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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삶은 서툴다 - 삶의 지혜와 깨달음을 주는 세계 최고 지성들의 명 에세이 컬렉션
미셸 에켐 드 몽테뉴 외 지음, 이문필 엮음 / 베이직북스 / 2018년 10월
평점 :
생각보다 정말 짧은 에세이들을 모아 놓은 책. 버나드 쇼, 헤르만 헤세, 칼릴 지브란 등 유명한 문인들은 물론 루소, 베이컨, 칸트 등과 같이 철학자로 유명한 인사들의 글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책이다. 저자 소개는 책 앞뒤의 책날개 부분을 이용해 하고 있는데, 저자가 워낙 많아 그 공간에 다 싣기 어려웠는지 유독 유명한 몇몇 작가의 소개가 빠져있었다. 대신 뒷날개 아래쪽에 QR코드를 확인하면 책에서 미처 다 보여주지 못한 작가 소개를 볼 수 있다.
편집 디자인이 독특하고,
깔끔한 파란색 표지와 책 안쪽에 칠해진 보라색 그라데이션이 예쁜 책이다. 본문의 제목과 추가글의 부분적으로도 보라색이 쓰였는데 내용을 몰라도 책을 먼저 쓱 훑어볼때 차분한 느낌이 들고 시선을 사로잡는다. 책의 구성은 나라별로 구분된 작가들의 에세이가 본문으로 실려있는데, 번역된 본문 뒤에 +표시를 하고 몇 문장의 짤막한 추가 글이 더해져있다. 책의 구성에 대해 별다른 해설은 없지만 아마도 추가되어 있는 글은 편역을 맡은 이의 글로 보인다. 지성들의 에세이에 대한 전문가의 해설이라기보다는 개인적인 감상이나 글의 포인트를 다시 짚어주는 정도의 짧은 글이다. 개인적으로는 글을 읽자마자 타인의 감상평을 알게 되는 기분이라 본문을 읽고 내 감상을 따로 생각할 여유가 부족함 느낌이 들어, 일부러 한 템포 쉬고 내 생각을 정리한 후에 +부분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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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어떤 업적이나 작품을 남기고 어느 정도로 사람들에게 유명해졌느냐와는 별개로 모든 작가는 한 '사람'으로서 자신의 첫 번째 생애를 살다 갔다. 그 와중에 자신과 타인에 대해 생각하고 행복과 인생에 대해 고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들이 생각하는 삶과 죽음, 추구하거나 비판하고자 하는 다양한 가치에 대한 소소한 글을 읽는 것은 즐거웠다. 문학적이거나 철학적인 고민만 했을 것 같은 루소의 글 중 '아이들의 호기심, 어떻게 채워줄까'(본문 중 38p)라는 글을 읽고, 살면서 자연스레 맞닥뜨리는 고민들을 이들 역시 겪었구나, 똑같은 사람들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부분이 책 제목에서 말하는 '모든 삶은 서툴다'의 의미가 아닐까 생각했다.
분량 때문인지 에세이보다 격언에 가까운 느낌의 글도 꽤 있었지만, 짧은 만큼 쉽게 읽히고 작가에게 더 관심을 갖게 만드는 책인 것 같다. 이 책에 실린 글의 작가들은 모두 글을 쓴다는 공통점을 가졌지만 소설가, 시인, 희곡작가, 정치가, 철학가 등등 본인이 집중했던 한가지 이상의 본업을 가졌다. 그 본업을 드러내거나 그 분야에 대한 글을 쓴 건 아니지만 그럼에도 글쓴이들의 특성이 이 짧은 글 곳곳에 드러나는 게 신기하고 재밌었다. 단순히 문체라고 표현해도 되겠지만 그 이상의 개성이 글에 묻어나는 느낌이라 좋았던 것 같다. 대부분은 길어야 2장(4page) 정도의 짧은 글이지만 각 작가들의 작품이나 개인 생에 대해 더 많이 알고 난 후 이 책을 읽게 된다면 더 많은 걸 느낄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