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문화센터에서 꽃 배우기
이유현 지음 / 부크크(bookk) / 2020년 8월
평점 :

이 책을 처음 열어봤을 때 목차가 참 특이하다고 생각했다. 파트 A, B, C라 붙인 목차의 순서번호도 독특했고 주 내용이 되는 '파트B 레슨테라피'에서도 꽃으로 만드는 여러 작품들의 종류가 오히려 부제로 붙고 '순간, 운명, 경험, 순수' 등 감성적인 단어들이 편제로 붙는다. 프롤로그와 파트A의 내용은 그런 감성적이고 개인적인 성향이 듬뿍 묻어나는 일기같은 글이었다. 저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저자가 '꽃과 함께하는 일상'을 담았다고 한다. 저자가 이 책의 내용을 처음 기록하기 시작한 이유, 자신의 경력과 일의 준비과정, 꽃시장에 대한 간단한 팁, 책을 내며 독자들이 배우고 느껴주었으면 하는 점들이 쓰여있다.
파트B는 각 본문을 크게 네부분으로 구성했는데 제일 먼저 꽃을 통한 힐링에 주목하고 연구했던 저자답게 '레슨테라피'라는 소제목으로 짧막한 소개글과 감상글을 적었는데 작품에 사용된 꽃의 계절도 말미에 쓰여있다. 그 뒤로 재료, 도구, 부자재를 소개하고, 만드는 법('How to make'), 'Emily's tip' 이 적절한 사진들과 함께 이어진다. 레슨테라피에 적힌 글들은 가끔 오글거리고 꽃을 배우는 책에서보단 개인적인 일기장에 더 어울릴듯한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글이 길지 않고 다양한 사진이 어우러진 본문이라 가볍게 읽고 넘어갈 수 있다. 그 뒤로 실재 실습에 도움이 되는 본문의 내용에 보다 집중해 읽게 되는데 그 부분의 글은 앞선 글들과는 달리 군더더기 없는 투로 읽기 쉽게 쓰여있었다. 책속 사진의 사이즈는 개인적으론 조금 더 컸으면 좋았겠지만, 수록된 사진의 장수가 많고 화사한 꽃작품들로 가득한 책이라 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환해지는 것 같았다. 가을에 접어드는 시기여서인지 가을꽃으로 구성된 작품들이 특히 시선을 끌었다. 작품들의 난이도나 계절별로 구분되어 있지 않은 순서는 좀 아쉬웠고, 페이지 구성 역시 재료소개, 만드는 순서, 팁이 반복되는 단순한 구성인데도 책이 아닌 보고서같은 느낌이 드는게 참 묘했다.

문화센터에서 꽃을 배워본 적은 없지만 그런 강의에서 배울법한 기술이나 꽃을 잔뜩 보게 될 기대를 가지고 책을 펼친터라 처음엔 감상적인 글에 조금 어리둥절 했다. 하지만 문화센터에서 첫인사와 마지막 인사가 있듯 조금은 감상적인 그 멘트들이 그 역할을 대신한다 생각하면 그리 어색하지 않을 것도 같다. 아름다운 꽃을 감상적으로 바라보는 건 오히려 바람직한 태도가 아닌가. 게다가 본격적인 내용이 시작되는 파트B에서는 문화센터에서 실습하는 여러 작품들을 구경하고 만드는 순서, 기술들의 이름이나 온갖 팁들이 친절하게 쓰여있었기에 이 책에 대한 내 기대감도 충분히 채워졌다. 아쉬운 점도 있지만 사진이 많고, 다양한 작품들(부케, 플라워박스, 화분 토피어리, 가드닝 등등)을 한데 볼수 있어서 좋은 책이었다.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저자의 일상을 쫓아 고속터미널 꽃시장에 꼭 한번 가보고 싶다.
※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남긴 서평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