고, 그를 달성하기 위해 부지런히 지내던 내가 이 책의 표지에서 가장 크게 느꼈던 건, 아마도 꿀잠에 대한 부러움이었다. 내게는 그림 속 사람이 몸과 옷과 침구(?의자?)가 한 몸이 된 것처럼 편안하게 잠든 모습으로 보였다. 안락함과 좋은 휴식. 요즘 들어 더욱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그것.

미술치료라는 이름은 친하고 싶지만 왠지 어려운 '미술'과 의학적인 의미가 담긴 '치료'라는 거리감 있는 두 단어가 만나 그리 친숙하게 느껴지진 않는다. 하지만 그냥 좋은 그림을 찾아보는 것, 내 마음을 닮은 그림을 한참 바라보며 그 안에 있는 내 마음도 한번 들여다보는 것이 미술치료의 한 부분이라면? 책이 다루는 내용은 그렇게 어렵지도 새롭지도 않았지만 미술치료라는 의미에 대해 거리감을 좁혀주었다.
개인적으로는 처음에 '미술치료'라는 키워드에서 미술 위에 방점을 찍고 이 책을 읽었던 만큼 많은 그림을 볼 수 있을 거란 기대도 조금 있었는데, 수록된 그림의 수는 예상보다 적었지만 명화와 더불어 현대 미술작품들 몇 점이 참 좋았다. 특히 초반에 소개된 김진남 작가의 <신호 Ⅲ>라는 작품이 크게 인상적이어서 서평에 첨부해 본다. 실제 내담자들이 많이 공감하고 도움받은 그림으로만 선정했다고 하니 더 자세히 들여다볼만하다. 책의 글과 그림 그리고 내 마음까지 함께 꼼꼼히 읽어봐야 더 의미 있는 책인 것 같다.
※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남긴 서평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