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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간호사 - 좌충우돌 병원 일상 공감툰
류민지 지음 / 랄라북스 / 2018년 10월
평점 :
그림체는 동글동글 귀엽고 태평스러워 보이는데, 책을 읽고 나면 대학교 때부터 간호사라는 직업을 꿈꾸고 이뤄낸 사람들이 얼마나 숨 가쁘게 달려왔는지가 눈에 보이는 것 같다. 내게는 간호사나, 병원에서 일하는 친구가 몇 명 있고 그들이 일하는 병원에 찾아가 본 적도 몇 번인가 있었다. 둘 이상이 모이면 그들만의 전문 용어가 바쁘게 오가는 걸 보기도 했고, 의학드라마의 어이없는 장면들을 지적하는 걸 듣기도 했고, 당직인 날 만나서 놀다가 부들부들 거리며(받기 싫어서ㅋㅋ) 병원의 전화를 받아 헤어진 적도 있었고, 병원에 찾아오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나 고생담을 듣기도 했다. 이 모든 이야기가 이 책에 들어있다는 게 놀라웠다.
나에게 간호사라는 직업은 어렵고 고생스러워 보이지만 그야말로 '전문직'이라고나 할까. 그들만의 전문 영역이 분명히 있고, 병원이라는 장소의 특수성 때문에 사람의 생사와 상처나 고통을 자주 접하게 되는 직업이라 그들이 좋던 싫던 인간적으로도 성숙해질 수밖에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여러 전문 직종이 그렇겠지만, 일이 바쁘고 힘든 만큼 스스로도 자부심과 그 이상의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버티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제법 경력을 쌓은 친구들도 여전히 직장에서의 고생담을 풀어놓긴 하지만, 그들을 보며 나는 '항상 고생하는구나'하고 생각하지만, 동시에 '대단하다'라는 일종의 존경의 마음을 품게 된다.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에서 병원 내의 시스템이라던가 전문용어라던가 잘 모르는 부분이 많아 여러 번 묻기도 하고 이제는 대충 그런 게 있구나 하는 식으로 넘어가기도 하는데 이 책에서 제법 비슷한 이야기나 용어의 해설들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에피소드형 웹툰 형식으로 페이스북에 연재되었던 것을 모아 책으로 나온 것이라 길게 이어지는 속 깊은 사연보다는 일하면서 맞닥뜨리게 되는 짧은 상황들을 많이 보여준다. 그리고 간호사를 꿈꾸며 간호대학을 다니는 부분부터 이야기가 시작되기 때문에 실제로 간호사가 되고 싶은 사람들에게 여러모로 도움이 될 것 같은 책이다. 그리고 맨 처음 이야기했던 것처럼 내가 부분적으로 알고 있는 그들의 일상이 이 책의 내용과 상당 부분 맞아떨어지는 걸 보면 실제 간호사로 일하는 사람들이 이 책을 본다면 정말 공감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