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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커 아트북 : 명화 엽서북 (양장) - 손 안에 펼쳐지는 안티 스트레스 북 ㅣ 스티커 아트북 (싸이프레스)
싸이프레스 콘텐츠기획팀 지음 / 싸이프레스 / 2018년 4월
평점 :
우리가 알고 있는 다양한 명화들을 책에 담아, 부분 혹은 전체에
스티커를 직접 붙여 그림을 완성하는 '스티커 아트북'이 되었다. 어렸을 적에 색칠놀이와 스티커 붙이기를 해보지 않은 사람은 별로 없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색칠놀이보다는 스티커 붙이기에 더 흥미를 보이는 타입이었다. 그래서인지 고등학교, 대학교에 가서 다이어리를 쓰기 시작하면서도 정말
다양한 스티커들을 모았던 것 같다. 책에 있는 스티커는 내가 모았던 하나하나가 완성된 모습을 가진 스티커가 아니라, 마치 모자이크처럼 각자
다른 색과 모양을 지닌 '부분'으로써 여러 개의 스티커가 모여 하나의 그림으로 완성되지만 딱히 정해져 있는 모양은 없는 조각들이다. 스티커의
개수나 사이즈에 의해 난이도가 결정된다고 할 수 있는데 책에서는 앞쪽에 있는 것일수록 난이도가 낮고 반대로 맨 뒤에 있는 것일수록 난이도가
높다고 한다. 스티커의 개수만 봤을 때도 맨 앞장에 것은 133개지만 맨 마지막 장에 있는 것은 171개다.
100여 개가 넘는 스티커 조각들을 혼자 붙일 생각을 하니 조금 심심할 것 같기도 하고, 책 자랑도 할 겸해서 친구들과 만나는 자리에 이 책을 가지고 나갔다. 생각보다 열광적인 반응이 돌아왔다. 3장으로 나누어진 스티커를 각자 하나씩 들고 작은 책을 가운데 두고 머리를 모아 잘 붙이라는 등, 빨리 붙이라는 등 서로 잔소리를 해가며 경쟁적으로 스티커를 붙이기 시작했다. 처음에 고른 작품은 <진주 귀고리를 한 소녀>로 꽤 순식간에 완성해낼 수 있었다. 난이도는 높지 않았지만 굉장히 작은 조각들도 들어 있어서 맨 처음에는 뭉툭한 손만 가지고 예쁘게 붙이려니 친구들과 함께 고생을 했다. 그냥 스티커를 붙이는 것뿐인데도 각자 성격차이가 드러나서 더 재미있었다. 작품을 무사히 끝내고 나서 친구들 사이에서도 가장 인기가 있던 구스타프 클림트의 <키스>를 두 번째 작품으로 골랐다. 무려 책의 맨 마지막에 있는 것으로 스티커 개수도 171개에 달한다. 완성한 작품 뒤에는 정성스레 손글씨로 편지를 써주어 친구에게 선물했다. 같이 모였던 친구들이 전부 가지고 싶어 해서 완성작의 인증샷을 내게 보내기로 약속하고, 스티커와 작품을 통째로 뜯어주기도 했다.

(친구들에게 준 것들. 그림과 스티커 통째로 뜯어서
선물.)
성인들이 머리를 맞대어 열중하고 서로를 디스 하며 함께하기에 참
즐거운 책이었다. 집에 돌아와서 혼자 스티커를 붙이고 있자니 완성했을 때의 뿌듯함은 같지만 낮에 느꼈던 시끌벅적함이 없어서 조금은 아쉽기도
했다.(그 대신 더 집중하게 되는 효과는 있다.) 직접 해보니 성인들에게도 과연 즐거운 취미 북이 되겠지만, 아이들에게도 꽤나 인기가 있을
책이다. 나이가 너무 어린아이들에게는 작은 스티커를 붙이는 세밀한 작업이 어렵겠지만 표지부터 알록달록하고 그 안에는 낱장으로 뜯어지는
작품들과 직접 떼어낼 수 있는 스티커가 들어 있으니 흥미를 보일만한 요소가 가득한 책이다. 실제로 친구의 아이는 그 책을 매우 마음에 들어 해서
내내 관심을 보이다가 우리가 작업을 한 후 바닥에 내버려 둔 책을 들고 표지를 폈다 접었다 하며 방긋방긋 웃었다. 안에 스티커와 완성된 명화는
엽서로 쓰여서 하나하나 떨어져 나가겠지만 단단한 하드커버인 책 표지만으로도 책장에 장식하거나 아이들이 마음대로 가지고 놀 수 있는 튼튼한 가짜
책으로 집에 두어도 그럴듯할 것 같다.

(친구가 보내준 친구아들이 책을 가지고 노는 모습)

(친구들과 함께 그리고 혼자 완성한 명화들)
책의 구성에서 완성작이 10개밖에 안된다는 게 아쉬울 정도였다.
명화라서 인물의 얼굴 등을 조각으로 붙이다 보니 원작에 비해 살짝 무서운 느낌이 나는 작품들도 몇 있었지만 이 책의 특징이자 또 다른 웃음
포인트로 생각할 수 있는 점이었다. 사이즈도 엽서 사이즈라 활용도 면에서도 매우 만족스러웠다. 명화 2, 네이처, 랜드마크, 동계스포츠 등 다른
버전의 스티커 아트 북도 욕심이 난다. 다양한 취미 북을 두루두루 해본 편이라고 생각하는데 난이도나 활용도면에서 특히 만족도가 높았던 책이었다.
완성된 명화들을 고이 간직하고 싶은 마음과 편지를 적어 선물하고픈 마음이 약간 갈등을 일으키지만 함께 나누기에도 혼자 즐기기에도 썩 괜찮은
책이다.