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알고 있던 '문화'의 개념이라고 하면, '예술이나 교양'으로서의 문화 또는 '삶이나 행동의 방식'으로서 문화 정도가 전부였다. 문화의 개념은 생각보다도 더 세세하게 나누어지거나 더 큰 범위로 확대되기도 했다. 이러한 내용들은 흥미로웠고, 다양한 사례와 다양한 의견이 끊임없이 나와서 지루할 틈은 없었지만 쉽진 않았다. 읽는 순간에는 이해한 줄 알았는데 비슷비슷한 개념과 예시들이 반복되다 보니 내용을 요약하는 것 자체가 어려웠고 앞서 나왔던 내용들을 순서대로 떠올리기도 어려웠다. 책을 읽는 도중과 책을 다 읽은 후에도 왠지 강연으로 이 내용을 다시 듣고 싶었고 아니면 누가 책 좀 소리 내서 읽어줬으면 했다.(진심으로 오디오북이 나온다면 좋겠다.)
이 책을 읽으면서는 큰 욕심을 내진 않았지만 정말 열심히 읽었다. 한 줄로 요약된 결론을 바라지도 않았고 '이 책 한 권을 온전히 이해하고 말 테다' 하는 포부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다만 '문화'에 대해 이야기되었던 것들을 하나라도 더 기억하려고 애쓰며 읽었고, 언급된 개념들이나 글쓴이가 주장하는 부분들에 대해 최대한 저항 없이 읽으려고 노력했다. 내게는 낯설고 새로운 정보 자체가 많은 책이어서 첫 번째 완독하는 동안은 그런 태도로 읽어보아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최소한 두 번은 읽고 싶은 책이다. 다음 완독을 한 후에는 책 후반부에 저자가 목차에 직접 '결론'이라 이름 붙인 부분의 내용을 더 잘 이해해 보고 싶다.
책에 수록된 다양한 문화의 의미 중에 내게 가장 어렵지 않고 와닿았던 정의를 하나 꼽자면 문화를 '삶을 지속시키는 것이라기보다는 삶을 가치 있게 만들어주는 것'(본문 중 77p)으로 바라보는 시선이다. 문화가 무엇인지 아직도 정확히는 잘 모르겠지만 우리가 삶을 살아가면서 누려왔거나 앞으로 만들어갈 것들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건 확실하다. 다양한 의미들 중에 이런 의미도 포함하고 있기에 나는 아직도 '문화'가 궁금하고 더 잘 알고 싶다고 생각한다. 나의 일과 공부, 삶에 있어서 문화, 교양, 문화산업 등등에 관심을 갖게 된 요즘 그 기본적인 개념들에 대해 많은 정보를 주었고 더 깊이 생각해 보게 만들어준 책이다.
※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남긴 서평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