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이 토성에 두고 간 정찰선 티스테는 어레스 박사의 도움을 받아 안드로이드의 몸을 갖게 되고 박사를 도우며 살고 있다. 날씨가 궂은 날에는 자신처럼 방치된 우주선이 있을까 여기저기 순찰을 다니기도 하는 나날을 보내며. 한편 맑은 공기는 에메랄드 존이라고 이름 붙여진 한정된 구역밖에 남지 않은 지구에서 나고 자란 룻은 버거집에서 알바를 하고 해커 일을 하며 몸이 아픈 엄마의 병원비와 생활비를 감당하고 있다. 보상금을 노리고 할아버지의 우주선을 찾으러 토성으로 간 훈의 손녀 룻. 둘의 만남은 다소 충동적이고 완전히 진실되지 못했지만, 지구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일을 겪고 서로 간의 정을 쌓아간다.
자신을 버려둔 채 돌아오지 않는 않는 훈을 이해하기 위해 고통을 동반하는 감정을 배운 티스테는 너무도 인간적인 인공지능이 되었다. 안드로이드로 다시 태어날 때의 눈물과 모든 사실이 밝혀지고 나서 룻에게 틱틱대는 말대꾸를 하며 마음을 연 그 장면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훈과 함께한 과정을 회상할 때를 보면 본래부터 개성적인 인공지능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안드로이드로 다시 태어난 순간 눈물을 터트리고 분노하고 슬퍼할 줄 아는 티스테는 우주선으로 변신할 수 있다는 점만 빼면 정말 인간 같다. 그는 훈과 함께한 나날들을 소중히 간직한 만큼 다시 자신을 찾으러 오지 않은 훈을 용서하지 못하고 복수를 꿈꾼다. 하지만 훈이 위중하며 그를 만나고 싶어 한다는 이야기에 그의 손녀와 함께 지구로 가는 여정을 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