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잘 알려진 무하의 작품은 아무래도 파리에서 활발히 활동하던 시기의 연극 포스터와 광고용 상업포스터 및 삽화들이 아닐까. 풍성하고 곱슬거리는 머리카락, 부드럽고 풍만한 몸매의 아름다운 여성들, 꽃과 화려한 장식 및 배경이 들어가 있는. 이 책에서는 파리에서의 전성기 작품들은 물론, 무하의 삶 전반을 다루고 있어 미국 이주 후의 작품, 결혼 후 조국으로 돌아가 민족과 고국에 헌신하는 작품 활동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가 실려있어 좋았다.
그의 삶 후반부에 그려낸 그림들은 역사를 함께 다루고 있어서인지 무하 특유의 분위기는 살아있으되, 스토리와 무게감이 있는 작품들이 아주 많다. 이 그림들은 무하라는 화가의 전체 삶을 보았을 때 자신에게도 더 큰 의미가 있는 작품들일 것만 같아 낯설지만 왠지 눈길이 한 번 더 가게 된다. 전시회에 가서 봤을 때도 인상적이었던 작품 <브르노 남서 모라비아를 위한 국민 연합 복권>은 특히 본문에서도 도슨트처럼 생생한 해설을 더해주어서 기억에 남는다. 책을 읽었는데 전시회를 한 번 더 다녀온 느낌. 무하를 잘 모르는 사람에겐 아름다운 그림들에 반할 기회를 주고, 무하를 좀 더 알고 싶은 사람에겐 그의 삶과 다양한 작품들을 폭넓게 보여주는 책이다.
※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남긴 서평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