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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가 가르쳐 준 삶의 교훈들
엠마 블록 지음, 김지선 옮김 / 그린하우스 / 2020년 5월
평점 :
개에 대한 내용으로 생각해도, 인생과 연결 지어 해석해도 참 잘 어울리는 간결한 글들 그리고 사랑스러운 그림들에 눈을 떼기가 힘들다. 다 읽고 나서도 괜히 책을 덮기 아쉬워서 뒤적거리며 마음에 드는 그림을 찾아내고 글을 찾아내고, 그러다 흰 바탕의 하드커버, 본문이 어느 페이지든 거의 180도로 완전히 펼쳐지는 제본 방식, 속표지 구석까지 깔끔한 마무리와 본문 삽화를 이용한 센스, 다른 책들과는 다르게 조금 더 뻣뻣하고 두꺼운 느낌의 속지까지도 마음에 들어서, 보면 볼수록 장점만 찾아내게 되는 좋은 책이구나라고 생각했다.

본문이 간결하기 때문인지 동글동글한 글씨체의 원문(영어)과 반듯하고 야무진 느낌의 한국어 본문이 함께 쓰여있다. 원문의 뉘앙스도 한글 해석이 주는 가끔은 색다른 뉘앙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점이 정말 좋았다. 위에 첨부한 책의 사진들처럼 '사랑하면 반갑게 인사해요', '지나간 잘못일랑 훌훌 잊어버려요'처럼 바른 소리를 하는 본문 내용과는 달리 그림이 주는 유쾌함과 능청스러움이 있다. 그려진 장면 직전의 모습을 상상하게 만들기도 하고, 해맑은 표정의 개들은 장면으로 그려져 있는데도 활동감이 느껴져서 그저 공감하게 되고 웃음이 났다.
엄마도 아빠도 개를 키워본 적이 있고, 나 역시 어릴 때 개를 키워본 적이 있다. 이제는 꽤 아득한 기억이지만 내가 집에 올 때마다 늘 꼬리를 흔들며 날 바라보던 그 모습은 생각이 난다. 이제는 애완동물보다도 반려동물이라는 말이 더 친숙하게 느껴질 만큼 쓰이는 시대이고, 어쩌면 이런 호칭과는 상관없이 아주 옛날부터 개라는 동물이 가진 몇 가지 특징들(충직함, 활발함, 해맑음 등등)과 개에 대한 애정은 사람들에게 인생에 대한 교훈을 전해줄 만큼 커다란 의미를 가졌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