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사진을 정말 많이 찍어온 작가이고, 그중에서도 풍경 사진을 제일 많이 찍었다고 하는 작가이기에 여행과 풍경 사진에 대한 내용의 분량이 책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나도 그 부분을 특히 즐겁게 봤지만, 사실 전체적으로는 구성과 진행이 약간 산만하다고 느껴져서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목차를 보면 참 질서정연하게 잘 나누어진 느낌인데 글이 짧아 본문 하나당의 호흡이 짧아서인지 한 번에 읽어내리기엔 굵직한 메시지가 부족하다고 할지, 수록된 사진 수만큼 그 안에 담긴 작가의 추억을 토막토막 나누어 풀어낸다는 느낌이 들었다. 어쩌면 개인적으로 소설이나 조금은 긴 호흡의 글을 좋아하는 성향 때문에 그렇게 느꼈는지도 모른다. 에세이를 소설처럼 읽어버렸다는 후회도 조금 했다. 조금은 여유 있게 본문이나 사진에 조금 더 집중하면서 느긋하게 읽어야 더 좋았을 책이라고 서평을 쓰는 지금에야 생각한다.(서평을 다 쓰면 다시 한번 천천히 읽어보려 한다.)
사진가 안웅철이라는 사람에 대해 이 책을 통해 많이 알게 된 느낌이다. 사진 찍는 일이 직업이고, 여행과 사진을 좋아한다. 음악과 그 외의 다양한 분야로도 관심이 넓어 다양한 콜라보 작업도 했다. 자신만의 시그니처를 찾다 제주의 곶자왈이라는 곳의 사진을 찍는 장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는 것도, 인물사진을 찍을 때 그 대상과의 수다와 교류로 먼저 마음을 열게 하는 사람이라는 것도, 그가 찍히고 찍은 여러 장의 가족사진 속 얽힌 약간의 추억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책을 펴자마자 보이는 책날개의 압축된 저자 소개보다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는 저자에 대한 정보를 접하는 게 에세이의 묘미라고 생각한다. 그 재미를 마음껏 느끼게 할 만큼 사진과 글로 작가 자신을 드러낸 솔직한 책이라는 평을 남기고 싶다.
※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남긴 서평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