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일악어 크로커다일과 미시시피악어 앨리게이터 지양어린이의 세계 명작 그림책 55
델핀 페레 지음, 이성엽 옮김 / 지양어린이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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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커다일과 앨리게이터의 차이는 무엇일까? 책의 마지막에 뜬금없이 나오는 카이만은 또 무엇인가? 이 그림책은 기본적으로 이런 질문을 갖게 만드는 게 목적인 것 같다. 앨리게이터는 사람들이 매번 자신을 크로커다일로 오해해는 것에 화가 나서 투덜대며 사촌인 크로커다일의 집에 방문한다. 그 건 자신의 탓이 아니라 지구 반대편에 사는 아이들이 그 둘을 헷갈려 하기 때문이라는 크로커다일의 설명을 듣고 둘은 함께 지구 반대편의 아이들을 만나러 여행을 떠난다. 


그럼 이 여행에서 그 둘의 차이를 친절히 설명해주느냐? 그건 또 아니다. 교실에서 선생님마저 크로커다일과 앨리게이터를 헷갈려 하는 상황에서, 지난 생일 생물도감을 선물 받은 테오도르라는 아이가 나서 그 둘을 똑똑히 구분해낸다. 하지만 딱 한 가지의 특징만을 직접 알려줄 뿐 그 후 이야기는 테오도르가 직접 설명을 하고 아이들이 직접 그 둘을 관찰하며 설명을 듣는 과정이 얼마나 즐거운지로 은근슬쩍 넘어가버린다. 결국 아이들과 친해져버린 두 악어는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아이들과 작별한다. 집에 돌아온 후 아이들의 안부편지를 받은 크로커다일은 흐뭇하게 미소 짓지만, 앨리게이터는 어느새 또 카이만으로 오해받고 말아 이야기는 다시 그림책의 맨 처음으로 돌아가게 된다. 



( 본문이 시작되기 전 속지에 그려진 악어들.

크로커다일과 앨리게이터를 과연 구분할 수 있을까? )



이 그림책을 읽고 결국 궁금해져서 크로커다일과 앨리게이터, 카이만의 차이가 무엇인가 찾아보았다. 기본적으로는 덩치의 차이라고 할까. 크로커다일이 가장 큰 대형종의 악어이고 앨리게이터가 중간, 카이만은  앨리게이터 계통의 악어로 셋 중에선 가장 작은 악어였다. 크로커다일과 앨리게이터는 위에서 바라봤을 때 얼굴형이 뾰족하거나 넓은 차이가 있고, 입을 다물고 있을 때 아랫니가 밖으로 돌출되거나 아니거나 하는 차이점도 있다. 설명을 찾아보고 다시 한 번 그림책을 보니 역시 이 그림책은 그 둘의 차이를 자세히 설명해줄 마음이 없구나 하는 걸 깨닫게 된다. 우선 그림책이라는 장르상 간략화된 두 악어의 모습은 항상 얼굴의 옆모습만을 보여주고 이빨의 모양이나 덩치 차이도 그 둘을 구분해낼 만큼의 힌트는 주지 못한다. 아이들 중 그 둘을 구분해내는 유일한 아이인 테오도르의 설명도 길게 이어지지 않는다. 


책을 읽고 난후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두 악어의 등장에 책상 밑이나 교실 구석구석으로 숨어버린 아이들 가운데서 생물도감을 들고 유유히 등장하는 테오도르의 모습과 테오도르의 설명에 협력하며 두 입을 꼭 다물고 가만히 기다려주는 두 악어의 모습이다. 어떤 지식을 알고 있다는 자신감과 알고 있는 사실을 다른 아이들과 함께 나누는 장면이 유쾌하게 그려져 있고, 다른 아이들도 결국 즐거워하며 함께 어우러지는 모습은 참 바람직하다고 할까? 그림책 속 아이들처럼 실제로도 무언가를 배우는 과정을 이렇게 적극적이고 유쾌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 그림책을 읽은 아이들은 적어도 그 두 악어의 차이는 무엇인지, 카이만은 또 무엇인지 하는 두 가지 질문을 스스로 떠올 수 있을 것이고 어쩌면 생물도감을 갖고 싶어 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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